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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패' 바이에른, 로베리 시대에 아름다운 작별 고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5-1 대승을 거두면서 분데스리가 역사상 처음으로 7연패를 수립했다. 바이에른의 전설적인 양날개 프랑크 리베리와 아르옌 로벤도 골을 넣으면서 아름다운 고별식을 장식했다.

바이에른이 알리안츠 아레나 홈에서 열린 2018/19 시즌 분데스리가 34라운드 최종전에서 프랑크푸르트를 5-1로 대파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24승 6무 4패 승점 78점으로 2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승점 2점 차로 제치고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전, 바이에른은 3명의 선수들과 고별식을 치렀다. 바로 리베리와 로벤, 그리고 하피냐가 그 주인공이다. 셋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면서 정든 바이에른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 중에서도 리베리와 로벤은 바이에른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들이었다. 리베리는 2007년 여름, 바이에른에 입단해 무려 12년 동안 에이스로 군림했고, 로벤은 2009년에 합류해 리베리와 함께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고 중 하나로 손꼽히는 좌우 측면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바이에른의 2012/13 시즌 독일 구단 최초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 삼관왕)은 물론 최초 분데스리가 7연패의 초석이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선수가 바로 리베리와 로벤인 것이다. 지난 10년 사이에 바이에른을 넘어 분데스리가 최고의 히트 상품은 바로 '로베리(Robbery: Robben+Ribery 합성어)'였다.

이에 바이에른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알리안츠 아레나를 가득 메운 바이에른 홈팬들 역시 리베리와 로벤의 모습이 담긴 대형 걸게에 '안녕 그리고 감사(SERVUS & DANKE)'라는 문구와 함께 아름다운 카드 섹션을 선보였다.

아직 분데스리가 우승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바이에른은 로베리와 하피냐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채 킹슬리 코망과 세르지 나브리를 좌우 측면 공격수로, 요슈아 킴미히를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각각 선발 출전시켰다. 이번 시즌 베스트 일레븐에 해당하는 선수들을 총출동시킨 바이에른이었다.

바이에른 선수들은 분데스리가 우승에 더해 로베리와 하피냐에게 아름다운 고별식을 선사하기 위해 경기 시작과 동시에 파상공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바이에른은 4분 만에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의 전진 패스를 코망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면서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바이에른은 일방적으로 프랑크푸르트의 골문을 두들겼으나 전반 7분경 나브리의 골문 앞 노마크 슈팅을 비롯해 8분경 왼쪽 측면 수비수 다비드 알라바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 12분경 바이에른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현란한 드리블에 이은 슈팅, 31분경 뮐러의 골문 앞 슈팅이 모두 프랑크푸르트 골키퍼 케빈 트랍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히면서 추가골을 넣는 데엔 실패했다. 26분경엔 나브리의 골이 비디오 판독 결과 레반도프스키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무효가 되는 아쉬움도 있었다. 도리어 37분경엔 중앙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부상을 당하면서 헤나투 산체스 투입과 함께 다소 이른 시간에 교체 카드 한 장을 소진할 수 밖에 없었던 바이에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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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역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기 위해선 승리가 절실했다. 이에 프랑크푸르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 조나단 데 구즈만을 빼고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핵심 공격수 세바스티앙 알레를 교체 출전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이는 주효했다. 프랑크푸르트는 후반 5분경,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수비수 다비드 아브라함의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온 걸 알레가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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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알레의 골은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것이나 다름 없었다. 실점을 허용하고 곧바로 2분 뒤(후반 7분), 뮐러의 중거리 슈팅을 트랍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온 알라바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바이에른이 다시 리드를 잡아나갔다.

이어서 후반 12분경, 코망의 돌파에 이은 패스를 받은 헤나투 산체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드리블을 치고 들어오다가 접는 동작으로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선 각도가 없는 곳에서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산체스는 골을 넣자마자 바이에른 벤치까지 달려가 하피냐와 함께 기쁨을 나눴다.

2골 차의 여유가 발생하자 니코 코바치 바이에른 감독은 후반 16분경에 코망을 빼고 리베리를 넣은 데 이어 후반 22분경 나브리 대신 로벤을 투입하면서 두 전설들에게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마지막 시간을 선사했다.

이후는 아름다운 고별식의 연속이었다. 먼저 후반 27분경, 킴미히의 패스를 받은 리베리가 현란한 양발 드리블로 상대 수비 두 명을 제친 후 또 다른 수비수의 태클이 들어오기 전 골키퍼 키를 넘기는 반박자 빠른 로빙 슈팅으로 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는 리베리 선수 경력을 통틀어서도 가장 아름다운 골들 중 하나였다. 골을 넣자 리베리는 유니폼을 벗으면서 골 세레모니를 펼쳤고, 울리 회네스 바이에른 회장은 관중석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서 후반 32분경, 레반도프스키의 센스 있는 로빙 패스에 이은 알라바의 땅볼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로벤이 가볍게 논스톱 슈팅으로 밀어넣으며 5-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로벤의 골이 들어가자 벤치에 있는 바이에른 선수들까지 모두 로벤에게 달려들면서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리베리와 로벤은 본인들 커리어에 있어서 마지막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골을 추가하면서 바이에른의 분데스리가 7연패와 함께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작별을 고했다. 프랑크푸르트전 골과 함께 리베리는 분데스리가 통산 273경기에 출전해 86골 93도움을, 로벤은 201경기에 출전해 99골 52도움을 각각 기록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리베리는 이번 우승으로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초로 우승 9회를 달성하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로벤 역시 분데스리가 우승 8회로 올리버 칸과 메멧 숄, 필립 람, 그리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와 같은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물론 아직 이들의 여정이 모두 끝난 건 아니다. 오는 5월 26일 새벽 3시(한국 시간) RB 라이프치히와 DFB 포칼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둘은 타 리그에서 선수 경력을 이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분데스리가와 정든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 작별을 고한 로베리이다(포칼 결승전은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다).

이렇게 무려 10년간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던 로베리의 시대가 막을 내린다. 이제 바이에른은 물론 분데스리가 역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Servus & Danke Robbery"

리베리 "정말 힘들었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분데스리가 챔피언이 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나의 가장 위대한 마지막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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