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세리에A 공격의 팀 아탈란타가 사수올로를 3-1로 꺾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아탈란타가 스타디오 아틀레티 아주리 디탈리아 홈구장에서 열린 사수올로와의 2018/19 시즌 세리에A 38라운드 최종전에서 3-1 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아탈란타는 자력으로 세리에A 3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아탈란타는 평소 즐겨 사용하는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투톱은 언제나처럼 두반 사파타와 요십 일리치치가 나섰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에이스 알레한드로 고메스가 선발 출전했다. 좌우 측면은 로빈 고센스와 티모시 카스타뉴가 책임졌고, 레모 프로일러와 마르텐 데 룬이 허리 라인을 구축했다. 베라트 짐시티를 중심으로 호세 루이스 팔로미노와 안드레아 마시엘로가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피에루이지 골리니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아탈란타는 경기 시작 19분 만에 사수올로 에이스 도메니코 베라르디에게 이른 시간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사수올로 오른쪽 측면 수비수 폴 리롤라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중앙 미드필더 알프레드 던칸이 힐패스로 내주었고, 이를 베라르디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같은 시간, 타 구장에서 아탈란타와 승점 동률로 4위에 위치하고 있었던 인테르는 엠폴리와 0-0 무승부를 이루고 있었고, 승점 1점 차 5위로 아탈란타를 바짝 추격 중에 있었던 AC 밀란은 SPAL 원정에서 18분경 하칸 찰하노글루의 선제골로 앞서고 있었다(1-0). 이 시점만 놓고 보면 아탈란타가 5위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경쟁에서 막판 밀려나게 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아탈란타는 빠르게 동점골을 넣으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4분경 고메스의 코너킥을 짐시티가 헤딩으로 연결한 걸 사파타가 슈팅으로 가져가려 했으나 헛발질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사수올로 미드필더 메흐디 부라비아가 걷어내려던 게 사파타 맞고 골문 안으로 볼이 굴러 들어갔다. 다소 행운이 따른 골이긴 했으나 헛발질에도 포기하지 않고 부라비아를 향해 발을 뻗은 사파타의 집중력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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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까지는 1-1 무승부였던 만큼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획득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아탈란타 선수들은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라는 과업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평소보다 실수가 잦았다. 39분경 베라르디에게 재차 실점을 허용할 뻔 했으나 마시엘로의 육탄 방어 덕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아탈란타였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아탈란타에게 행운이 발생했다. 데 룬과 사수올로 수비형 미드필더 프란체스코 마냐넬리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데 룬이 헐리웃 액션처럼 과장되게 넘어지자 베라르디가 데 룬 머리를 잡고 흔드는 장면을 연출한 것. 이에 다니엘레 도베리 주심은 데 룬과 마냐넬리에겐 옐로 카드를, 그리고 베라르디에겐 퇴장을 명령한 것.
베라르디의 퇴장과 함께 수적 우위를 잡은 아탈란타는 후반 여유있게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아탈란타는 후반 8분경 일리치치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선방한 걸 고메스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밀어넣으며 2-1로 앞서나가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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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아탈란타 감독은 2-1 스코어에 만족하지 않은 듯 후반 17분경, 수비수 마시엘로를 빼고 미드필더 마리오 파살리치를 투입하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파살리치는 교체 출전하고 단 3분 만에 고메스의 영리한 터닝 동작에 이은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아탈란타는 사수올로를 3-1로 꺾고 자력으로 세리에A 3위를 차지하면서 111년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과 최초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감격을 맞이했다. 동시간에 열린 타구장 경기에서 인테르(2-1 승)와 AC 밀란(3-2 승)가 모두 승리를 거두었기에 만약 사수올로전에 승리하지 못했다면 마지막 순간 챔피언스 리그 진출 티켓을 양 밀란 구단에게 내줄 수도 있었던 아탈란타였다. 이에 아탈란타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 팀 로고가 그려진 모형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사실 아탈란타는 25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세리에A 8위에 그치면서 챔피언스 리그는 고사하고 유로파 리그 진출권 획득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파죽의 세리에A 13경기 무패 행진(9승 4무)을 이어오면서 끝내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그렇다고 해서 일정이 쉬웠던 것도 아니었다. 13경기 무패를 달리는 동안 아탈란타는 인테르(당시 3위)와 나폴리(2위), 라치오(8위)로 맞대결 당시 아탈란타와의 승점 차는 4점), 그리고 유벤투스(1위)를 연달아 만났다. 하지만 33라운드부터 36라운드까지 나폴리(2-1 승)와 우디네세(2-0 승), 라치오(3-1 승), 그리고 제노아(2-1 승)를 연달아 꺾으면서 4연승을 달린 아탈란타는 37라운드 유벤투스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면서 마침내 3위로 올라섰다. 이어진 사수올로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구단 역사를 새로 써내려간 아탈란타이다.
