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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존중하는 데얀, 골 세리머니는 없다

[골닷컴, 축구회관] 서호정 기자 = 지난 겨울 K리그 최고의 이슈는 데얀의 이적이었다. FC서울의 레전드로 마무리를 짓겠다는 각오로 중국에서 돌아온 그가 돌연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다. 하필 슈퍼매치를 치르는 숙적의 유니폼을 입은 만큼 서울 팬들은 충격이 컸고, 수원 팬들은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승리감을 맛 봤다. 

자연스럽게 데얀 이적 후 최대 관심은 첫 슈퍼매치에 몰렸다. 오는 4월 8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와 슈퍼매치의 역사적 전환점이 마련된다. 

수원 소속의 데얀이 치르는 첫 슈퍼매치를 앞두고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도 많은 관심이 모였다. 최근 열기가 미지근해졌다는 평을 듣던 슈퍼매치가 사전부터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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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한 양팀 감독보다 더 많은 관심과 질문 공세를 받은 것은 역시 데얀이었다. 그는 황선홍 감독을 보고 웃으며 악수를 했다. 미디어 앞에서는 웃었지만 이적 과정에 흘러 나온 잡음으로 인해 어색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데얀은 승리를 향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승점 3점에 포커스를 맞첬다. 승리해야 순위도 위로 올라가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슈퍼매치 사전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던 데얀은 황선홍 감독 옆에 앉았지만 이날은 반대 편에 있었다. 그렇지만 데얀은 “내 일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팀을 위해 골을 넣는 것이다. 수원 팬들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라며 프로다운 자세를 보였다. 

데얀의 이적으로 인한 새로운 역사, 수 많은 이야기에 본인의 기분은 어땠을까? 데얀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우리는 축구 선수다. 시합은 전쟁이 아니다. 몇몇 팬은 화도 내고 나쁜 말도 하고 야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K리그엔 긍정적인 요소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 뒤의 세리머니는 없다고 공언했다. 데얀은 “세리머니에 집중하기보다 승리에 집중하겠다. 당연히 골을 넣기 위한 시도를 하고, 넣을 것이다. 하지만 세리머니는 안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팬들을 존중한다. 그들은 날 서포트해줬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 존경심을 그라운드에서 표하는 것이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는 적으로서 데얀을 상대해야 하는 황선홍 감독과 신진호는 이 승부가 데얀과 서울이 아닌 수원과 서울의 대결이라는 데 중점을 뒀다. 황선홍 감독은 “팀의 승부다. 막는 것도 팀 전체로 할 것이다. 개인과의 싸움이 아닌 팀과 팀의 싸움이다. 수원을 팀으로 막고 승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작년 이맘 때는 데얀이 옆에 있었는데, 지금은 서정원 감독 옆에 있어서 생소하지만 이것 또한 삶의 일부고 축구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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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전 데얀의 이적 소식을 들은 뒤 서울에 합류한 신진호는 “수원으로 간다는 소식에 개인적으로 놀라웠다.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K리그에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여러 스토리가 생긴다고 봤다. 본인도 가서 만족하고 생활하는 것 같아서 큰 신경 안 썼다”라며 한때 동료였던 데얀을 바라보는 감회를 말했다. “데얀을 막는다기보다는, 수원 전체적인 팀을 상대해야 한다. 이겨야 한다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꼭 승리하고 싶다”라며 황선홍 감독의 의견에 동의하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나는 즐길 준비가 돼 있다.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한다. 승산이 있다”라고 최근 부진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욕과 자신감을 보였다. “내 욕심은 데얀이 골을 넣지 못하고 우리가 이기면 100%지만 일단 승리가 우선이다. 데얀도 좋은 모습 보이고, 양팀이 최고의 경기를 한다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데얀은 “서울 선수들과 오랜 시간 보냈고, 서로 잘 안다. 경기장 안에서는 그들이 날 방해할 걸 안다. 그것도 경기의 일부다. 신진호가 서울 위해 최선 다하듯 나도 내 팀을 위해 최선 다할 것이다 K리그를 보는 모든 팬들이 기쁨을 느끼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역사의 한 장면을 많은 관중들이 보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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