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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 1900경기' 브레멘, 기적을 연출하다... 승강 PO행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북독을 대표하는 전통의 팀 베르더 브레멘이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최종전에서 쾰른을 6-1로 대파하면서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브레멘이 베저슈타디온 홈에서 열린 쾰른과의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34라운드에서 6-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브레멘은 8승 7무 19패 승점 31점으로 우니온 베를린 원정에서 0-3 완패를 당한 포르투나 뒤셀도르프(17위, 승점 30점)를 제치고 16위에 오르면서 극적으로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경기는 브레멘에게 있어 구단 역사상 1,900번째 분데스리가 경기였다. 이는 분데스리가 팀들 중 첫 1,900경기기도 했다. 이런 의미있는 경기에서 브레멘은 승리하면서 실낱 같았던 잔류 희망을 이어나가는 데 성공했다.

최종전을 앞둔 시점에 브레멘은 승점 28점으로 강등권인 17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뒤셀도르프와의 승점 차는 2점이었고, 골득실에선 33라운드 기준 -32로 뒤셀도르프(-28)에게 4골 차 열세를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뒤셀도르프의 상대는 이미 분데스리가 잔류를 확정지으면서 동기 부여가 사라진 승격팀 우니온 베를린이었다. 

브레멘이 잔류하기 위해선 일단 무조건적인 승리가 필수였다. 어차피 뒤셀도르프가 승리한다면 브레멘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강등된다. 브레멘이 승리한다면 뒤셀도르프가 패할 경우 승강 플레이오프행이 확정되고, 뒤셀도르프가 무승부를 기록한다면 4골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어야 한다. 즉 가능한 많은 골을 넣으면서 승리할 필요성이 있었던 브레멘이었다.

당연히 브레멘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파상공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브레멘은 22분경, 중앙 미드필더 막시밀리안 에게슈타인의 패스를 받은 공격수 오사코 유야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게다가 베를린에서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우니온이 26분경, 뒤셀도르프 상대로 공격수 안소니 우자의 골로 리드를 잡은 것. 이는 브레멘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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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가 오른 브레멘은 우니온의 골이 터져나오고 곧바로 1분 뒤(27분)에 오사코의 전진 패스를 받은 에이스 밀로트 라시차가 드리블로 몰고 가다가 쾰른 중앙 수비수 토니 라이스트너를 제치고 왼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이어서 브레멘은 다시 2분 뒤(29분)에 왼쪽 윙백 마르코 프리들의 크로스를 공격수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3-0으로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1골만 더 넣고 실점을 피하면 뒤셀도르프가 설령 우니온 상대로 동점골을 넣더라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브레멘이었다.

브레멘은 후반에도 파상공세에 나섰다. 브레멘이 4번째 골을 넣는 순간 뒤셀도르프는 무승부가 아닌 승리가 필요해지기에 심리적으로 뒤셀도르프를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골이 필요했다. 이에 플로리안 코펠트 브레멘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퓔크루크를 빼고 만 20세의 신예 공격수 조시 사젠트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 쪽에 변화를 가져왔다. 퓔크루크가 무려 5개월 동안이나 장기 부상으로 결장했던 선수이기에(31라운드부터 33라운드까지 4경기에 모두 교체로 투입되어 64분 출전이 전부였다) 오랜 시간 뛸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다.

브레멘은 후반 9분경,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를 빠른 속도로 파고 들어간 라시차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온 걸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플레이메이커 다비 클라센이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마침내 4골 차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베를린에서도 동시간에 우니온이 우자의 패스를 받은 베테랑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겐트너의 골로 2-0으로 앞서나가면서 브레멘에 기쁨을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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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가 오를대로 오른 브레멘은 후반 13분경, 오른쪽 측면 윙백 테오도르 게브레 셀라시에의 땅볼 크로스를 오사코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면서 점수 차를 5골로 벌려나갔다. 

