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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끝 '진검승부' 시작하는 무리뉴...그 '검'은 손흥민 [이성모의 어시스트+]

PM 8:45 GMT+9 20. 1. 4.
손흥민 무리뉴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이 새 클럽과의 '신혼여행' 기간을 마치고 감독으로서의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를 시작한다. 묘하게도, 그런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칼'(검)은 지금까지도, 지금부터도 손흥민이다.

[골닷컴] 이성모 칼럼니스트 =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이 새 클럽과의 '신혼여행' 기간을 마치고 감독으로서의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를 시작한다. 묘하게도, 그런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칼'(검)은 지금까지도, 지금부터도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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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리뉴와 토트넘, 그 '신혼여행'의 끝

"포체티노 감독의 마지막 5경기 승점 : 8
무리뉴 감독의 최근 6경기 승점 : 7"

비단 토트넘 뿐이 아닌 대부분의 클럽들이 감독을 교체한 직후에 누리는 일시적인 효과가 있다. 선수들의 각성과 새로운 동기부여(새로운 주전경쟁 등등), 분위기 전환 등으로 클럽의 사기가 올라가고 그로 인해 한동안 그 클럽이 안고 있던 많은 문제들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거나 잊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많은 경우 감독 교체 직후의 성적은 좋은 편에 해당하고, 이렇듯 새 감독이 부임한 후 클럽의 많은 것들이 좋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영국 언론에서는 흔히 '신혼 여행'(Honey Moon)이라고 표현한다.

무리뉴의 토트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역 감독 중 '스타성'이라는 기준에서 볼 때는 최고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무리뉴 감독의 감독 복귀 직후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너는 알리냐 알리 형이냐? 그럼 알리처럼 플레이해라 등등")가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됐고, 때마침 이어진 볼보이와의 훈훈한 일화까지 겹치면서 토트넘은 무리뉴 감독 복귀의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극초반 몇경기에서의 분위기만 보자면, 토트넘은 곧바로 TOP 4경쟁으로 돌아오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순조롭게 나아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영원히 이어지는 '신혼여행'은 없고 포체티노 감독 시절부터 고질적으로 이어져온 토트넘의 문제들이 감독만 바뀌었다고 100% 사라질 수는 없다. 잠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1월 1일 펼쳐진 사우스햄튼 원정 경기에서 0-1 패배를 당한 후, 현지 팬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포체티노 감독의 마지막 5경기 승점이 8, 무리뉴 감독의 최근 6경기 승점은 7점이다"라는 점 등을 비판하고 나섰다. 5경기에서 8점을 얻은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하고 데려온 새 감독이(그것도 '무리뉴'가) 6경기에서 7점을 얻는데 그쳤다면, 과연 감독 교체의 실효성이 있는 것이냐는 우회적 비판이다.

2. 무리뉴의 감독직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가 시작된다

사실 무리뉴 감독과 토트넘의 '신혼여행'은 토트넘이 맨유 원정에 이어 첼시와의 맞대결에서도 패하는 시점부터 이미 끝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사우스햄튼 원정에서의 패배는 새해 첫 날부터 더이상 토트넘 서포터들과 무리뉴 감독의 관계가 '로맨틱'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사건과도 다름 없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클럽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1960년대 빌 니콜슨 감독에 이어 두번째로) 감독을 대체하며 토트넘 감독직을 잡았고, 이로 인해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포체티노 감독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이를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것은 무리뉴 감독 본인일 것이다. 그가 토트넘 감독직을 수임할 때부터 이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초점을 토트넘이 아닌 무리뉴 감독에 맞춰보자면, 토트넘 감독으로서 무리뉴 감독의 '성패' 여부는 그의 감독 커리어 전체를 좌우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사실 토트넘 감독으로 복귀하기 전부터 무리뉴 감독은 이미 '한 물 간 감독', '10년 전에 위대했던 감독'과 같은 비판을 받았던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렇기 때문에 맨유 감독 그 이후에 무리뉴 감독이 어떤 팀을 맡아서 어떤 성적을 낼 것이냐는 그 본인에게도, 축구계 전체에도 아주 중요한 문제이자 관심사였다.

무리뉴 감독 선임 전후로 무리뉴 감독과 다니엘 레비 회장 사이에 정확히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는 당사자들만 알 수 있을 것이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드러난 바에 의하면,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선수단에 매우 만족한다며 큰 영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코멘트를 직접 한 바 있고, 레비 회장 역시 1월 이적시장에서 큰 움직임을 보일 성향의 회장은 아니다. (단, 최근 알더바이렐트와의 재계약에서 보여줬듯, 레비 회장이 전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변수다)

그렇다면, 무리뉴 감독은 현재 풀백과 수비진의 문제를 포함해서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토트넘을 '큰 전력 강화 없이' 오롯이 감독의 역량으로 진일보시켜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 어려운 과제를 해낼 수 있느냐 아니냐가 지금 무리뉴 감독 앞에 놓인 '진검승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진검승부' 가질 무리뉴의 '검'은 손흥민

묘하게도, 그런 무리뉴 감독의 '진검승부'에 있어 가장 유용하고도 중요한 '칼'(검)은 다름 아닌 손흥민이다. 아니, 사실상 현재까지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운영에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이 손흥민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웨스트햄 원정에서(악명 높은 '런던 더비' 중 하나) 선제골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이 선제골의 의미는 결코 간과될 수 없다. 당시만 해도 아직 포체티노 감독을 A매치 기간이 다 끝나기도 전에 경질한 레비 회장의 결정에 불만을 가진 서포터들이 많았고, 첼시에서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낸 무리뉴 감독이 과연 토트넘 서포터들에게 녹아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많았다.(이는 물론 현재도 유효하다)

그런 분위기에서 가진 첫 경기, 그것도 웨스트햄과의 '런던 더비'에서 토트넘이 승리하지 못했거나 패했다면,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감독직은 상상 이상의 최악의 분위기로 전개될 수도 있었다. 그런 중요한 시점에 선제골을 안긴 주인공이 손흥민이었던 것이다.

첼시 전 손흥민이 받은 레드 카드가 정당한 것인가, 과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그가 3경기에서 결장했던 것이 무리뉴 감독의 팀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면에서 손흥민은 또 한 번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 무리뉴호 토트넘의 첫 골, 그리고 레드카드에 이은 3경기 결장으로 좋은 영향도 나쁜 영향도 모두 준 것이 손흥민이라면, 묘하게도, 그의 복귀 시점에 있어 손흥민은 또 한 번 무리뉴 감독의 팀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수로 떠오르게 됐다. 팀 공격의 핵심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현재 토트넘의 선수단에서 케인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직접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줄 수 있는 최고의 선수는 누구도 아닌 손흥민이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과 토트넘은 2020년 새 해 첫 경기에서 당한 패배를 빨리 잊고 빠르게 다시 승리를 쟁취해나가야 한다. 조만간 홈에서 열릴 리버풀 전부터가 당장 '무리뉴 호'의 분위기를 크게 좌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무리뉴 감독은 리버풀의 무패우승을 막아낸 감독으로 다시 한 번 그의 명성을 떨칠 수 있을 것이지만, 자칫 잘못해서 대패라도 당하게 된다면, 그 영향은 약 한 달 후 열릴 맨시티와의 경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지금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한 때는 분명 최고의 승부사로 인정 받았던 무리뉴 감독의 진검승부를, 그리고 그 진검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칼'이 다름 아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인 현실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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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이성모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