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가브리엘이 돌아왔다! 요즘은 통상적으로 가브리엘하면 가브리엘 제수스를 연상하기 마련이다. 제수스는 맨체스터 시티와 브라질 대표팀에서 연신 활약상을 이어오며 유명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원래 브라질에선 가브리엘하면 '가비골(Gabigoal)'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가브리엘 바르보사를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물론 바르보사가 제수스보다 1살 더 많긴 하지만 이미 그는 만 8세에 브라질 명문 산토스 유스팀에 입단했고, 어려서부터 네이마르와 함께 브라질의 미래를 책임질 재능으로 호평을 받았었다. 심지어 브라질 스포츠 전문 매체 '글로부'에선 아직 프로 데뷔조차 하지 않은 만 14세의 바르보사에 대해 "간수의 왼발과 네이마르의 기술, 그리고 루카스 모우라의 스피드를 동시에 갖춘 선수"라고 호평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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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2014년과 2015년에 코파 두 브라질(브라질 컵) 득점왕 2연패를 달성했고, 2015년 브라질 언론 선정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했다. 제수스보다 먼저 브라질 대표팀에 승선한 그는 2016년 5월 30일,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으며 A매치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고, 아이티와의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코파 아메리카 100주년 기념 대회)에서도 골을 추가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선 네이마르, 제수스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구축하며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자연스럽게 브라질 현지에선 두 가브리엘(바르보사와 제수스)이 자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는 기대로 가득 찼다.
바르보사는 2016년 8월 27일, 2950만 유로(한화 약 372억)의 고액과 함께 인테르로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바로 이 이적이 그에게 있어선 악몽의 시작이었다. 당시 인테르 감독이었던 프랑크 데부어는 인터뷰에서 대놓고 가비골에 대해 "유럽 축구는 브라질과는 다르다"라며 아직 유럽 무대에서 뛸 준비가 되지 않은 선수로 규정하며 외면했다. 2016/17 시즌 전반기 내내 그는 세리에A 3경기에 출전해 단 20분 만을 소화했을 뿐이었다. 그나마 후반기 들어 소폭이나마 출전 기회가 늘어긴 했으나 1시즌 도합 그의 출전 시간은 111분이 전부였다.
GOAL결국 그는 2017/18 시즌을 앞두고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로 임대를 떠나야 했다. 문제는 이미 그의 자신감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였고, 이로 인해 그는 벤피카에서도 전반기, 포르투갈 리그 1경기 출전(13분)에 그친 채 벤치를 지켜야 했다. 말 그대로 그는 유럽에서 존재감 자체가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은 건 바로 친정팀 산토스였다. 산토스로 돌아간 그는 공식 대회 첫 4경기(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경기와 브라질 세리에A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심지어 3월 15일, 클럽 나시오날과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조별 리그 2차전에선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징계에서 돌아온 그는 에스투디안테스와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조별 리그 4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견인했다. 이 골을 기점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그는 18골로 2018년 브라질 세리에A 득점왕과 코파 두 브라질 득점왕을 동시에 차지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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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브라질 세리에A에선 일찌감치 득점 1위를 독주했다. 득점 2위인 아틀레티쿠 미네이루 공격수 히카르두 올리베이라(13골)와의 골 차는 5골이었다. 이 덕에 그는 브라질 세리에A 최종전에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음에도 여유있게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에버튼과 웨스트 햄, 크리스탈 팰리스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물론 많은 유럽 구단들이 가비골의 부활을 주목하면서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그 역시 1월엔 다시 유럽 무대로의 복귀를 열망하고 있다. 어느 곳이 될 지는 모르지만 이제 곧 그의 2번째 유럽 도전이 시작된다. 아직 그의 나이는 만 22세에 불과하다. 이번엔 실패가 아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길 기대해본다.
바르보사 "내가 바라던 대로 일들이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난 인테르에서 팬들과 선수들을 비롯해 모든 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어쩌면 내 적응이 이상적이지 않았을 지도 모르지만 난 언어를 배울 수 있었고, 이탈리아에서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난 여전히 밀라노(인테르 연고지)를 사랑한다"
GOAL
# 2018 브라질 세리에A 득점 TOP 5
1위 가브리엘 바르보사(산토스): 18골
2위 히카르두 올리베이라(미네이루): 13골
3위 디에구 소우사(상 파울루): 12골
3위 파블루(파라나엔시): 12골
5위 니콜라스 로페스(인테르나시오날): 11골
5위 레안드루 페헤이라(샤페코엔시): 11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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