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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문제 앞에 '축구'는 부차적일 뿐이다 [이성모의 어시스트+]

(평소 밤 12시가 넘은 시간까지 관광객들의 노래소리로 시끄러운 발렌시아 시내 한 관광지의 풍경. 주말에도 순찰하는 경찰차와 음식(약)을 사기 위해 다니는 몇몇 시민을 제외하면 쥐죽은 듯 조용하다. 이 상태가 3주째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사진=이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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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스페인 발렌시아] 이성모 칼럼니스트 = "몇몇 사람들은 축구를 '생과 사의 문제'로 여긴다. 나는 그런 태도가 매우 실망스럽다. 나는 그것이(축구가) 그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확언할 수 있다."(Some people believe football is a matter of life and death. I am very disappointed with that attitude. I can assure you it is much, much more important than that.)

위에 인용한 문구는 리버풀의 전설적 명장 빌 샹클리 감독이 생전에 남긴 '명언'이다. 영국 축구계에서(특히 리버풀과 관련하여) 여전히 종종 회자되는, 말 그대로 '삶'보다도 '축구'가 중요하다는 그의 표현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인데, 리버풀의 '철인'으로 불렸던 수비수 토미 스미스는 이 발언에 대해 "샹클리 감독이 얼마나 축구를 단순히 직업 이상으로 여겼고, 축구에 대해 열정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설명한 일도 있다.

필자 역시 샹클리 감독의 그 발언을 수년 전 쓴 칼럼에서 그대로 인용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그 말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말이 옳은지 아닌지는 '팩트'의 문제라기보다 받아들이는 사람 저마다의 '의견'에 달린 일이고, 누군가에겐 샹클리 감독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여전히 축구계가 그를 '불멸의 존재'로 기억하듯, 축구도 그처럼 영원불멸할 수 있다는 방향성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2020년 3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생활하며 매일 수백 명의 현지인들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전세계적 전염병에 감염되는 현실을 몸으로 겪고 있는 상황을 직접 겪게 되자, 작금의 현실에서는 샹클리의 그 발언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샹클리가 틀렸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샹클리의 그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생존'의 문제 앞에 '축구'는 부차적일 뿐이다. 그것이 2020년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남겨준 큰 교훈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축구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흑백논리처럼 치부할 수는 없다.

현재 스페인 라리가, 특히 EPL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리그 중단 여부, 리버풀의 우승 인정 여부)들은 생존의 문제를 우선 처리하되, 그렇다고 단순하게 치부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대체로 축구계 선수 출신 레전드들(퍼디난드, 조 콜 등)이 "시즌 취소, 리버풀 우승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면, 중요 언론사들(더타임즈 등)을 중심으로 "어떻게든 시즌은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역시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나느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생존'의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축구'의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우리는 지금 축구를 적극적으로 관람하고 서포팅하는 대부분의 세대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전례가 없는' 사태를 겪고 있다. 모든 것이 불분명하고, 그 어디에도 정답이 없다. 매일같이 주변의 누군가가 죽거나 전염병에 걸렸다는 뉴스를 접하는 상태에서, 희망보다는 절망을 찾아보기가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20년의 코로나 사태가 축구계에 준 아주 미약한 하나의 긍정적 효과가 그래도 하나 있다면, 그것은 축구가 세상을 위한 '긍정적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미 전세계 축구계에서 선수들의 적극적인 기부 행렬, 자진적인 임금 삭감 등이 이어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축구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활용해 전세계 인구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을 돕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은 축구가 앞으로도 언젠가 또 닥칠 위기의 상황에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순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혹은 '상품' 그 이상의 가치를 지는 어떤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모두 직접 체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답이 없는 사태'에 대해 쓰기 시작한 이 칼럼 역시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답이 없다'. 그저 솔직하게, 하루 빨리 이 사태가 마무리 되고 축구가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축구계의 모든 이들과 이 칼럼을 읽는 독자들이 모두 코로나로부터 무탈하고 건강하길 빈다는 솔직한 메시지로 마무리할 뿐이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성모 기자입니다.

칼럼에서 쓴 것처럼 여러분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부터 무사하시고 또 무탈하시길 그 무엇보다 기원합니다.

더불어 최근 제가 골닷컴을 통해 쓴 기사에서 8부 리그 클럽으로 소개했던 '저지불스FC'는 한 축구팬 분의 제보를 통해 재확인한 결과 '10부 리그' 클럽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유불문하고 기사에 오류를 범한 점 죄송하고 사과드립니다. 해당 기사는 수정했으며 이후 기사/칼럼에서 팩트 확인에 늘 더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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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이성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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