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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적으로 내려섰던 부산, 위기를 자초하다

[골닷컴] 박병규 기자 =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축구 역시 결과로 말하고 증명한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분의 기적으로 잔류 희망을 쏘아 올렸고 부산 아이파크는 1분을 버티지 못해 벼랑 끝으로 몰렸다. 

인천과 부산은 지난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맞대결 펼쳤다. 부산으로선 무승부만 거두어도 잔류를 확정 짓는 상황이었고 인천은 패할 시 최종라운드와 상관없이 강등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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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쪽은 인천이었지만 부산에 선제골을 내주며 속이 타들어 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공격으로 부산의 골망을 두드리려 하였으나 쉽지 않았다. 인천은 후반 13분,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비디오 판독(VAR)으로 취소가 되며 하늘마저 외면하는 듯하였다. 

인천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고 부산은 수비적으로 내려서며 방어에 충실했다. 그러나 후반 29분과 후반 30분, 1분 만에 인천이 2골을 터트리며 기류를 단숨에 바꾸었다. 급변한 분위기에 서로의 역할도 다시 바뀌었다. 부산은 동점을 위해 라인을 적극적으로 올렸고 인천은 더욱 단단하게 내려섰다. 후반 43분, 부산이 결정적인 동점 기회를 잡았지만 마하지의 신들린 방어에 기회가 날아갔다. 

부산 이동준 득점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팬 걸개한국프로축구연맹

결국 잔류에 가장 유리했던 부산은 스스로 내려서며 위기를 자초했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였다. 5-4-1로 두텁게 내려선 부산이 실점하지 않았거나 승점을 확보하였다면 성공적인 전술이었겠으나 결국 패하였기에 실패로 돌아갔다. 

부산은 전반만 하여도 경기를 적절하게 잘 풀어갔다. 스리백 기반의 수비와 빠른 역습, 강한 전방 압박으로 갈길 급했던 인천에 비수를 꽂으며 잔류에 더욱 다가서는 듯하였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인천이 높게 올라서자 라인을 내린 것이 패착이었다. 전반처럼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가했다면 인천의 공격 전개를 늦추고 상대의 단순한 운영을 이끌 수 있었지만 파이브 백을 만들고 파이널 서드에서 안정감을 위해 최종 수비 앞 2선 간격을 좁힌 것이 되려 인천의 공격 전개를 도왔다. 실제로 인천은 전방에서 압박을 받지 않자 서서히 깊숙한 진영까지 올라와서 크로스를 올리거나 중앙에서 짧은 패스로 공격을 풀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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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오피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프로일레븐(BEPRO11)’에 따르면 부산 선수들의 평균 위치가 후반 들어 확연히 내려선 점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볼 배급의 중심 호물로를 빼고 수비를 강화한 점도 아쉽다. 부산은 후반 9분 미드필더 호물로 대신 측면 수비수 박준강을 투입했다. 물론 김문환이나 이상준을 윙으로 올려 스피드의 장점을 살려 역습하겠다는 의도도 있었지만 인천의 공격 파도에 선수들이 스스로 내려섰다. 후반 18분에는 높이 우위를 위해 수비수 강민수를 투입하였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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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지표도 점점 고립되었다. 부산은 후반 들어 페널티 박스를 넘어서기 어려웠다. 실점 시간대에는 측면으로 고립되었다. 결국 2골을 먹고 나서야 부산의 공격은 페널티 박스를 넘기 시작하였고 후반 35분 높이 우위를 점하려 장신 공격수 김현을 투입했다. 1분의 위기를 넘기지 못한 부산은 뒤늦게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 

부산 인천한국프로추국연맹

결국 부산, 성남, 인천의 K리그1 잔류 여부는 최종 라운드에서 결판나게 되었다. 인천전 패배에도 부산은 여전히 잔류의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부산은 최종전에서 성남과 맞붙는데 무승부만 거두어도 잔류를 확정 지을 수 있다. 최하위 인천이 승리한다고 하여도 부산이 성남보다 다득점에서 앞서고 있기에 간신히 체면치레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기형 감독대행은 이 부분을 가장 염려하며 “무승부만 거두어도 된다는 것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비긴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BEPRO1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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