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슴' 발베르데, 바르사 감독 경질설 부추기다

댓글()
JOSE JORDAN
바르사, 발렌시아와의 코파 델 레이 결승전 1-2 패. 수아레스-뎀벨레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쿠티뉴와 세르히를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수비적인 전술 구사하다 전반에만 2실점. 후반 말콤-비달 투입 후 공세적으로 나섰으나 승부 뒤집기엔 역부족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감독이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소극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가 전반에만 2실점을 허용하면서 코파 델 레이 5연패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바르사가 레알 베티스 홈구장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열린 발렌시아와의 2018/19 시즌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1-2로 패했다. 이와 함께 바르사는 이번 시즌을 실망스럽게 마무리했다.

먼저 발렌시아는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항상 고집스럽게 사용하는 플랫형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케빈 가메이로와 로드리고 모레노가 투톱으로 나섰고, 곤살로 게데스와 카를로스 솔레르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포진했으며, 주장 다니 파레호와 프란시스 코클랭이 허리 라인을 형성했다. 호세 가야와 다니엘 바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와 에세키엘 가라이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골문은 하우메 도메넥 골키퍼가 지켰다.

Valencia Starting vs Barcelona

반면 바르사는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앞두고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와 측면 공격수 우스망 뎀벨레, 그리고 주전 골키퍼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로 인해 가동할 수 있는 공격 카드가 제한적이긴 했다. 많은 현지 언론들은 바르사가 에이스 리오넬 메시를 수아레스 대신 최전방 원톱으로 포진시키고, 말콤을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키는 4-3-3 포메이션을 예상했다.

하지만 발베르데의 선택은 달랐다. 원톱은 예상대로 메시가 나섰으나 측면 수비수인 세르히 로베르토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는 필리페 쿠티뉴가 나섰다.

그 외 수비형 미드필더 세르히 부스케츠를 중심으로 아르투르 멜루와 이반 라키티치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형성했고, 호르디 알바와 넬슨 세메두가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헤라르드 피케와 클레망 랑글레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테어 슈테겐의 부상 공백은 야스퍼 실리센이 대체했다. 평소 바르사 전술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수비적인 포진이었다.

Barcelona Starting vs Valencia

이는 결과적으로 이도저도 아닌 선택이 되고 말았다. 물론 점유율 자체는 미드필더를 많이 포진시킨 만큼 바르사가 크게 우위를 점했다. 전반전 점유율에서 78대22로 발렌시아를 압도한 바르사였다. 하지만 바르사의 공격은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 정통파 측면 공격수가 전무하다보니 공격 폭은 좁았고, 이를 발렌시아는 수월하게 막아냈다. 도리어 발렌시아가 단 3번의 공격 찬스에서 2골을 넣는 극도로 높은 효율성을 과시했다.

먼저 5분경, 솔레르의 전진 패스를 랑글레가 태클로 저지했으나 가메이로가 압박해오자 넘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패스를 연결하다 로드리고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는 우를 범했다. 가로채기에 성공한 로드리고가 실리센 골키퍼를 제치고 빈 골대에 슈팅을 가져갔으나 이를 피케가 골라인을 넘어가기 직전에 몸을 날려서 걷어내준 덕에 바르사는 간신히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시작부터 불안한 출발을 알린 바르사는 전반 내내 수비적으로 흔들리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 과정에서 21분경 가라이의 롱패스를 가야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잡은 가메이로가 차분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발렌시아가 먼저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발렌시아는 33분경, 파레호의 전진 패스를 솔레르가 빠른 스피드로 알바를 제치고 들어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로드리고가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으며 2-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다급해진 바르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세메두와 멜루를 빼고 정통파 측면 공격수 말콤과 전투적인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을 동시에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말콤이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비달이 역삼각형 허리 라인의 오른쪽으로 포진하면서 원래 오른쪽에 있었던 라키티치가 왼쪽으로 이동했다. 세르히는 원래 본인의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내려갔다.

