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병규 기자 = 최근 리그 2경기와 FA컵 1경기를 포함하여 3경기째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원동력은 과감한 ‘신인 기용’이다. 남기일 감독은 나이에 상관없이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를 주며 팀과 개인의 공동 성장을 꿈꾸고 있다.
제주는 최근 3경기에서 무려 7명의 신인 선수가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팀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고 무패에 기여했다. 제주는 지난해 K리그2로 강등되었지만 탄탄한 스쿼드로 강력한 승격 후보였다. 하지만 리그 3라운드까지 1무 2패로 부진했다. 특히 부상 및 퇴장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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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진 분위기 속에서 ‘연고 이전’으로 얽힌 부천FC1995와 만났다. 13년 만의 첫 맞대결에 부담도 많았다. 팀은 아직 승리가 없었고 발렌티노스, 아길라르가 부상 중이었다. 설상가상 이창민이 퇴장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더욱이 상대 부천은 3연승으로 리그 선두에 올라있었다.
그때 남기일 감독은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만 21세 이규혁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첫 선발 출전시켰다. 그는 2019 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이자 프로 2년 차 선수였다. 이규혁은 3라운드 대전전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되며 첫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4라운드 부천전에 첫 선발로 나섰다. 원래 이규혁은 왼쪽 풀백이었지만 남기일 감독 부임 후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 변경했다. 부천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규혁은 다음 경기에도 선발 출전하여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남기일 감독은 5라운드 안산전에서도 신인을 과감하게 기용했다. 김영욱이 부상을 당하자 만 22세 박민수를 깜짝 교체 투입했다. 경희대 졸업 후 올 시즌 제주에 입단한 박민수는 이날 프로 데뷔전을 무난히 치렀다. 이외에도 지난 6일 열린 K5리그 소속 송월FC와의 FA컵 32강전에서 신인 김현우, 유연수, 정상규, 백승우 등을 출전시켜 가능성을 보았다.
베테랑 선수를 보유한 제주이지만 남기일 감독은 다양한 상황에서 신인 선수를 기용하며 팀과 선수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선 발렌티노스의 부상을 만 20세 임덕근으로 메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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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신인 기용에 남기일 감독은 "감독으로서 모험일 수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K리그에는 어린 선수와 좋은 선수들이 많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면서 하나의 팀이란 생각을 갖게 하고 싶다. 나이와 관계없이 선수가 준비되면 언제든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기도 하다. 앞으로도 신예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면서 팀을 끌고 갈 생각"이라며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분위기를 탄 제주는 오는 13일 오후 4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FC와 3위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