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ry Kane Son Heung-mi

손흥민, 케인 없어야 잘한다? 제나스 "말도 안 돼"

[골닷컴] 한만성 기자 = 현역 은퇴 후 방송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저메인 제나스(36)는 지난 몇 년간 수차례에 걸쳐 손흥민(26)의 활약을 극찬해온 현지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토트넘, 혹은 손흥민이 해리 케인(25)이 빠져야 더 효과적인 경기력을 선보인다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하고 나섰다.

올 시즌 토트넘은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 출신 골잡이 케인이 지난 1~2월에 이어 최근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해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케인이 1~2월에 이어 이달 결장한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8경기(잉글랜드 컵대회 경기 제외)에서 6승 2패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나마 토트넘이 케인의 공백기에 패한 2경기 중 1경기는 패하고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챔피언스 리그 4강 진출에 성공한 맨체스터 시티 원정이었다. 케인이 빠진 8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이 6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끈 덕이 무엇보다 컸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손흥민은 물론 토트넘이 케인이 빠진 경기에서 오히려 더 역동적인 공격력을 선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케인이 출전하면 토트넘이 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패턴으로 공격을 풀어가지만, 그가 빠지면 크리스티안 에릭센에서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속도감 있는 공격 전개가 주된 공격 루트가 된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 '손흥민 지지자'로 유명한 제나스 "어느 팀이라도 케인 있으면 더 좋은 팀"

다만, 오랜 시간 손흥민의 활약을 유심히 지켜본 제나스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의 축구 전문 프로그램 '풋볼 포커스'를 통해 "올 시즌 상당수 경기에서 토트넘이 케인 없이 성적을 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내가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소리(ridiculous talk)가 들린다. 토트넘이 케인이 없으면 더 잘한다거나 그가 없어야 손흥민이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다는 얘기다. 케인이 없을 때 손흥민이 심리적으로 짊어지는 책임감을 더 즐긴다거나 동료로부터 양질의 패스를 받는지의 여부는 논점에서 벗어난 문제"라고 말했다.

제나스는 "손흥민은 (케인의 공백기에) 확실한 대안으로 올라섰으며 이는 중요한 사실"이라면서도, "케인은 월드 클래스 공격수다. 그는 매 시즌 20골 이상을 기록한다. 그러므로 어느 팀이라도 케인과 같은 선수가 있어야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이는 매우 단순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경기력과는 별개로 케인의 존재를 폄하할 수는 없다는 게 제나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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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폴 인스가 'BBC'에 기고한 글을 통해 손흥민을 자신의 프리미어 리그 올해의 선수상 후보 6인에서 제외하며 "골을 많이 넣는다고 올해의 선수로 선정하는 건 지극히 단순한 생각"이라고 밝힌 후 국내 팬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인스는 손흥민을 대신해 공격수로는 라힘 스털링, 사디오 마네, 세르히오 아구에로를 자신의 후보군에 포함했다. 인스 외에도 앨런 시어러, 이안 라이트, 필립 네빌, 크리스 서튼, 마틴 키언, 대니 머피 등이 손흥민을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서 제외했다. 대신 그들은 스털링, 아구에로, 마네, 에당 아자르 등을 꼽았다.

그러나 제나스는 같은 'BBC' 칼럼에서 조레언 레스콧,  마크 슈워처, 매튜 업슨, 크리스 와들, 리온 오스만, 수 스미스와 함께 손흥민을 자신의 프리미어 리그 올해의 선수상 후보 6인에 포함한 전문가 중 한 명이었다. 심지어 제나스는 아자르, 마네 등을 제외하고 손흥민, 아구에로, 스털링을 자신이 선정한 후보 중 공격수로 내세웠다. 제나스는 지난 12월 손흥민이 레스터 원정에서 그림 같은 왼발 중거리슛으로 득점한 후 "운이 좋았다"는 소감을 밝힌 데에 대해 "그의 슈팅에 행운은 없었다. 나는 과거에도 손흥민이 저런 장면을 만드는 모습을 4~5번이나 봤다"고 칭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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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제나스는 지난 2월 손흥민이 케인의 공백 속에서도 맹활약을 펼치자 "손흥민은 지난 2년간 최고의 선수였다"며, "만약 손흥민이 빠지게 되면 토트넘은 케인만큼이나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지금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인공(main man)"이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 케인 없어야 손흥민이 산다? 최근 3~4개월 성적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이유

