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ly Starting vs RichtensteinGOAL

'숙성된 와인 같은' 콸리아렐라, 伊 역대 최고령 골 달성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축구 선수로는 황혼기에 해당하는 만 36세의 나이에 뒤늦게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노망주' 파비오 콸리아렐라가 리히텐슈타인과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이탈리아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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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스타디오 엔니오 타르디니에서 열린 리히텐슈타인과의 유로 2020 J조 예선 2차전 홈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핀란드와의 1차전 2-0 승리에 이어 연승을 달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리고 있다.

이 경기에서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지난 핀란드전과 동일한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콸리아렐라가 최전방 원톱에 선 가운데 모이스 킨과 마테오 폴리타노가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서면서 스리톱을 형성했다. 중원은 후방 플레이메이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마르코 베라티와 스테파노 센시가 역삼각형 형태로 배치했다. 좌우 측면 수비는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와 잔루카 만치니가 책임졌고,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알레시오 로마뇰리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살바토레 시리구 골키퍼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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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이션과 기본 전술은 핀란드전과 동일했으나 선발 라인업에 있어선 보누치와 베라티, 조르지뉴, 킨을 제외하면 모두 바꾼 이탈리아였다. 당연히 보누치와 베라티, 조르지뉴를 제외하면 다들 아주리(Azzurri: 파랑이라는 의미로 이탈리아 대표팀 애칭)와는 크게 인연이 없는 선수들이었다. 특히 로마뇰리와 스피나촐라, 폴리타노, 킨, 그리고 센시는 A매치 10경기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신예 선수에 해당한다. 콸리아렐라와 시리구 같은 베테랑은 오랜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콸리아렐라의 선발 출전이었다. 그는 지난 핀란드전에서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치로 임모빌레를 대신해 교체로 투입되면서 2010년 11월, 루마니아와의 평가전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감격적인 A매치 출전을 기록했다. 당시 그는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골대를 맞추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어서 이번 리히텐슈타인전을 통해 2010년 6월, 스위스와의 평가전 이후 8년 9개월 만에 A매치 선발 출전이라는 감격을 맛보았다. 평가전을 제외한 공식 대회 기준으로는 2009년 10월 14일 키프러스와의 월드컵 예선 이후 9년 5개월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경기 자체는 이탈리아의 일방적인 주도 속에서 이루어졌다. 점유율에선 78대22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선 41대3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거의 2분에 한 번 꼴로 슈팅을 시도한 셈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는 16분경 스피나촐라의 크로스에 이은 센시의 헤딩골로 앞서나갔다. 이어서 33분경 베라티가 볼 경합 과정에서 이겨내고 들어가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이후 콸리아렐라의 쇼가 이루어졌다. 36분과 전반 종료 직전, 상대 공격수 니콜라스 하슬러와 수비수 다니엘 카우프만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콸리아렐라가 차분하게 성공시켰다. 첫 페널티킥은 골문 중앙으로 향하는 과감한 슈팅이었고, 두 번째 페널티킥은 골대 구석을 향한 정교한 슈팅이었다.

후반에도 콸리아렐라의 활약상은 이어졌다. 결국 그는 후반 24분경, 다소 길게 넘어오는 스피나촐라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받아내면서 킨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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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골이 터져나오자 만치니 감독은 곧바로 콸리아렐라를 빼고 레오나르도 파볼레티를 교체 출전시키는 여유를 보였다. 이 덕에 만 30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된 그는 후반 31분경 데뷔골을 넣으며 감격적인 하루를 보냈다. 결국 이탈리아는 이 골을 마지막으로 6-0 대승으로 리히텐슈타인전을 마무리했다.

이 경기에서 콸리아렐라는 비록 페널티킥이긴 하지만 만 36세 59일의 나이에 멀티골을 넣으며 전설적인 수비수 크리스티안 파누치(만 35세 62일)를 제치고 이탈리아 대표팀 역대 최고령 득점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 축구사를 새로 쓴 콸리아렐라이다. 그가 A매치에서 골을 넣은 건 2010년 9월, 페로제도와의 경기 이후 8년 6개월 만의 일이다.

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경기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전반 11분경엔 베라티의 롱패스를 가슴으로 받아내면서 폴리타노의 슈팅을 이끌어냈다. 33분경에도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내면서 패스를 통해 폴리타노에게 슈팅 찬스를 제공해 주었다. 후반 24분경엔 킨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경합하면서 동료 선수들의 침투를 도왔고, 노련하게 플레이를 조립해 나갔다.

이는 만치니 감독이 기존에 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했던 치로 임모빌레나 로렌초 인시녜,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와 같은 선수들에게 부족한 부분이었다. 즉 이탈리아의 마지막 퍼즐조각을 메워주는 활약상을 유감없이 펼쳐보인 셈이다. 마치 잘 숙성된 와인처럼 세월이 흐를수록 더 짙은 향과 맛을 풍기는 콸리아렐라이다.

물론 상대가 리히텐슈타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게다가 콸리아렐라가 선수 생활을 이어갈 날이 많이 남은 건 아니다. 즉 그가 이탈리아 공격의 장기적인 대안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그가 현재 세대 교체를 진행 중에 있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담당하면서 킨과 파트릭 쿠트로네, 페데리코 키에사, 피에트로 펠레그리 같은 어린 공격수들에게 경험을 전수해준다면 이는 장기적인 아주리의 발전에 있어 큰 초석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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