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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진화, '스타'에서 '리더'로 [이성모의 어시스트+]

(이번 시즌 중, 토트넘 신구장에서의 첫 골을 기록한 후 인터뷰를 갖고 있는 손흥민. 사진=이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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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이성모 칼럼니스트 = 2018/19시즌, 손흥민은 분명히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몇몇 원더골과 중요한 경기에서 보여준 임팩트라는 퍼포먼스의 측면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유의미한 진화가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의 많고 많은 '스타'들 중 한 명이 아닌 토트넘이라는 클럽과 프리미어리그의 확고한 '리더'로 성장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손흥민과 처음 믹스트존에서 만나 인터뷰했던 날의 기억이 선명하다. 2015년 9월, 그가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던 날이었다. 지금도 그 때 직접 찍은 사진을 찾아보면 그는 데뷔골을 기록하고도 머쓱한 듯 머리를 만지며 수줍은 모습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직 앳된, 언뜻 보면 소년 같은 느낌도 나는 손흥민의 모습이었다. 

그 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토트넘에서, 또 국가대표팀에서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새 차범근, 박지성이라는 한국 축구 최고 레전드들이 보유하고 있던 몇몇 기록들을 경신하기도 했고(물론 이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첼시 전에서의 50m 드리블 골, 맨시티를 격침 시킨 챔스 8강에서의 2경기 3골, 웨스트햄 전에서 보여준 미사일 같은 중거리슛 등의 원더골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국가대표팀에서는 주장이 됐고, 월드컵 무대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무너뜨리는 쐐기골을 터뜨리기도 했으며, 아시안게임에서는 우승을 달성하며 전국민적인 지지를 받았던 병역혜택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장 안에서 이뤄진 그 모든 것을 떠나, 지난 4시즌 간 토트넘 대부분의 현장에서 직접 본 손흥민의 가장 큰 변화는 축구와, 팀과, 언론 등을 대하는 그의 태도 혹은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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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그는 "저(나)"라는 표현보다 "우리"라는 표현을 쓰고 본인의 성과에 대한 질문을 건네도 "동료들이 잘했다"라는 말을 먼저 한다. 한국 언론 뿐 아니라 해외 언론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 손흥민이라는 선수 특유의 '스타성'은 이미 예전부터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이번 시즌 중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리더'의 모습이 보인다고 느낀 것이 수차례였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가 대표팀의 주장 자리를 이어받았다는 점,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그가 해리 케인의 부재로 인해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된 것이 그런 부분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환경이 전부는 아니다. 그보다는 손흥민이라는 선수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리더로서의 자질이 적절한 시기와 겹치며 발휘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그의 그런 변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의 확신이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 팀 네 팀을 모두 배출한 프리미어리그는 명실공히 현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이며 모든 축구 선수들이 한 번쯤 뛰어보고 싶은 꿈의 무대다. 그러므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개개인은 이미 모두가 스타 선수들이다. 손흥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국에서는 영웅과 같은 대우와 관심을 받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된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프리미어리그에서 '스타'라는 호칭은 역설적으로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많은 스타 선수들, 자국 국가대표팀의 주장들이 모여있는 무대이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서 '리더'가 되는 일은 그만큼 더 어렵다.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손흥민은 토트넘의,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의 '리더'로 우뚝섰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가장 값진 진화는 20골 10어시스트라는 '숫자'가 아닌, 바로 그 점이다. 

골닷컴 이성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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