혹자는 토트넘이 지난 1월 발목 부상을 당한 케인이 복귀전을 치른 2월 번리 원정 1-2 패배를 시작으로 이달 초 크리스탈 팰리스전까지 토트넘이 2승 1무 4패로 부진한 점을 가리켜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팀 공격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손흥민은 케인이 올 시즌 첫 번째 발목 부상으로 약 한 달간 결장한 1월 왓포드전부터 2월 도르트문트전까지 총 4경기에서 매 경기 득점(총 4골)에 성공했고, 토트넘 또한, 4연승 행진을 달렸다.

이후 손흥민은 부상에서 회복한 케인과 함께 뛴 2월 번리전부터 이달 초 크리스탈 팰리스전까지 총 7경기에서는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그러나 손흥민은 케인이 다시 부상을 당해 조기 교체 아웃된 지난 10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을 시작으로 최근 4경기에서 다시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향상된 득점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토트넘이 케인과 손흥민이 호흡을 맞춘 지난 두 시즌은 물론 올 시즌 전반기에는 수준급 경기력을 선보이며 결과를 낸 것 또한 사실이다. 토트넘은 케인이 올 시즌 첫 번째 발목 부상을 당한 지난 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앞둔 21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프리미어 리그 1위 리버풀을 승점 9점 차, 2위 맨체스터 시티를 단 2점 차로 추격하고 있었다.

게다가 손흥민은 지난 10월 웨스트 햄전부터 1월 트랜미어전까지 출전한 17경기에서 12골 7도움을 기록했는데, 이 중 14경기에서 케인과 함께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또한, 12월 사우샘프턴과 울버햄프턴전에서는 케인이 손흥민에게 한 차례씩 도움을 받아 2골을 기록했으며 12월 에버턴전과 1월 카디프전에서는 손흥민이 케인에게 차례로 도움을 받아 2골을 넣었다.

# 손흥민의 최근 활약, 과연 케인이 없어서일까?

손흥민이 본격적으로 토트넘의 주요 공격 자원으로 떠오른 2016/17 시즌에도 케인이 9월부터 11월까지 발목 부상으로 10경기 연속으로 결장한 적이 있다. 당시 토트넘은 케인이 빠진 11경기에서 4승 4무 2패로 부진했고, 이 때문에 챔피언스 리그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당시 케인이 결장한 기간에 3골 1도움을 기록했으나 팀 성적이 그의 활약을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2017/18)에도 토트넘은 10월 말 케인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웨스트 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내리 2연패를 당했다. 당시 토트넘은 웨스트 햄에 패해 리그컵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어 토트넘은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또 결장한 지난 시즌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치른 스완지, 첼시전에서는 2연승을 달렸으나 2경기 연속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처럼 손흥민의 올 시즌 맹활약은 케인의 출전 여부보다는 그가 스스로 이룬 발전, 그리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그의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플랜A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면서 팀 상황과 상대의 성향에 따라 전술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4-3-1-2 포메이션이 토트넘의 플랜A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올 시즌 손흥민은 기존 왼쪽 측면 공격수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는 빈도가 과거와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올 시즌 현재 개인 성적은 컵대회를 포함해 44경기(선발 34경기, 출전시간 2980분) 20골 9도움이다. 그는 2016/17 시즌 39경기(선발 23경기, 출전시간 2973분) 21골 7도움으로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달성했고, 지난 시즌에는 53경기(선발 39경기, 출전시간 3379분) 18골 11도움으로 한 시즌 최다 득점 관여 횟수를 기록했다. 올 시즌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을 통틀어 최소 6경기를 남겨둔 만큼 그는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득점과 득점 관여 횟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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