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현대 축구에서 풀백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측면 공격의 시발점과 같은 역할은 물론이고, 기본적으로 체력 소비가 많다. 측면 수비수인 만큼 본업인 수비진에서도 상대의 공격을 막을 줄 알아야 한다.
소위 말하는 강팀들 또한 정상급 풀백들을 보유했다. 최근 5년 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리버풀까지, 기본적으로 탄탄한 측면 수비진 라인업을 자랑했다.
이번 순서는 풀백들 비교다. 정확히는 삼바 군단 브라질 출신 풀백들이다. 포지션은 왼쪽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브라질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전제 조건이 있다. 마르셀루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선수다. 카를루스의 경우 과거 선수다.
또 한 가지 조건을 걸겠다. 대표팀 커리어는 단연 카를루스다. 마르셀루는 브라질 대표팀 일원으로 2013 컨페드컵을 제외하면 우승컵 자체가 없다. 카를루스는 두 번의 월드컵 결승전 출전은 물론 2002 월드컵 우승 멤버다. 대표팀에 관한 이야기를 빼지는 않겠지만, 기준은 레알 마드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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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꾸준한 성장세 레알의 UCL 우승의 숨은 주역 마르셀루
2010년대 최고의 왼쪽 풀백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거론될 선수다. 1988년생인 마르셀루는 플루미넨세 시절부터 제2의 카를루스로 불렸다. 오버래핑 능력이 우수했고, 킥력도 좋았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도 덤. 무엇보다 테크니션이다. 카를루스와 가장 큰 차이다. 후술하겠지만, 카를루스와 마르셀루는 브라질과 레알 그리고 왼쪽 풀백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스타일상 차이가 있다.
2007년 1월 이적시장을 통해 플루미넨세에서 레알로 이적했다. 정확히는 1년 전 이미 레알과 이적에 합의를 한 상태였다. 지금이야 풍성한 곱슬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지만, 레알 이적 초반만 해도 마르셀루는 짧은 머리 탓에 또다른 호비뉴라는 별명을 얻었다.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니었다. 공격력은 좋았다. 대신 효율성이 떨어졌다. 앞으로 자주 나갔지만 위치를 잘 잡지 못했다. 오히려 풀백보다는 윙어 자리에서 더욱 위협적이었다.
10년 전 그러니까, 2009/2010시즌부터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높은 기대치에 비해 조금은 저조한 활약상을 보여줬던 마르셀루지만, 수비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무리뉴와의 호흡이 좋았다. 무리뉴 감독 부임과 함께 마르셀루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며 레알의 주전으로 우뚝 섰다.
2013/2014시즌 레알의 라 데시마를 기점으로 2015/2016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레알의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 주축 멤버였다. 호날두가 마음껏 왼쪽 측면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마르셀루의 존재가 컸다. 활동폭이 넓기 때문에 호날두가 좀 더 편하게 공격에 임할 수 있었다.
앞서 말했지만, 브라질 대표팀 커리어가 좋지 않다.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주전으로 나섰지만, 브라질 자체가 부진했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 독일전에서는 1-7 참패 당시 주전으로 나섰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대표팀의 '미네이랑 비극'을 지켜봐야만 했다.
2013 컨페드컵 우승이 있지만, 컨페드컵은 엄연히 말하면 이벤트성 대회다. 레알 일원으로는 21개의 우승 트로피를 획득한 마르셀루지만,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앞서 말한 컨페드컵 우승이 전부다. A매치 출전 기록도 58경기다 전부다. 러시아 월드컵 8강전 이후에는 알렉스 산드루와 헤낭 로지에게 주전 자리까지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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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의 2002 월드컵 우승 주역, 레알에서도 UCL 세 차례나 우승 달성
Getty마르셀루가 2010년대를 대표한다면, 카를루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간판 스타였다. 마르셀루와 마찬가지로, 레알 출신이다. 다만 카를루스의 경우 레알이 유럽 첫 번째 팀은 아니었다. 1995년 파우메이라스에서 인터 밀란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지만 활약상이 좋진 않았다. 마르셀루가 그랬듯 불안한 수비력이 문제였다.
1996년 레알로 이적한 이후 2007년까지 레알의 왼쪽 측면을 담당했다. 그리고 2006/2007시즌 후반기에는 마르셀루와 레알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레알 소속으로 3차례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1997/1998시즌에는 유벤투스를 그리고 1999/2000시즌에는 발렌시아를 밀어내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01/2002시즌에는 그 유명한 지단의 발리슈팅을 어시스트했다. 시즌 후 치른 월드컵에서는 풀백이 아닌 윙백으로 포지션을 옮겨 브라질의 통산 5번째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카를루스는 2002 발롱도르 2위를 기록했다. 오히려 꾸준함만 놓고 보면 월드컵에서 8골을 가동한 호나우두보다 더 좋은 선수가 바로 카를루스였다. 호나우두가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돋보였다면, 카를루스에게는 호나우두에게는 없는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도 있었다.
마르셀루와 달리 카를루스는 브라질 대표팀 일원으로 월드컵 우승 그리고 두 번의 코파 아메리카 우승이 있다. 1997년에는 컨페드컵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A매치 센츄리 클럽 가입을 포함해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당대 최고 아니 역대 최고 풀백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 비슷한 데 다르다? 마르셀루와 카를루스 공통점과 차이점은?
박성재 디자이너일단 두 선수 모두 레알과 브라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포지션은 왼쪽이다.
기본적으로 두 선수 모두 공격력이 좋다. 달리 말하면 오버래핑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 풀백이라고 해서 수비진에만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공격수보다 더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활동 범위 자체가 상당하다.
우선 카를루스의 경우 기본적으로 피지컬이 상당하다. 키는 작다. 168cm다. 대신 밸런스가 매우 우수하다. 활동량도 좋은데 발도 빨랐다. 수비력이 정상급은 아니지만 그 만큼 빼어난 활동량을 무기로 상대 측면 공격수들을 괴롭혔다.
카를루스의 경우 킥력 자체도 우수했다. 레알이 아닌 브라질 대표팀에서였지만, 프랑스와의 1997 프레 월드컵 UFO슛은 다시 봐도 훌륭하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매우 유용했으며, 레알 소속으로만 69골을 가동했다. 단순 스탯만 두고 보면 마르셀루보다 더 좋은 편이다.
마르셀루는 카를루스와 달리 발 밑이 더 좋다. 테크니션이다. 카를루스의 경우 피지컬을 활용한 드리블 능력이 무기였다면, 마르셀루는 훌륭한 드리블 능력을 무기로 상대 수비진을 벗겨내는 데 능했다. 오해는 말자. 그렇다고 발이 느린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빠른 편이다.
카를루스와 마찬가지로 활동량도 매우 좋다. 다만 카를루스가 더 커버 범위가 넓었을 뿐이다. 마르셀루의 위치 선정과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움직임 그리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는 드리블은 카를루스 이상이라는 평이다.
수비력도 마찬가지다. 카를루스의 경우 수비력이 좋지는 않았다. 태클 능력은 우수하지만, 상대와의 경합 보다는 슬라이딩 태클을 통해 공격진을 막는 데 주력했다. 마르셀루는 경합 과정에서 조금 더 유용했다. 피지컬보다는 오히려 영리함이 돋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