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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약스 베테랑 삼인방, 6%의 기적 연출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약스가 공격과 미들, 수비의 중심을 잡고 있는 베테랑 삼인방 두산 타디치와 라세 쇠네, 데일리 블린트의 활약에 힘입어 레알 마드리드를 대파하고 챔피언스 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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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약스가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열린 레알과의 2018/19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1차전 홈에서 1-2로 패했던 아약스는 도합 스코어 5-3으로 8강에 올랐다. 아약스가 토너먼트에서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 건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진출했던 1996/97 시즌 이후 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동안 1차전 홈에서 1-2로 패한 경우는 총 100회가 있었다. 이 중 원정에서 뒤집고 8강에 진출한 케이스는 단 6번 밖에 없았다. 즉 6%의 확률을 깨는 기적을 연출하면서 8강에 진출한 아약스이다. 그 중심엔 바로 베테랑 삼인방 타디치와 쇠네, 블린트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아약스하면 역대 최연소 주장이자 핵심 수비수 마티스 데 리흐트(만 19세)와 이미 바르셀로나 이적이 확정된 프랭키 데 용(만 21세), 다비드 네레스(만 22세), 하킴 지예흐(만 25세) 같은 젊은 선수들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켰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원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 겸 측면 미드필더지만 강팀과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최전방 원톱에 서면서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나 측면 미드필더 같은 다른 포지션 선수가 최전방 원톱에 서는 걸 지칭)'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타디치는 아약스 공격을 이끌었다. 4-3-3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수행하고 있는 쇠네는 왕성한 활동량과 성실한 움직임으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블린트는 안정적인 수비를 통해 레알의 공세를 저지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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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다름 아닌 타디치였다. 먼저 그는 7분경, 전방 압박으로 레알 플레이메이커 토니 크로스의 백패스를 가로채면서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연결해 지예흐의 선제골을 도왔다. 이어서 그는 18분경, 환상적인 터닝 동작으로 레알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를 제치고 전진 패스를 찔러주면서 네레스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타디치가 노련하면서도 세련된 기술을 통해 후배 선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해준 것.

2도움을 올린 그는 62분경, 아약스 미드필더 도니 판 데 벡의 패스를 받아 접는 동작을 통해 슈팅 각도를 만들어낸 후 골대 상단에 꽂히는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팀의 3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와 함께 그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6골을 넣으며 리트마넨(1994/95 시즌 6골, 1995/96 시즌 9골) 이후 아약스 선수로는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 한 시즌 6골 이상을 넣은 선수로 등극했다.

이 경기에서 그는 1골 2도움과 함께 아약스가 기록한 4골 중 3골을 책임졌다. 심지어 아약스의 마지막 골 역시 그가 파울을 당하면서 얻어낸 프리킥에서 나온 것이었다. 즉 4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타디치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경기에서 그는 2회의 슈팅을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5회와 드리블 돌파 4회를 기록하며 공격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타디치가 곧 아약스의 공격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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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약스의 마지막 골을 책임진 건 다름 아닌 쇠네였다. 71분경, 그는 다소 각도가 없는 측면에 치우친 위치에서 레알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의 키를 넘기는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4-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포백 바로 앞에 서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면서도 안정적으로 패스를 동료들에게 배급하면서 후방 빌드업에도 크게 기여했다.

수비의 중심을 잡아준 선수는 바로 블린트였다. 블린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9회의 걷어내기를 기록하며 아약스 수비에 있어 마지막 보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는 레알 선수들 전체 걷어내기 횟수와 같은 수치이다. 게다가 공중볼도 무려 8회나 획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태클 역시 3회를 성공시켰고, 40분경엔 레알 측면 공격수 마르코 아센시오의 골문 앞 슈팅을 몸을 날려 차단해냈다. 볼 경합 승률은 85.7%였고, 이 중 공중볼 경합 승률은 88.9%에 달했다. 수비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블린트이다.

이렇듯 아약스는 베테랑 삼인방의 활약 덕에 레알을 4-1로 대파하면서 8강 진출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아약스가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에서 4골 이상을 넣은 건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1994/95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5-2 승)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마저도 당시엔 암스테르담 아레나 홈경기였다. 이번은 베르나베우 원정이기에 한층 의미가 있는 대승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약스가 마지막으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1994/95 시즌 당시 팀엔 파트릭 클루이베르트와 에드가 다비즈, 클라렌스 셰도르프, 마크 오베르마르스, 은완코 카누 같은 어린 재능들이 있었으나 중심엔 20대 중반의 데 부어 형제(프랑크와 로날드)와 에이스 야리 리트마넨, 그리고 데일리 블린트의 부친인 대니 블린트와 네덜란드 황금기 당시 오렌지 삼총사로 명성을 떨쳤던 프랑크 레이카르트가 있었다. 중견 선수들과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주었기에 어린 선수들이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1994/95 시즌과 1995/96 시즌에 연달아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엇다.

지금은 최전방의 타디치와 허리진 중심의 쇠네, 그리고 중앙 수비수 블린트가 아약스의 척추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블린트는 아약스의 마지막 황금기 당시 핵심 수비수였던 대니의 친아들이고, 타디치는 여러모로 리트마넨을 연상시킨다. 쇠네는 레이카르트처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이들이 레알전과 같은 활약상을 앞으로도 이어준다면 아약스는 1994/95 시즌과 1995/96 시즌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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