아탈란타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있어 최대 공신은 바로 가스페리니 감독이다. 그는 스리백에 기반한 공격 축구를 팀에 이식하면서 2016/17 시즌, 아탈란타를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인 4위로 이끌며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당시 세리에A엔 3장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티켓이 부여되던 시기였다). 지난 시즌엔 유로파 리그를 병행하면서도 7위로 2시즌 연속 유로파 리그에 진출한 아탈란타였다.
특히 아탈란타의 강점은 바로 공격에 있다. 세리에A 도움왕이자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키패스 전체 1위(112회)에 빛나는 에이스 고메스(7골 11도움)가 공격의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삼프도리아에서 임대로 영입해온 사파타가 이번 시즌 23골(7도움)을 넣으며 아탈란타 공격의 마침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고메스와 사파타 사이에서 일리치치가 영리한 플레이로 골(12골)과 도움(7도움) 전반에 걸쳐 지원 사격에 나선다.
그 외 수비형 미드필더 레모 프로일러(2골 6도움)는 양질의 패스를 전방에 공급해주고 있고, 박스투박스형 미드필더 마리오 파살리치(5골 3도움)는 아탈란타 내에서 확고한 주전은 아니지만 출전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적극적인 골문 침투로 후반 승부처에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스 하테보어(5골 5도움)와 카스타뉴(4골 2도움), 고센스(3골 2도움)으로 구성된 측면 자원들은 로테이션으로 경기에 나서면서 아탈란타 측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고, 중앙 수비수 잔루카 만치니(5골 2도움) 역시 세트피스에서 높이의 강점을 살려 득점 지원에 나선다.
이렇듯 아탈란타는 확실한 득점원 사파타와 세리에A 최정상급 도우미 고메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득점 루트를 통해 상대를 공략하면서 77골과 함께 세리에A 양강 유벤투스(70득점)와 나폴리(74득점)을 제치고 팀 득점 1위를 당당히 달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아탈란타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차지한 원동력이다.
Squawka Football아탈란타는 2018/19 시즌 후반기만 놓고 보면 세리에A에서 가장 볼맛 나는 축구를 펼쳐보였다. 실제 후반기 성적만 따지면 12승 5무 2패 승점 41점으로 세리에A 전체 1위를 차지했다(유벤투스와 AC 밀란이 승점 37점으로 공동 2위). 현재 가스페리니 감독은 AC 밀란과 AS 로마 같은 세리에A 명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파타와 일리치치, 카스타뉴, 프로일러, 만치니 같은 주축 선수들도 이적설에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쉽지 않지만 가스페리니 감독 이하 선수들을 지켜내는 데 성공한다면 아탈란타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주목할 다크호스가 될 자격이 충분히 있는 팀이다. 설령 가스페리니가 떠나고 핵심 선수들이 해체 수순을 가지더라도 2018/19 시즌의 팀은 아탈란타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그 정도로 아탈란타의 축구는 2018/19 시즌과 국한지어서 보자면 세리에A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다.
# 2018/19 세리에A 도움 TOP 5
1위 알레한드로 고메스(아탈란타): 11도움
1위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 11도움
3위 호세 카예혼(나폴리): 10도움
3위 수소(AC 밀란): 10도움
5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8도움
5위 파비오 콸리아렐라(삼프도리아): 8도움
5위 로드리고 데 파울(우디네세): 8도움
5위 마누엘 라차리(SPAL): 8도움
# 2018/19 세리에A 득점 TOP 5
1위 파비오 콸리아렐라(삼프도리아): 26골
2위 두반 사파타(아탈란타): 23골
3위 크시슈토프 피옹테크(제노아/AC 밀란): 22골
4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21골
5위 아르카디우스 밀리크(나폴리): 17골
# 유럽 5대 리그 키패스 TOP 5
1위 알레한드로 고메스(아탈란타): 112회
1위 멤피스 데파이(리옹): 112회
3위 제임스 매디슨(레스터): 100회
4위 에당 아자르(첼시): 98회
4위 수소(AC 밀란): 98회
4위 로드리고 데 파울(우디네세): 98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