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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의 예라이 알바레스 7년 계약... 의미 있는 이유는?

PM 1:26 GMT+9 19. 7. 19.
Yeray Alvarez
빌바오, 예라이와 7년 계약 체결하며 사실상 종신 계약. 13살에 빌바오 입단한 원클럽 맨. 두 번의 고환암 수술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스크를 대표하는 구단 아틀레틱 빌바오가 예라이 알바레스와 7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고환암 수술만 2번을 가진 선수이기에 한층 의미가 있는 재계약이었다.

빌바오는 바스크 주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바스크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빌바오에 입단하기 위해선 바스크 지방에서 태어나거나 바스크 혈통(조상이 바스크인)이거나 혹은 바스크 지방 연고 축구 구단 유소년만 가능하다. 거대 자본이 오가는 프로 축구에선 보기 드문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구단인 셈이다.

이로 인해 빌바오는 자체적으로 유소년들을 키워내지 않는 이상 선수 수급이 어렵다는 점에서 프로 무대에서 경쟁하기엔 다소 불리한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빌바오는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 함께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에서 단 한 번도 강등된 적이 없는 3개 밖에 안 되는 구단으로 명성과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듯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빌바오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라이와의 7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예라이는 최소 2026년 6월 30일까지 빌바오와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1995년 1월 24일생으로 이제 그의 나이는 만 24세. 사실상 종신 계약이나 다름 없다.

액면만 놓고 보면 예라이 종신 계약은 주축 선수 지키기로 비춰질 수 있다. 실제 빌바오는 선수 영입이 어려운 만큼 타 구단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이적도 잘 시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예라이와의 장기 계약은 단순한 바스크 선수 지키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라이는 바스크 주에 위치한 바라칼도 출신으로 바라카도 유스팀과 다노크 바트 유스팀을 거쳐 2008년, 만 13세의 나이에 빌바오 유스팀에 입단했다. 이후 그는 빌바오의 미래를 책임질 대형 수비수 유망주로 성장해 나갔다.

2013/14 시즌 빌바오 산하 바스코니아에서 4부 리그(테르케라 디비지온) 데뷔전을 치르면서 1군 경험을 쌓은 그는 2014/15 시즌 3부 리그(세군다 디비지온 B)에 속해 있었던 빌바오 2군팀에서 주전 수비수로 뛰면서 2부 리그 승격(세군다 디비지온 A)에 기여했다(스페인의 경우 2군팀이 1군팀보다 한 단계 아래 리그까지 승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즉 1부 리그 팀은 2군팀이 2부 리그까지 승격할 수 있고, 2부 리그 팀은 2군팀이 3부 리그까지 승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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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6 시즌까지 빌바오 2군팀에서 뛰면서 차근차근 성장세를 밟아온 그는 2016/17 시즌 빌바오 1군팀에서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2시즌 연속 유럽 대항전 진출에 기여했다. 라 리가 데뷔 시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분한 수비를 펼치면서 기대감을 높인 예라이였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2016년 12월 23일, 충격적인 고환암 선고를 받으면서 1월 말까지 1달 이상 결장했다는 데에 있다. 하지만 고환 적출 수술을 받고 돌아온 그는 2017년 2월 4일, 바르사와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고환암 수술로 1달 넘게 결장했음에도 빌바오 선수들 중 9번째로 많은 출전 기록(2270분)을 수립한 예라이였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그는 2017년 3월 23일, 스페인 21세 이하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단순히 빌바오를 넘어 스페인 대표팀 수비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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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에게 다시 시련이 닥쳐왔다. 2017년 6월, 재검사 과정에서 남은 한 쪽의 고환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결국 그는 남은 한 쪽 고환마저 수술을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그는 스페인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2017 UEFA 21세 이하 유럽 선수권에 참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연이은 수술의 여파로 무려 196일을 그라운드에서 떠나있어야 했다.

예라이가 항암 치료로 인해 머리를 삭발할 수 밖에 없자 2017년 7월, 빌바오는 "예라이 알바레스, 우린 너와 함께 한다"라는 글과 함께 선수단 전원 삭발한 모습으로 단체 사진을 게재했다. 이에 예라이 역시 "이 가족들이 미친 짓을 했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이번에도 2018년 2월 4일, 지로나와의 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운명의 장난처럼 두 번의 복귀전이 모두 '세계 암의 날'에 치른 예라이이다.

하지만 항암 치료의 여파 때문인지 그는 예전만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소 경기력 자체는 저하된 감이 있었으나 그는 2018/19 시즌 라 리가 30경기에 출전하면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에 빌바오는 사실상 종신 계약을 제시했고, 예라이 역시 화답한 것이다.

이렇듯 예라이는 아직 만 24세에 불과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보내고 있다. 두 번의 고환암으로 인해 기대치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으나 그럼에도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적어가면서 성실하게 선수 경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빌바오 역시 사실상 종신 계약으로 화답한 것이다. 거액의 금액이 오가면서 원클럽맨이 사라져가고 있는 현대 축구에선 보기 드문 훈훈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예라이 "내 심장은 태어날 때부터 빨강과 하얀색(빌바오 구단 고유색)으로 되어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그 어떤 여행도 당신과 함께 한다는 데에 있다. 내 모험은 어린 시절부터 아틀레틱과 함께 했고, 더 많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