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샬케 골키퍼 알렉산더 뉘벨이 최근 급격히 부진에 빠지면서 계륵같은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뉘벨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뉘벨이 연신 실수를 범하면서 샬케 팬들의 야유를 자아냄과 동시에 바이에른 뮌헨 팬들에게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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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벨은 파더보른 유스 출신으로 샬케 2군을 거쳐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샬케 주전 골키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후반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강등 위기의 샬케를 구해낸 그는 2019년 여름에 열린 21세 이하 유럽 선수권에서 독일의 준우승을 견인하면서 한층 주가를 높였다. 결국 샬케 주장이자 주전 골키퍼였던 랄프 페어만은 뉘벨에게 밀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노리치 시티로 떠나야 했다.
샬케 신임 주장에 임명된 이번 시즌 역시 그는 14라운드까지 뛰어난 골키핑을 자랑하면서 '제2의 마누엘 노이어(독일 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 주장이자 주전 골키퍼로 뉘벨과 마찬가지로 샬케 출신이다)'로 명성을 떨쳤다. 바이에른과 RB 라이프치히는 직접적으로 그에게 이적을 제의했고, 파리 생제르맹과 첼시, 아스널, 토트넘 같은 유럽 명둔 구단들도 그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었다. 그의 앞날엔 장밋빛 미래만이 펼쳐지는 듯 보였다.
이렇듯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큰 변화가 발생했다. 먼저 분데스리가 15라운드 경기에서 페널티 박스 바깥까지 나와서 상대 롱패스를 걷어내려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미드필더 미야트 가치노비치의 가슴 부위를 쿵푸킥 형태로 걷어찬 것. 이로 인해 그는 4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샬케는 17라운드 전반기가 끝나자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뉘벨의 바이에른 보스만 이적을 발표하면서 주장 완장을 박탈하기에 이르렀다. 샬케 팬들 역시 팀의 주장이 다른 구단도 아닌 바이에른으로 그것도 이적료 없이 보스만 룰에 의거해 떠난다는 사실에 불쾌감을 표명했다. 주전 골키퍼 자리도 백업 골키퍼 마르쿠스 슈베르트에게로 넘어가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공중볼에 약점이 있는 슈베르트가 바이에른과의 19라운드 경기에서 연신 실수를 범하면서 0-5 대패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다시금 뉘벨을 중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슈베르트는 헤르타 베를린과의 20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슬개골 부상까지 당했다.
샬케는 바이에른과의 19라운드 경기를 앞둔 시점만 하더라도 4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승점 동률로 5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19라운드까지도 승점 33점으로 4위 도르트문트와 3점 차 밖에 나지 않았다. 즉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획득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입장이었다. 결국 샬케는 울며 겨자 먹기로 뉘벨을 다시 쓸 수 밖에 없었다.
첫 3경기에선 나쁘지 않았다. 헤르타 베를린전에선 상대팀이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기에 할 일이 사실상 없었던 그는 이어진 최하위 파더보른과의 21라운드에선 비록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실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3회의 슈팅을 선방하면서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이어서 마인츠 원정에선 5회의 슈팅을 선방하면서 0-0 무승부를 이끈 뉘벨이었다. 샬케는 3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면서 어느덧 4위와의 승점 차가 6점으로 벌어졌으나 이는 그의 잘못보다는 3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친 공격진들의 부진 탓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3경기에서 1실점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그는 순간순간 공중볼을 놓치는 우를 범하면서 예전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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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최근 2경기에서 그 동안 쌓였던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펠틴스 아레나 홈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3라운드에서 경기 시작과 동시에 마르첼 자비처의 중거리 슈팅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 물론 자비처의 슈팅이 무회전이었다고는 하지만 정면으로 향했기에 명백한 골키퍼 실책이었다. 게다가 공중볼을 무려 3차례나 놓치는 우를 범하면서 0-5 대패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당연히 경기가 끝나고 뉘벨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게다가 라이프치히전이 끝나고 부상을 당한 슈베르트 골키퍼가 복귀했기에 뉘벨을 다시 벤치로 내리고 슈베르트를 주전 골키퍼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들이 쏟아졌다. 이에 다비드 바그너 감독은 "바이에른전 대패 이후엔 슈베르트와 관련한 많은 논란들이 있었다. 그러하기에 난 다시 골키퍼 논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라며 뉘벨을 주전으로 쓰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뉘벨은 이어진 쾰른과의 경기에서도 바그너의 믿음을 저버렸다. 75분경, 골키퍼 정면으로 향한 플로리안 카인츠의 슈팅을 뉘벨이 잡았다가 놓치면서 자책골을 기록하는 우를 범한 것. 이와 함께 샬케는 승격팀 쾰른에게 0-3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렇듯 뉘벨은 최근 2경기에서 무려 8실점을 허용하는 문제를 노출하면서 대패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샬케 역시 최근 6경기 3무 3패의 부진에 빠지면서 어느덧 분데스리가 4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승점 차가 10점까지 벌어졌다. 그마저도 묀헨글라드바흐는 1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쾰른과의 21라운드 경기가 시아라 폭풍 여파로 연기됐다). 현실적으로 4위 진입이 힘들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뉘벨은 샬케에서 애물단지로 떠올랐다. 샬케 팬들 그 누구도 뉘벨의 편이 되어주지 않고 있다. 아니 도리어 경기장을 찾은 샬케 팬들은 연신 '뉘벨 꺼져(Nubel raus!)'를 외치고 있는 모양새다. 연이은 어이없는 실수들로 인해 비단 샬케를 넘어 분데스리가 전체에서도 조롱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뉘벨이다.
어느덧 그의 키커 평점은 3.42점으로 골키퍼 부문 18인 중 17위로 추락했다. 이에 독일 현지 언론들은 4일 새벽(한국 시간)에 있을 바이에른과의 DFB 포칼 8강전에 뉘벨이 아닌 슈베르트가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잔여 시즌 출전도 장담할 수 없는 모양새다.
이는 공교롭게도 바이에른에게도 골치거리로 작용하게 된다. 바이에른은 뉘벨을 장기적인 노이어의 대체자로 영입을 확정지었다. 제프 마이어를 필두로 하랄트 슈마허와 보도 일그너, 옌스 레만, 그리고 로만 바이덴펠러에 이르기까지 독일 명골키퍼 계보를 이어오던 전설들이 한입모아 뉘벨의 바이에른 이적에 "괜히 마찰만 생길 위험성이 있다. 노이어가 버티는 이상 벤치 자원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어린 재능있는 선수의 발전에도 악영향이 될 수 있다"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무리해서 영입을 성사시킨 바이에른이다.
하지만 뉘벨이 이처럼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샬케에서조차 주전으로 나서지 못한다면 이는 바이에른의 장기적인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래저래 샬케는 물론 바이에른과 뉘벨 개인 모두에게 있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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