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 1군 뛴 박규현, “팬들이 ‘팍!’하며 유니폼을 요청했다” [GOAL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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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 1군에서 친선전을 소화한 박규현, 팬들은 사인과 유니폼을 요청했다

[골닷컴] 정재은 기자=

박규현(18, 베르더 브레멘II)이 1군 두 번째 경기를 소화했다. A매치 휴식기에 열린 상파울리와의 친선전에 그는 등 번호 20번을 달고 출전해 30분 동안 뛰었다. 관중 1만 4천 명 앞에서 1군 경기를 뛴 박규현은 “내가 축구를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벅차했다. 

박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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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6시(현지 시각) 상파울리의 홈구장 밀런토어 슈타디온에서 베르더 브레멘이 상파울리를 상대로 친선전을 펼쳤다. 친선전에도 불구하고 1만 4천 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곳에서 박규현은 자신의 두 번째 1군 경기를 치렀다. ‘PARK’과 등 번호 20번이 새겨진 유니폼도 받았다. 그는 “다른 어느 때보다 설레고 긴장됐다”라고 말했다. 

경기는 0-1로 끝났다. 상파울리의 승리다. 첫 번째 1군 경기서 왼쪽 풀백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던 박규현은 이번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2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잘 잡았기 때문에 플로리안 코펠트 감독은 그를 그 자리에 세워 지켜봤다. 경기 후에는 ‘아빠 미소’를 지으며 박규현을 안아줬다. 

방금 막 경기를 끝내고 돌아와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열여덟 선수의 이야기를 들었다. 

박규현

[볼드] GOAL: 30분 동안 1군 친선전을 소화했다. 어떤 경기를 치른 것 같나? [/볼드]

왼쪽 풀백으로 뛸 줄 알았는데 감독님께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서라고 하셨다.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감독님이 ‘아빠 미소’를 지으며 안아주셨다. 경기가 0-1로 뒤져있는 상황에서 투입됐다. 내 패스로 1-1 상황이 만들어질 뻔했는데 아쉽게 놓쳤다.(웃음) 오늘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더 많이 뛰었다. 소리도 많이 질렀다. 최대한 강하게 하려고 했다. 

[볼드] GOAL: 경기를 앞두고 어떤 기분이었나? [/볼드]

긴장감 속에서 설렘이 느껴졌다. 긴장해서 막 떨리는 건 아닌데, 미친 듯이 설렜다. 처음 경기장에 도착했는데 팬들이 점점 몰리더라. 그때부터 ‘아, 오늘 재밌겠다’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선발일 거라고 생각했다. 선발이 아니어서 내심 아쉬웠다. 빨리 들어가고 싶었다. 많은 관중 속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지금 내 눈앞에 바로 그 상황이 놓여 있었다! 빨리 들어가서 뭔가 보여주고 싶어서 설렜다. 

[볼드] GOAL: 경기 후에 팬들이 사인과 사진을 많이 요청했다 [/볼드]

경기 뛸 때 어디선가 내 이름이 들렸다. 어색한 발음으로 ‘규현 팍!’ 이라고 외치더라. 내가 상대편 크로스 차단을 측면에서 두 번 했는데 그때 관중석에서 ‘팍! 팍!’하는 게 들렸다.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랑 인사하는데 멀리서 어린 아이들 열 명 정도가 손을 내밀더라. 같이 인사를 나누고 라커룸에 들어가다 팬들과 사진도 많이 찍었다. 유니폼도 달라고 하더라! 줘도 되는지 몰라서 미안하다고, 다음에 주겠다고 했다. 

이렇게 많은 관중 속에서 뛰고 또 독일인들이 내 이름을 계속 불러줘서 신기했다. 1군 경기여서 더 특별했다. 경기 끝나고 나서 주저앉았는데 다시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고 인사를 나누면서 내가 축구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새로운 시작이라는 걸 느꼈다. 

[볼드] GOAL: 1군에서 벌써 두 번째 친선전을 뛰었고 훈련도 일곱 번 함께 했다. U-19나 2군과의 차이점이 느껴지나? [/볼드]

프로 의식이 확실히 다르다. 그리고 수비수로서 느끼는 점도 많다. U-19나 2군에서는 내가 혼자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았고, 혼자 해결하는 게 가능하다. 그런데 1군에서는 팀으로 확실히 뭉쳐져 있다. 조직력 자체가 다르다. 혼자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다. 

