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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기' 황의조, 보르도의 득점 가뭄 해소할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프랑스 리그 앙 전통의 구단 지롱댕 보르도가 대한민국 대표팀 공격수 황의조를 영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황의조는 2018/19 시즌 보르도의 최대 약점이었던 득점 가뭄을 해소할 수 있을까?

보르도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4년(2023년 6월 30일까지)이고, 등번호는 18번을 배정받았으며, 이적료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약 200만 유로(한화 약 26억)으로 보도하고 있다.

황의조 에이전시에 따르면 황의조가 수령하는 연봉은 180만 유로(한화 약 24억)이다. 이는 보르도 팀내에서 얀 카라모와 함께 팀내 최고 연봉에 해당한다(주전 골키퍼이자 주장 브누아 코스틸과 니콜라 드 프레비유가 150만 유로를 수령하면서 그 뒤를 형성하고 있다). 팀내 최고 연봉은 곧 황의조에 대한 보르도의 기대치가 크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2018/19 시즌 보르도의 최대 약점은 바로 공격에 있었다. 수비 자체는 상당히 준수한 편에 속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오타비우와 중앙 수비수 쥘 쿤데, 그리고 골키퍼 코스틸로 이어지는 척추 라인은 안정적인 수비를 형성하면서 42실점으로 프랑스 리그 앙 20개 팀들 중 5번째로 적은 실점을 허용했다. 수비만 놓고 보면 리그 앙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보르도였다. 하지만 팀 득점은 38경기 34골로 경기당 1골을 넣지 못하는 부진(경기당 0.9골)을 보였다. 이는 최소 득점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이것이 바로 2016/17 시즌과 2017/18 시즌 리그 앙 6위를 차지했었던 보르도가 2018/19 시즌 14위에 그친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에이스 말콤과 간판 공격수 가에탕 라보르드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극심한 득점 부진에 시달렸던 보르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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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9 시즌 보르도 팀 내 최다 득점자는 바로 프랑수아 카마노로 10골이었다. 그 뒤를 만 33세 베테랑 공격수 지미 브리앙이 7골로 이었다. 하지만 그 외 믿을 만한 공격 자원이 없었다. 이로 인해 니콜라 드 프레비유를 필두로 얀 카라모, 사무엘 칼루, 토마 바시치까지 무려 4명의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활용한 보르도였다.

지난 시즌 공격 부진에도 현 시점까지 보르도가 영입한 공격 자원은 황의조가 유일하다. 공격 자원 자체가 적은 건 아니지만 믿을 만한 공격수는 카마노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면 황의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적어도 팀 득점을 50골 이상 기록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보르도는 2015/16 시즌부터 2017/18 시즌까지 3시즌 연속 50골 이상을 득점한 바 있다(2015/16 50골, 2016/17 53골, 2017/18 53골). 보르도 역시 황의조에 대해 "공간 침투 및 슈팅력이 뛰어난 선수"라면서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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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보르도의 감독은 바로 과거 선덜랜드 감독으로 지동원과 인연이 있는 구스타보 포예였다. 하지만 구단이 공격수 라보르드를 몽펠리에로 이적시키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면서 자체 징계 처분을 받았고, 결국 개막전이 끝남과 동시에 경질되고 말았다. 그의 후임으로 체력 전담 코치 에릭 베두가 급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으나 급조된 감독의 한계를 노출한 채 2019년 3월 8일 경질 수순을 밟았다.

새로 보르도의 지휘봉을 잡은 감독은 과거 마카비 텔 아비브와 바젤, 피오렌티나에서 나름 준수한 감독 생활을 이어왔으나 중국 구단 톈진 취안젠에서 다소 자존심을 구긴 파울루 소우자였다. 소우자 체제에서 보르도는 2승 2무 6패로 실망스러운 성적에 그치긴 했으나 3-4-2-1을 중심으로 4-4-2, 4-1-4-1, 4-2-3-1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메이션을 실험하면서 2019/20 시즌을 일찌감치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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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우자 감독은 명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답게 최전방 공격수부터 수비 가담을 시키면서 강도 높은 압박 축구를 구사한다. 게다가 최전방부터 수비 라인까지의 간격을 좁게 가져가는 스타일이기에 공격수도 많은 활동폭을 가져갈 필요성이 있다. 당연히 공격수들에게도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노장 브리앙은 조커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황의조의 보르도 이적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 바로 소우자이다. 소우자는 이미 톈진 취안젠 감독 시절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도 관전하는 등 황의조를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게다가 현역 시절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게도 직접 연락을 해 황의조와 관련한 정보를 교환했다고 한다. 즉 황의조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프랑스 현지에선 황의조 영입이 소우자 감독 개인의 선택이었다고 보도하고 있을 정도다.

비록 뛰는 리그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J리그에서의 황의조는 상당히 민첩하고 활동폭도 넓은 편에 속하며 어느 각도에서도 득점을 넣을 줄 아는 득점 본능을 가진 선수였다. 2019 시즌엔 다소 주춤했으나 2018 시즌엔 16골을 넣으면서 J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당당히 뽑혔던 황의조이다.

황의조가 J리그에서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폭넓은 활동폭을 유지하면서도 두 자리 수 골을 넣는다면 보르도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2019/20 시즌 보르도의 명운은 황의조가 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쩌면 황의조와 소우자 감독은 공동 운명체라고 할 수 있겠다.

보르도는 1881년에 창단한 구단으로 프랑스에서 르 아브르(1872년 창단) 다음으로 오래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알랭 지레스를 필두로 지네딘 지단, 비센테 리자라쥐, 크로스토프 뒤가리, 요안 미쿠, 실뱅 윌토르, 요안 구르퀴프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한 구단이다. 프랑스 리그 앙 우승 횟수 역시 6회로 생테티엔(10회)과 올랭피크 마르세유(9회), 파리 생제르맹(8회), 모나코(8회), 낭츠(8회), 올랭피크 리옹(7회) 다음으로 많다.

하지만 2008/09 시즌 우승을 마지막으로 다소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상위권과 중하위권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은 14위로 2004/05 시즌(15위) 이후 14년 만에 최저 순위에 그치는 수모를 경험한 보르도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보르도가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황의조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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