Barcelona 2nd half vs Valencia

이 전술적인 교체는 주효했다. 바르사는 비달의 볼배급에 이은 말콤의 크로스로 이어지는 우측 라인을 바탕으로 파상공세에 나섰다. 특히 말콤은 후반전만 뛰었음에도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와 8회의 크로스를 시도하면서 바르사 측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말콤과 비달 투입 효과는 전반전과 후반전의 바르사 공격 지표를 직접적으로 비교해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전 바르사의 전체 슈팅 횟수는 8회에 불과했으나 후반 들어 18회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코너킥은 전반전 2회가 전부였으나 후반전에 7회로 급증했다.

말콤이 측면을 흔들어주자 자연스럽게 메시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바르사는 후반 10분경 메시가 말콤과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골문으로 침투해서 때린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있었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바르사의 공격이 날카로움을 더하자 마르셀리노 감독은 후반 20분경, 후방 플레이메이커 성향이 강한 파레호를 빼고 피지컬적인 능력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 조프리 콘도그비아를 투입하면서 허리 라인을 강화했다.

이어서 발렌시아는 후반 27분경, 공격수 가메이로 대신 측면 수비수 크리스티아노 피치니를 교체 투입하면서 수비를 강화했다. 피치니의 투입과 함께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바스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이동했고, 게데스가 로드리고와 함께 최전방에 서면서 역습을 노렸다.

Valencia 2nd half vs Barcelona

하지만 바르사는 발렌시아가 수비 강화용으로 피치니를 투입하면서 선수들의 포지션이 이동하는 다소 어수선한 틈을 타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 피치니 투입되고 단 1분 만에 말콤의 코너킥을 랑글레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한 걸 도메넥 골키퍼가 선방하자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메시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가볍게 골을 넣은 것.

바르사는 후반 31분경, 라키티치를 빼고 카를로스 알레냐를 교체 투입하면서 수비수 피케를 원톱으로 내세우는 파격적인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말콤과 알바가 좌우 윙백으로 섰고, 메시와 쿠티뉴가 좌우에서 피케를 보조했으며, 부스케츠를 중심으로 랑글레와 세르히가 스리백을 형성했다.

Barcelona last minutes vs Valencia

이에 발렌시아 역시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최전방 공격수 로드리고를 빼고 수비수 무크타르 디아카비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수비수 5명을 세우는 극단적인 수비로 전환했다. 이제 발렌시아의 공격엔 게데스 한 명만 있었다.

바르사는 경기 종료 직전 무리해서 공격을 전개하다가 발렌시아에게 추가 실점마저 내줄 뻔했다. 하지만 추가 시간에 게데스가 역습 상황에서 얻어낸 완벽한 득점 찬스에서 부정확한 슈팅으로 골을 넣는 데엔 실패했고, 그대로 경기는 2-1 스코어로 마무리됐다.

Valencia last minutes vs Barcelona

물론 선수들 개개인의 경기력 자체도 부진했지만 진작에 시작부터 본인들의 평소 스타일대로 공격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었던 바르사였다. 하지만 도리어 소극적으로 나섰다가 전반전에 발렌시아에게 2실점을 허용하면서 자멸하고 말았다. 이는 전적으로 발베르데 감독의 전술 패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스페인 현지 언론들에선 발베르데 경질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진 사임할 것이라는 보도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호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바르사 회장은 "우린 항상 다음 시즌까지 발베르데와의 계약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해왔다. 나는 그가 코파 델 레이 패배의 원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분명한 건 바르토메우의 성명과는 별개로 코파 델 레이 결승전 패배에 있어 발베르데의 지분이 상당 부분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명문팀을 지도하는 감독이라면 승부처에서 전술적인 역량을 발휘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그는 바르사에서 전반적인 성적 자체는 준수하게 내고 있으나 정작 승부처나 위기 상황에서 먼저 무너지는 문제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시즌 로마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1-4 패)과 이번 시즌 리버풀과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0-4 패)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번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팀이 핀치에 몰려있을 때면 언제나 주저앉아선 이렇다할 지시조차 내리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지 않는 이상 바르사에서 발베르데의 미래는 없다.

Ernesto Valverde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