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rder Bremen vs Fortuna DusseldorfBundesliga Twitter

분데스 최종 라운드, 챔스 진출 1팀과 강등 1팀의 주인공은?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도 마지막 34라운드만을 남겨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2달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결국 큰 문제 없이 최종장에 다다랐다.

바이에른 뮌헨이 32라운드에 분데스리가 우승을 조기에 확정지었고, 같은 시간에 파더보른이 우니온 베를린에게 패하면서 일찌감치 강등이 결정됐다. 33라운드에 들어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2위 자리를 확정지었고, 볼프스부르크와 호펜하임이 6위와 7위를 차지하면서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잔류 마지노선에 위치한 15위 아우크스부르크(승점 36점)가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위치한 16위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승점 30점)와의 단두대 매치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면서 잔류를 확정지었다. 이제 남은 건 바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한 자리와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 한 자리다.

먼저 챔피언스 진출 티켓 2장을 놓고 3위 RB 라이프치히(승점 63점, 골득실 +43)와 4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승점 62점, 골득실 +25), 5위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60점, 골득실 +16)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라이프치히의 경우 사실상 최소 4위를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라이프치히는 레버쿠젠에 승점 3점 차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골득실에서도 무려 27골 차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즉 라이프치히가 아우크스부르크와의 최종전에서 0-10 정도로 대패를 당하고 레버쿠젠이 마인츠에게 17-0 대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뒤집기가 불가능이다. 산술적으로는 5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라이프치히가 최소 4위를 확보했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관건은 4위 묀헨글라드바흐와 5위 레버쿠젠의 경쟁이다. 둘의 승점 차는 2점이고, 골득실에선 묀헨글라드바흐가 레버쿠젠에 9골 앞서있다. 묀헨글라드바흐가 헤르타 베를린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한다면 레버쿠젠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묀헨글라드바흐가 남은 한 장의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차지하게 된다. 설령 무승부에 그치더라도 레버쿠젠이 마인츠에게 9-0 대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한다. 혹은 레버쿠젠이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헤르타전 결과와 상관없이 챔피언스 리그에 오른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레버쿠젠이 챔피언스 리그 남은 한 장을 획득하기 위해선 마인츠전에서 승리하고 헤르타가 묀헨글라드바흐에게 승리하길 기도해야 한다. 레버쿠젠은 32라운드까지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바로 33라운드에서 헤르타에게 0-2로 패하면서 5위로 밀려나게 된 것이었다. 헤르타가 고추가루를 양 팀에 공평하게 뿌려주길 기대해야 한다. 헤르타가 캐스팅 보터인 셈이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는 16위 뒤셀도르프(승점 30점, 골득실 -28)와 17위 베르더 브레멘(승점 28점, 골득실 -32). 뒤셀도르프는 최종전에 분데스리가 잔류를 확정지은 우니온 베를린(12위)을 만나고, 브레멘은 쾰른(14위)을 상대한다. 양 팀의 최종전 상대가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2부 리가에서 승격해온 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뒤셀도르프가 승리한다면 브레멘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혹은 브레멘이 최종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뒤셀도르프가 승강 플레이오프로 간다. 

