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창원] 박병규 기자 = “선수들 동기부여는 시켰는데 오히려 제가 없네요” 상주 상무 김태완 감독의 여유로운 미소이자 공허한 마음이 동시에 밀려온 말이었다. 상주는 올 시즌 FA컵 준결승에 올랐고 K리그1 역사상 최다 승점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상주는 지난 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경남FC와 36라운드 맞대결에서 1-0 승리를 거두었다. 일찍이 올 시즌 K리그1 잔류를 확정 지은 상주는 지난 2016년 팀 최다 승점이었던 43점을 넘어 52점을 기록 중이다. 매우 성공적인 시즌이지만 김태완 감독은 아쉬움이 더 강했다.
그는 경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잔류확정에 따른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언급했다. 김태완 감독은 “동기부여를 걱정했지만 각 개인의 성장에 목표를 두자고 했다. 제대 후 원소속팀으로 돌아가 더 빛날 수 있게 경기를 즐기고 발전하자”고 선수들에게 전달하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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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태완 감독은 “선수들 동기부여는 시켰는데 오히려 제 동기부여가 없어졌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자칫 일찍 잔류를 확정 지은 상황의 여유로움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그는 2% 부족했던 상황들이 계속 눈에 밟혔다.
그는 “올 시즌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다. 리그에 잔류하였고 FA컵 성적도 좋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되돌아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조금만 더 잘하여서 FA컵 결승에 올랐다면, 리그에서 승점 1점만 더 확보하여 파이널 라운드 A에 올랐다면 하는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파이널 라운드 A에 오르면 우승을 다투는 팀들과 맞붙어서 저와 선수들 모두 한층 성장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김태완 감독은 상무의 산증인이다. 지난 2002년 국군체육부대 코치로 시작하여 광주 상무, 상주 상무의 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쳤다. 2016년 겨울 정식감독으로 올랐고 3년 만에 성과를 냈다. 그는 누구보다 군 팀의 특징을 잘 알고 변화하는 환경에 잘 대처할 줄 알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군 팀 특성상 반복되는 전역과 입대로 꾸준한 스쿼드를 유지할 수 없다. 가령 겨울에 입대하는 선수는 운동량이 부족하여 정상 컨디션까지 올라오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거기에 팀 전술도 입혀야 하는데 가장 빠르면 5월 말에서 6월 중순이다. 이제 전력을 갖추었다 싶을 때는 기존 선수들이 9월에 전역한다. 그래서 보유한 선수로 최대한 잔여 시즌을 버텨야 하는데 매년 혹독했다. 김태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 상주는 2017년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섰고 2018년에는 10위로 겨우 잔류했다.
악조건인 상황에서 그는 해법을 찾았다. 바로 철저한 이원화 전략이었다. 올 시즌을 예로 들자면 기존 선수들(윤빛가람, 김민우 등)이 대게 여름까지 꾸준히 뛰었다. 1월에 입대한 류승우, 이찬동 등은 6월부터 조금씩 합류하며 손발을 맞추었다. 훈련소를 마치고 곧장 합류한 선수들은 3개월 남짓 따로 경기 감각과 체력, 전술에만 철저히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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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올해 4월 입대한 선수들은 원소속팀에서 동계훈련에 참여했기에 빨리 합류할 수 있다. 김진혁, 김민혁 등은 여름부터 합류하였고 그 외 김선우, 박세진 등은 1월 선수들과 비슷한 과정을 통해 9월부터 출전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9월에 대거 전역하는 선수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것이 김태완 감독의 경험이었다.
비록 본인의 동기부여가 사라졌다고 했지만 김태완 감독은 벌써 내년을 준비 중이다. 우선 기존의 선수들로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하려 한다. 그는 “최근 밀집 수비로 내려선 팀에 고전해서 해법을 찾아 풀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상주만의 색도 조금씩 내고 싶다”며 야심을 드러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