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g Woo-young, Al Sadd 정우영Getty

사비 감독의 티키타카, 시작점은 '센터백' 정우영

▲정우영, 사비 감독 체제에서 센터백으로 변신
▲프리시즌부터 중앙 수비수 자리 소화했다
▲사비의 바르셀로나식 티키타카, 정우영부터 시작

[골닷컴] 한만성 기자 = 한국 대표팀과 소속팀 알 사드의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29)이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체제에서 변신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알 사드는 14일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알 두하일을 상대한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ACL) 16강 2차전 홈 경기를 3-1 완승으로 장식했다. 이 덕분에 알 사드는 알 두하일을 1, 2차전 합계 4-2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올여름 알 사드 감독으로 부임한 '바르셀로나 레전드' 사비의 지도자 커리어가 순조롭게 시작된 셈이다.

대다수 동아시아 리그와는 달리 추춘제로 진행되는 카타르 스타 리그의 2019/20 시즌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알 사드 사령탑이 된 사비 감독은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ACL 16강에서 지도자 데뷔전을 치르는 부담을 안아야 했다. 그러나 약 3개월 전 부임한 사비 감독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진행한 프리시즌을 통해 팀을 탄탄하게 정비하며 ACL 8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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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점은 사비 감독이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경험한 루이 판 할, 펩 과르디올라 등 '토털 축구'를 지향하는 지도자들의 축구 철학을 알 사드에서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중심에는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이 신임하는 정우영과 남태희(28)가 있다. 두 선수는 알 두하일과의 ACL 16강 1, 2차전에 나란히 선발 출전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가장 눈여겨볼 점은 정우영의 포지션 변화다. 정우영은 사비 감독이 부임한 후 치른 ACL 16강 1, 2차전에서 차례로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다. 평소 그는 알 사드와 한국 대표팀에서 늘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물론 후방 빌드업을 위해 그가 최후방 수비진으로 내려와 공격 전개를 이끈 적은 있지만, 사비 감독은 아예 그의 포지션을 중앙 수비수로 고정시켰다.

사비 감독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진행한 프리시즌 캠프 도중 열린 평가전에서도 줄곧 정우영을 중앙 수비수로 활용했다. 이는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사비 감독이 능숙한 패스 공급 능력을 자랑하는 정우영을 그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우영은 알 두하일과의 지난 7일 ACL 16강 1차전에는 백포 수비라인의 오른쪽 중앙 수비수, 14일 2차전에는 백스리 수비라인의 스위퍼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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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미드필더의 수비수 변신은 과거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현재 맨체스터 시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주 선보이는 전술적 선택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리버풀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영입해 그를 중앙 수비수로 고정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팀 전술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 세르히 부스케츠도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하비 마르티네스, 사비 알론소 등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한 적이 있다. 이후 그는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를 종종 중앙 수비수로 활용했다.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한 미드필더를 최후방에 배치하면 그만큼 짧은 패스 연결을 바탕으로 골키퍼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과르디올라 감독의 생각이다.

알 사드는 사비 감독 체제에서 4-3-3, 3-4-3 등의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알 사드의 후방 빌드업을 정우영이 책임진다면, 공격 진영에서는 남태희가 '10번'으로 활약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또한, 알 사드에는 이 외에도 지난 2019년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을 탈락시킨 공격수 아크람 아피프(22), 하산 알 헤이도스(28) 등의 카타르 대표팀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과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맹활약한 중앙 미드필더 가비(36)도 지난 시즌부터 알 사드에서 뛰고 있다.

한편 알 사드는 ACL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호 알 나스르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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