브레멘이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경우의 수는 두 가지 밖에 없다. 가장 쉬운 방법은 뒤셀도르프가 우니온에게 패하고 브레멘이 쾰른에게 승리하는 것이다. 문제는 뒤셀도르프가 우니온전을 무승부로 끝냈을 때이다. 이 경우 브레멘은 쾰른에게 4골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어야 한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뒤셀도르프와 브레멘이 현재 팀득점 36골로 동률이라는 데에 있다. 즉 브레멘이 쾰른에게 4-0으로 승리하고, 뒤셀도르프가 우니온과 4-4 무승부를 거둔다면 두 팀은 승점과 골득실, 다득점에서도 동률을 이루게 된다. 이럴 경우 맞대결 전적에서 1승 1패로 동률이지만 2경기 스코어를 전부 합치면 3-2(1라운드 브레멘 1-3 뒤셀도르프, 18라운드 뒤셀도르프 0-1 브레멘)로 뒤셀도프르가 앞서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이래저래 레버쿠젠과 브레멘이 마지막 순간 기적을 쓰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따지면 라이프치히와 묀헨글라드바흐가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고, 뒤셀도르프가 2부 리가 3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축구판에서 과거 기적과도 같은 최종 라운드 드라마가 없었던 건 아니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최종 라운드 기적은 2002/03 시즌 2부 리가에서 있었다. 당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가 33라운드까지 마인츠와 승점 동률인 가운데 골득실 1골 차(프랑크푸르트 +23, 마인츠 +22)로 앞서면서 승격권 마지노선인 3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최종전에 마인츠가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 상대로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4-0으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승기를 잡은 마인츠는 4골을 넣으며 맹활약을 펼친 간판 공격수 벤야민 아우어를 67분경에 빼는 여유를 보였다. 반면 프랑크푸르트는 로이틀링겐 상대로 3-3 무승부에 그치고 있었다. 마인츠가 분데스리가 승격에 있어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마인츠가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실점을 허용하면서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이어서 프랑크푸르트가 83분경 교체 출전한 백업 공격수 바카리 디아키테의 골로 4-3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골득실에서 마인츠가 +25로 프랑크푸르트(+24)에 1골 앞서 있었다. 심지어 다득점에서도 마인츠(64득점)가 프랑크푸르트(57득점)에 앞서고 있었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마인츠와 브라운슈바이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관계자들과 경기장을 가득 메운 마인츠 팬들은 구단 역사상 최초의 분데스리가 승격을 기뻐하고 있었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 홈에서 추가 시간의 기적이 일어났다. 교체 출전해서 골을 넣었던 디아키테가 정규 시간 종료 직전에 골을 넣으며 5-3 스코어와 함께 경기를 1골 승부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추가 시간 3분에 중앙 미드필더 알렉산더 슈어가 천금같은 골을 넣으면서 프랑크푸르트가 6-3 기적같은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마인츠에 골득실에서 1골 앞서면서 분데스리가 승격에 성공한 프랑크푸르트였다.

더 놀라운 건 교체 출전해 2골을 넣으면서 영웅으로 등극한 디아키테는 최종전 이전까지 해당 시즌 단 1골이 전부일 정도로 부진한 선수였다는 데에 있다. 슈어 역시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33라운드까지 2골 밖에 없을 정도로 득점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으나 최종전에 2골(23분경에 팀의 두 번째 골을 이미 넣은 바 있다)을 넣으며 프랑크푸르트의 분데스리가 승격을 이끌었다. 

당시 마인츠 감독이었던 위르겐 클롭(현 리버풀 감독)은 마인츠가 승격한 줄 알고 기뻐했으나 뒤늦게 프랑크푸르트 구장 소식을 듣고 승격에 실패했다는 걸 알게 되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안 그래도 마인츠와 프랑크푸르트는 기차로 10분 거리 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라인마인 더비 관계다. 이래저래 마인츠 입장에서 비극적인 승격 실패였다. 결국 마인츠는 1년 뒤인 2003/04 시즌 들어서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승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

브레멘은 2015/16 시즌, 33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승점 35점으로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6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상대는 잔류 마지노선인 15위에 위치하고 있었던 프랑크푸르트로 브레멘에 승점 1점 차로 앞서고 있었다. 단두대 매치였다. 이 경기에서 브레멘은 경기 막판까지 0-0 스코어가 이어지면서 16위에 그치는 듯싶었으나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수비수 파피 질로보지의 천금같은 골로 1-0 승리를 거두면서 극적으로 잔류했다. 레버쿠젠 역시 지난 시즌 33라운드까지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묀헨글라드바흐에게 밀려 5위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최종 라운드에 뒤집기에 성공한 바 있다(물론 당시 묀헨글라드바흐의 최종전 상대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였다). 지금 레버쿠젠과 브레멘에 필요한 건 기적이다.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최종전은 한국 시간 27일 밤 10시 30분에 일제히 펼쳐진다. 이 경기를 통해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한 자리와 승강 플레이오프권 한 자리의 운명이 가려진다.

Werder Bremen vs Fortuna DusseldorfBundesliga Twitter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