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수원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운명의 장난 같은 경기였다. 국군체육부대 전역 후 나흘 만에 치른 김민우의 수원 삼성 복귀전. 상대는 하필 지난 1년 9개월 동안 몸 담았던 상주 상무였다. 경기 전 김태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나흘 전까지만 해도 후임이었던 동료들과 마주하는 것조차 어색했던 김민우는 “솔직히 많이 불편했다”라고 경기 후 속마음을 털어놨다.
승점 차 없이 6, 7위를 기록 중인 수원과 상주였기에 치열한 승부를 겨뤄야 하는 상황이 괜히 미안했다는 김민우였다. 하지만 경기장 들어가서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는 “수원을 위해 최선을 다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그 노력의 결과물은 수원 복귀전에서의 선제골이었다. 전반 36분 김민우는 한의권이 박스 안에서 과감하게 때린 슈팅이 골키퍼 윤보상을 맞고 흐르자 쇄도해 득점을 완성했다. 하지만 세리머니는 없었다. “찬스가 와서 골까지 넣으니까 처음 느꼈던 그 감정이 커졌다”는 게 김민우의 득점 당시에 대한 회상이었다.
나흘 전에는 군인이었지만, 지금은 다시 프로 선수 본연의 자리로 왔다. 자신이 입고 있는 유니폼의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프로 선수의 삶이다. 이날 김민우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멀티 플레이어로 유명한 선수고 학창 시절 소화한 포지션이지만 최근에는 측면이 익숙했다. 그래도 김민우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앙과 측면 어느 포지션에 뛰고 싶다기보다는, 상위 스플릿으로 가기 위해선 감독님이 어디에 세우든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후반에는 후임이었던 선수들이 더 터프하게 덤벼들었다. 전반에 김민우에게 당한 것이 의식됐는지 후반에는 왼쪽 측면으로 이동한 그를 강한 수비와 반칙까지 동원해 괴롭혔다. 하지만 김민우는 개의치 않았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강하게 나왔다. 시합 전에 정경호 코치님이 장난반 진담반으로 그런 얘길 해서 강하게 나올 거라고 각오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선후배 없다. 상대였으니까 충분히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돌아온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김민우는 “경기장 분위기는 역시 수원다웠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팀이 처한 상황이다. 선두권 경쟁이 익숙했던 수원은 현재 상위 스플릿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6위인 수원은 7위 상주와 승점 차가 없고, 8위 포항과는 1점 차에 불과하다. 김민우는 복귀 후 수원을 더 위로 끌어올려야 하는 사명감이 있었다.
“팀이 좋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선수들 코칭스태프와 함께 다시 하려는 마음이 있다. 조금씩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 노력하고 있다. 중간에 들어와서 팀에 폐가 되지 않도록 골이나 도움으로 보탬이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