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초로 8연패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통산 30번째 독일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번 우승의 최고 수훈갑은 다름 아닌 한스-디터 플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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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이 17일 새벽 3시 30분(한국 시간)에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32라운드에서 고전 끝에 1-0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24승 4무 4패 승점 76점으로 조기에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바이에른의 분데스리가 우승은 구단 역대 29번째이자 분데스리가가 설립된 1963/64 시즌 이전(당시엔 지역별로 리그가 있었고, 해당 지역 우승팀들이 토너먼트를 치러 독일 챔피언을 가렸다)까지 추가하면 바이에른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30번째 독일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는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역대 3번째 30번째 리그 우승(유벤투스 35회, 레알 마드리드 33회)에 해당한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바이에른은 2012/13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시작으로 8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리그 8연패는 분데스리가 최초이자 유럽 5대 리그 중에서도 유벤투스(2011/12 시즌부터 2018/19 시즌까지 8연패.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한다면 9연패를 달성하게 된다)와 함께 최다 연패 기록이다.
다만 자세하게 내막을 살펴보자면 바이에른이 8연패를 달리는 동안 순항만 한 건 아니다. 물론 중간중간 부침이 있긴 했으나 첫 6시즌 동안은 결과적으로 2위와의 승점 차를 10점 이상 벌리면서 독주하다시피 했다. 유프 하인케스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13 시즌엔 독일 구단 최초 트레블(분데스리가, 챔피언스 리그, DFB 포칼 삼관왕)의 영광을 얻었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 시기(2013/14 시즌부터 2015/16 시즌까지)엔 분데스리가에서 독주하면서 독보적 1강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바이에른은 이러한 모습이 많이 퇴색한 인상이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은 니코 코바치 신임 감독 하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27라운드까지 2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다행히 우승 결정전이라고 불린 28라운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맞대결에서 5-0 대승을 거두면서 1위 탈환에 성공했고, 결국 승점 2점 차(바이에른 승점 78점, 도르트문트 승점 76점)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바이에른이었다.
이번 시즌은 더 위기였다. 바이에른 보드진은 코바치 감독을 신임했으나 10라운드 기준 바이에른의 순위는 5승 3무 2패 승률 5할로 승점 18점에 그치면서 4위로 추락해 있었다. 심지어 5위 프라이부르크는 물론 6위 샬케와 승점 동률이었다. 이대로라면 분데스리가 우승을 고사하고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획득 여부 자체가 불투명이었다. 이에 결국 바이에른 보드진은 코바치를 경질하고 수석코치인 플릭을 감독으로 임명하는 강수를 던졌다.
부임 후 처음엔 살짝 주춤했다. 도르트문트(11라운드)와 포르투나 뒤셀도르프(12라운드)를 상대로 연달아 4-0 대승을 거두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바이엘 레버쿠젠(13라운드)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14라운드)에게 연달아 1-2로 패하면서 팀 성적은 7위까지 추락하고 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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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바이에른은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브레멘과의 15라운드 6-1 대승을 시작으로 분데스리가 6연승을 달린 바이에른은 RB 라이프치히와의 21라운드에서 0-0 무승부에 그쳤으나 다시 분데스리가 11연승을 달렸다. 최근 분데스리가 18경기에서 17승 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올린 바이에른이다.
비단 분데스리가가 전부가 아니다. 그 사이에 열린 챔피언스 리그와 포칼에서도 승리를 반복하면서 23경기 무패(22승 1무) 행진을 이어왔다. 말 그대로 패배를 모르는 바이에른이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플릭 감독 체제에서 분데스리가 22경기 19승 1무 2패 포함 공식 대회 29경기 26승 1무 2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미 플릭은 바이에른 감독 부임하고 25경기에서 22승을 거두면서 구단 역대 신임 감독 부임 기준 25경기 최다 승(종전 기록은 과르디올라의 21승) 기록을 수립했다. 이후에도 플릭은 전승 행진을 달리면서 해당 기록을 늘려나가고 있다.
물론 31골로 분데스리가 득점 1위를 독주하고 있는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벌써 분데스리가 20도움 고지를 점령한 토마스 뮐러, 두 자리 수 골과 도움을 동시에 달성한 세르지 그나브리(12골 10도움), 측면 수비수에서 원래 포지션이었던 중앙 미드필더로 돌아와 분데스리가 볼 소유 1위(3,109회)와 활동량 1위(382.2km)를 동시에 달리고 있는 요슈아 킴미히(3골 7도움), 그리고 왼쪽 측면 수비수에서 중앙 수비수로 보직에 변경해 수비진의 리더로 떠오른 다비드 알라바와 측면 공격수에서 왼쪽 측면 수비수로 변신에 성공해 유럽 무대를 강타하고 있는 떠오르는 만 19세 신예 알폰소 데이비스의 활약상(3골 5도움. 순간 최고 속도 36.51km/h로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 속도)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외 언제나 바이에른의 골문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주장 마누엘 노이어와 회춘한 제롬 보아텡, 수비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벤자맹 파바르(4골 4도움), 벌크업에 성공해 후반기에만 전반기는 1도움이었으나 후반기 6골 4도움을 올린 레온 고레츠카도 있다.
하지만 레반도프스키와 노이어 정도를 제외하면 위에 언급한 선수들은 모두 플릭 감독 하에서 한 단계 성장에 성공했다. 특히 뮐러와 보아텡은 코바치 감독으로부터 주전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통보를 받으면서 겨울 이적시장 당시만 하더라도 이적설에 이름을 오르내렸다. 그러던 그들이 플릭 하에서 전성기 모습을 회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전술을 재구성했고,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을 극대치로 끌어냈다. 2012/13 시즌 하인케스 이후 가장 바이에른다운 스타일의 축구를 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미 코바치 감독 하에서 10경기라는 짧은 기간에 획득하지 못한 승점이 많다 보니 설령 남은 분데스리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바이에른의 승점은 82점으로 지난 시즌(승점 78점)과 2014/15 시즌(승점 79점) 제외하면 8연패 기간 중 가장 떨어지는 수치이다. 2012/13 시즌(승점 91점)과 2013/14 시즌(승점 90점)에 연달아 승점 90점을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부족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플릭 부임 후만 고려하면 경기당 승점 2.64점으로 2012/13 시즌(경기당 승점 2.68점)과 2013/14 시즌(경기당 승점 2.65점)에 육박하는 성적이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경기당 승점 2.6점 이상을 올린 건 2012/13 시즌과 2013/14 시즌 밖에 없다(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승점 3위는 2016/17 시즌 바이에른이 기록한 88점으로 경기당 승점 2.59점).
게다가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 32라운드까지 93골을 넣으면서 분데스리가 역대 32라운드 기준 최다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위는 1971/72 시즌 바이에른이 수립한 95골로 당시 그들은 시즌 종료 기준 101골을 기록하면서 분데스리가 유일의 100득점 팀으로 역사에 남아있다. 다만 플릭 부임 이후로만 놓고 보면 바이에른은 22경기 66득점으로 경기당 3골을 넣고 있다. 이는 1971/72 시즌 바이에른(경기당 2.97골)을 상회하는 수치다.
이런 점들만 놓고 보더라도 바이에른은 플릭이 없었다면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이 불가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당연히 바이에른 팬들 입에서 "플릭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라는 말이 나올 법 하다. 플릭이 있기에 이번 시즌보다도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바이에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