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heus Cunha & Vedad IbisevicBerliner Zeitung

'신체접촉 세리머니' 헤르타, 코로나 관련 구설수 3연타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헤르타 베를린이 호펜하임전에서 3-0 대승을 거두고도 신체 접촉 골 세리머니를 펼쳐 또다시 코로나19 관련 구설수에 이름을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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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타가 2달 만에 재개된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26라운드 호펜하임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헤르타는 분데스리가 순위를 13위에서 11위로 끌어올렸다.

이래저래 의미있는 승리였다. 헤르타는 이 경기 승리로 최근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 포함 7경기 1승 3무 3패의 부진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브루노 라바디아 신임 감독에게 있어 헤르타 데뷔전 승리였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게다가 주장 베다드 이비세비치는 60분경 추가 골을 넣으면서 분데스리가 선수들 중 유일하게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 연속 골을 기록한 선수로 등극하는 영예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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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쁨도 잠시, 헤르타에 비판의 목소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바로 골 세리머니가 문제로 지적됐다. 58분경 호펜하임 수비수 케빈 악포구마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자 헤르타 선수들은 한데 모여 껴안으면서 기쁨을 나눈 것. 이비세비치의 추가 골과 마테우스 쿠냐의 마지막 골(74분) 장면에서도 선수들은 부둥켜 안으면서 기쁨을 함께 했다.

이는 명백히 독일프로축구연맹(DFL)에서 제시한 코로나19 대비 안전프로토콜에 위배되는 사안이다. 이에 따르면 골 세리머니를 할 시 하이파이브나 악수 같이 손이 닿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하이파이브 형태로 팔뚝끼리 부딪치면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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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다른 팀들은 해당 지시를 잘 이행 중에 있다. 독일 리그 재개 첫 경기로 진행됐던 얀 레겐스부르크와 홀슈타인 킬 경기에서 시즌 재개 1호골(3분)을 넣은 이재성은 왼손바닥 위에 엄지를 편 오른손을 올려놓는 '덕분에'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는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화 동작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국민참여형 캠페인에서 비롯된 세리머니이다.

그 외 분데스리가 재개 1호골의 주인공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드는 동료 선수들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채 박수를 치면서 그라운드를 도는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볼프스부르크 공격수 다니엘 긴첵은 아우크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천금같은 결승골(2-1 승)을 넣자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해준 측면 수비수 케빈 음바부와 함께 발끼리 박수를 하듯 부딪히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VfL WolfsburgGrosvenorSport

하지만 헤르타는 이러한 지침을 어기고 선수들끼리 부둥켜 안으면서 밀착으로 신체를 접촉하는 문제성 세리머니를 했다. 심지어 헤르타 수비수 데드릭 보야타는 미드필더 마르코 그루이치의 뺨에 키스를 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에 보야타는 본인의 행동이 크게 구설수로 떠오르자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건 키스를 한 것도 아니고 세리머니도 아니다. 코너에서 그루이치피에게 세트피스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중이었다"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라바디아 헤르타 감독 역시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감정의 표출(세리머니) 역시 축구의 일부분이다. 이를 금지할 것이라면 축구를 할 필요 자체가 없다"라며 선수들 변호에 나섰다.

Dedrick Boyata

더 큰 문제는 헤르타가 코로나 관련 문제를 일으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이미 헤르타는 에이스 살로몬 칼루의 악수 스캔들이 있었다. 칼루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동료들과 악수하고 근접거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기본 안전 수칙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것. 심지어 코로나 19 검체 체취를 담당하고 있었던 다비드 데멜조차 칼루의 영상 속에서 마스크만 쓴 채 방호복을 입지 않고 있었다. 이는 독일프로축구연맹(DFL)이 발표한 안전 프로토콜에 명백히 위배되는 사안이다.

이어서 헤르타 감사회 이사로 독일의 전설적인 골키퍼 옌스 레만이 부임했는데 그는 코로나 관련해서 무려 3차례나 말실수를 저지른 전례가 있는 인물이다. 먼저 그는 3월 중순경에 SNS를 통해 코로나보다도 경제적 손실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더 있다는 취지로 격리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가 비판에 시달리면서 게시글을 삭제한 바 있다. 이어서 축구 관련 유명 토크쇼 '도펠파스'에 출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관중을 충분히 유치할 수 있다면서 무관중 경기를 고집하는 이유가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해 다시금 팬들의 조롱을 받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에 대해 "평범한 독감보다 조금 심한 질병이다. 많은 선수들이 감염됐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무증상이었다. 강한 면역력을 가진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내려야 했다.

이렇듯 헤르타는 코로나 기간 동안 연달아 물의를 일으키면서 문제의 구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많은 고심 속에서도 시즌 재개라는 큰 결단을 내린 분데스리가가 아무 문제 없이 시즌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서라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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