방심한 탓일까? 브레멘은 후반 17분경, 라시차가 백패스 실수를 범하면서, 쾰른 공격형 미드필더 도미닉 드렉슬러에게 가로채기를 당해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브레멘은 후반 23분경, 교체 출전한 공격수 사젠트가 혼전 상황에서 라시차가 넘어지면서까지 넘겨준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6-1 스코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대로 경기는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브레멘과 쾰른의 경기가 6-1로 끝난 가운데 우니온은 후반 17분에 교체 출전한 측면 미드필더 술레이만 압둘라히가 경기 종료 직전 골을 추가하면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브레멘과 뒤셀도르프의 운명이 뒤바뀌었다.

솔직히 브레멘이 대승을 거둘 가능성은 희박했다. 브레멘은 30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30골로 분데스리가 최소 득점 팀이었다. 그나마 31라운드에서 파더보른을 상대로 5-0 대승을 거두면서 파더보른(31라운드 기준 34골)을 제치고 최소 득점 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33라운드까지도 브레멘의 팀득점은 36골로 파더보른(35골)에 이어 최소 득점 2위였다. 브레멘에게 다득점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코펠트 감독조차 지난 33라운드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희망이 아주 적은 게 사실이다"라고 토로하면서도 "어쨌건 우리에게 아직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브레멘은 전반에만 3골을 넣으면서 뒤셀도르프를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이겨야 하는 상황과 비겨도 되는 상황은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서 크게 차이를 드러내게 된다. 이 점에서 브레멘의 이른 시간 릴레이 골은 승강 플레이오프행에 있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겠다. 벼랑 끝에서 포기하지 않고 용맹하게 공격을 감행한 게 강등을 벗어나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그러하기에 독일 현지 언론들은 '베저(베저는 브레멘에 흐르는 강 명칭이다)의 기적(das Weser-Wunder)'라고 칭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우니온에서 선제골을 넣고 추가 골을 어시스트하며 1골 1도움으로 3-0 승리를 견인한 우자가 2015/16 시즌 브레멘에서 활약했던 경력이 있다는 데에 있다. 그는 재작년에도 브레멘에 방문했을 정도로 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그가 친정팀에게 큰 선물을 선사한 셈이다. 브레멘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면서 쾰른전 대승을 이끈 오사코는 2017/18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쾰른에서 4시즌을 뛴 선수였다. 

게다가 브레멘에게 대패를 당한 쾰른은 강등 당한 뒤셀도르프의 더비 라이벌 관계로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일 정도로 사이가 나쁘다는 데에 있다. 실제 2011/12 시즌 당시 쾰른이 분데스리가 17위로 강등된 데 반해 뒤셀도르프가 2부 리가 3위를 차지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승격하자 뒤셀도르프 서포터들은 뒤셀도르프 전망대(라인 타워)와 쾰른 대성당의 이미지를 본떠 "우리는 1부 리가고, 너네는 2부 리가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제작했을 정도다. 즉 뒤셀도르프의 강등에 더비 라이벌이 일조한 것이다.

Dusseldorf T-Shirtsdpa

브레멘은 가장 오랜 기간 분데스리가에서 머물면서 가장 많은 시즌과 경기 수를 소화하고 있는 구단이다. 실제 브레멘은 1963/64 시즌 분데스리가가 처음 설립된 이래로 2부 리가로 강등됐던 1980/81 시즌 단 한 시즌을 제외한 56시즌을 분데스리가에서 보내고 있다(그 뒤를 바이에른 뮌헨과 함부르크가 55시즌으로 쫓고 있다). 분데스리가만 놓고 보면 가장 잔뼈가 굵은 구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브레멘은 2부 리가 3위 팀과 오는 7월 2일(독일 현지 시간)과 6일에 홈앤어웨이 형태로 승강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현재 2부 리가 3위 자리를 놓고 하이덴하임(승점 55점, 골득실 +12)과 함부르크(승점 54점, 골득실 +20)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만약 함부르크가 최종 라운드에서 3위 탈환에 성공한다면 승강 플레이오프는 북독 더비 구단들끼리 붙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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