[볼드] GOAL: 가장 영감을 많이 받은 선수는 누구인가? [/볼드]

선발로 출전한 크리스티안 그로스(30)다. 그가 왜 분데스리가에서 뛰는지 확실하게 느껴졌다. 센터백인데, 키가 182cm다. 나랑 비슷하다. 근데 뭐가 다르냐면, 상대방의 패스를 거의 완벽하게 차단한다. 앞으로 막 치고 나가는 게 아니다. 다 계획적이다. 오늘 85% 이상 수비를 성공한 것 같다. 상대편이 원하는 걸 못하게 한다. 상대방이 하고 싶은 거 못하게 하면 그건 성공이다. 그로스가 오늘 그걸 제대로 보여줬다. 오늘 보고 많이 느꼈다. 

[볼드] GOAL: 입단 당시 브레멘에서는 멀티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에선 센터백으로 뛰었고 요즘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왼쪽 풀백으로도 자주 뛴다. 주 포지션이 점점 정해지고 있는 건가? [/볼드] 

센터백으로 서는 빈도수는 적어졌다. 마르코(U-19) 감독님은 지금 프로팀에서 왼쪽 풀백이 가장 취약하니까 왼쪽 풀백으로 훈련을 많이 하자고 하셨다. 중앙 수비수는 사실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에서 성장해서 독일 전술 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 아직 어리기 때문에 구단의 위험 부담도 크다. 

박규현

[볼드] GOAL: 요즘 독일어 공부는 어떻게 하는 중인가?[/볼드]

구단에서 어학원에 보내준다. 선생님과 많이 친해졌다. 집 가는 길도 똑같아서 대화를 자주 나눈다. 수업 끝나고 집에 오면 낮잠을 좀 자고 운동에 다녀왔다. 저녁 8시 정도가 된다. 잠깐 쉬다가 2시간 정도 혼자 공부를 한다. 매일 하진 못한다. 그래도 일주일에 3번 이상은 한다. 혼자 하다보니 한계가 있기는 하다. 동료들이랑 영어와 독일어를 섞어서 대화하는데 확실히 애들이 가장 좋은 선생님 같다.(웃음) 물론 가장 먼저 배운 건 독일어 욕이다. 경기장에서 가끔 들린다. 

U-19 경기를 뛰면 다들 어리다 보니까 나한테 독일어로 시비 거는 애들도 종종 있다. 그럴 때 내가 독일어로 ‘나 독일어 못해’라고 하면 그때부턴 아무 말도 안 한다. 그럼 친구들이 잘했다고 한다. 

[볼드] GOAL: 동료들과도 많이 친해졌나보다 [/볼드]

애들이 나를 ‘Tirro(티로)’라고 부른다. 은어인데, 한국어로 ‘똘끼’ 있는 사람을 칭한다. 한국에서도 많이 들었던 얘기다, 하하. 한국에서도 애들이 나한테 ‘넌 정말 역대급이다’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여기서도 똑같다. ‘레전드’라고 그런다. 그만큼 서로 스스럼없이 친하게 잘 지내는 중이다. 

[볼드] GOAL: 1군 훈련에서 생긴 재밌는 에피소드는 없나? [/볼드]

유야 오사코(29)가 지금 부상이다. 근데 훈련 중에 팬들이 나한테 ‘오사코! 오사코!’이러더라, 하하. 아무래도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린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독일인 선수가 아니라고 해줬다. 덕분에(?) 끝나고 사인도 꽤 해줬다. 설마 사인해줄 때도 나를 오사코라고 생각하진 않았겠지? 

[볼드] GOAL: 이번 주말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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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는 U-19, 2군 경기가 없다. 오늘 경기 뛴 시간이 30분이라서 아쉽다. 헬스장에 가서 개인 운동을 할 예정이다. 원래 주말에도 개인 운동을 계속 해왔다. 가서 부족한 운동량을 채우고 푹 쉴 거다! 

사진=박규현 제공,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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