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뮌헨] 정재은 기자=
D-1. 세계 축구 팬의 시선이 독일로 향한다. 코로나19 사태 속 멈췄던 유럽 ‘빅리그’ 중 분데스리가가 유일하게 재개한다. 5월 16일부터 2019-20 분데스리가 26라운드가 시작된다. 목표 리그 종료 날짜는 6월 30일이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독일 현지 축구 팬들은 잔뜩 들떠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는데 주말에 다시 즐길 거리가 생겼다. 축구의 영향력이 큰 독일에서 분데스리가 재개는 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칼-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뮌헨 CEO는 “‘Made in Germany’의 절대적 품질 보여줄 것”이라며 기뻐했다.
한편 걱정되는 점도 많다. 독일의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리그를 재개한다. 무사히 지나가면 다행이지만, 거쳐야 할 장애물이 많다. <골닷컴>이 세 가지로 요약했다.
Goal Korea36개 구단 코로나19 테스트, 확진자 발생
독일축구연맹(DFL)은 지난 4월 30일부터 분데스리가와 2.분데스리가 36개 구단이 코로나19 테스트를 받도록 했다. 당시 독일 정부가 리그 재개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었기 때문이다. DFL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바랐을 거다. 하지만 총 1,724명 중 1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중에는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진과 스태프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며칠 후 36개 구단은 두 번째 테스트를 시행했다. DFL은 각 구단에 개별적으로 검사 결과를 발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DFL의 발표도 없었다. 첫 번째 테스트에서 확진자 3명이 나왔던 쾰른에서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은 희소식만 전해졌다.
세 번째 테스트. 16일 재개가 확정된 상황에서 또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2.분데스리가의 디나모 드레스덴이다. 선수 두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번째 테스트에서도 한 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결국 DFL은 구단 전체에 2주 격리 조처를 내렸다. 그들은 16일 재개 명단에서 빠졌다. 상대팀 하노버도 경기 취소 공지를 내렸다.
DFL은 드레스덴의 코로나 확진은 재개를 멈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엄격한 위생 규칙하에 선수단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단은 호텔에 격리돼 머무르며 훈련한다. 여건이 되지 않는 구단의 선수단은 집과 훈련장만 오가며 자가 격리를 철저히 하는 중이다. 그들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트레이닝 캠프를 차려 훈련을 하거나, 경기장에서 운동하며 사람들과 접촉을 없앴다.
호텔로 격리된 선수들은 경기 후에야 가족과 지인을 만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 도중 선수단의 가족도 함부로 외출할 수 없다. 다만 잘 지켜질지 의문이다. 구단이나 DFL에서 선수단의 가족까지 관리하기에 인력이 부족하다. 당장 선수단 가족의 SNS만 봐도 쇼핑을 하러 나가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독일에서 점점 쇼핑 센터와 상점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두어 달 동안 외출제한령으로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답답할 게 분명하다.
독일 내 신규 확진자 숫자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에는 무려 92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총 확진자 숫자는 약 17,000명이다. 실내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사용이 의무화가 됐지만, 야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비율이 30~40%밖에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진 사례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경기 당일, 장외응원 컨트롤 가능할까?
축구 팬들은 지금 잔뜩 벼르고 있다. 드디어 분데스리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관중 경기로 운영되지만, 장외 응원까지 막을 수는 없다. 이미 사례가 있다. 코로나19로 리그 중단 전, 처음 운영된 무관중 경기였던 묀헨글라트바흐와 쾰른의 경기다. 당시 장외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파리생재르맹(PSG)과 도르트문트의 맞대결. 파르크 데 프랭스 밖에서는 수백 명 팬이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다. PSG가 8강행 티켓을 따자 선수들은 밖에서 기다리던 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자축했다.
독일인들은 코로나19 심각성을 이전보다 잘 인지하고 있어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배제할 수 없는 문제다. 장외 응원을 펼치기 좋은 날씨다.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면 20도를 웃돈다. 야외에서 맥주를 즐기기 딱 좋은 때다. 어디서든 자리를 펴고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휴대용 의자나 테이블을 차에 싣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 경기장 근처에 펼쳐놓고 응원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리그 중단 전, 바이에른과 첼시의 UCL 16강 2차전이 무관중 경기로 확정된 후 바이에른 울트라스는 ‘미니 비어 가든’을 계획하기도 했다.
26라운드에 최고의 라이벌전, ‘레비어더비’가 펼쳐진다. 도르트문트와 샬케의 팬들이 가장 격해지는 매치업이다. 그들 매치업에 가장 많은 이의 시선이 쏠릴 거다. 재개를 허락한 독일 정부도 주시할 거다.
도르트문트 정부와 경찰은 이미 장외 운집을 예상한다. 울리히 시에라 시장은 “팬들이 모이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 중이다. 경기 시작 전에는 밝히지 않겠다”라고 발표했다. 그레고르 랑에 경찰국장은 “우리 경찰은 준비됐다. 팬들은 리그 재개가 실수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거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주, ‘비어가르텐(Biergarten)’ 오픈한다
‘비어가르텐(Biergarten)’은 영어로 ‘비어가든’이라는 뜻이다. 야외에 길쭉길쭉한 테이블을 여러 개 깔아놓고 거기에 앉아 맥주를 마신다. 여름에 늘 사람이 북적거린다. 세계 최고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역시 거대한 비어가르텐이라고 볼 수 있다(올해 옥토버페스트는 취소됐다).
바이에른주는 18일부터 비어가르텐을 오픈한다. <골닷컴>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큰일 났다’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16일에 분데스리가가 재개하는데, 18일에 비어가르텐 오픈이라니. 심지어 25일부터는 실내도 오픈한다. 대형 스크린은 야외, 실내 가릴 것 없이 설치되어 있다. 주말에 그곳에서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보는 사람이 많을 거다. 무관중 경기이기 때문에 축구 팬들의 발걸음은 더욱더 많아질 게 분명하다.
물론 그냥 오픈은 아니다. 테이블 간격을 1.5M~2M로 띄워놓는다. 평소보다 수용 인원은 훨씬 적다. 한 테이블에 가족끼리 혹은 함께 사는 이들끼리 앉을 수 있다. 오픈 시간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짧아졌다. 야외 비어가르텐 운영 시간은 저녁 8시까지고, 실내 운영 시간은 밤 10시까지다.

(오픈 준비 중인 뮌헨의 비어가르텐 Koeniglicher Hirschgarten. 테이블이 1.5M 간격으로 떨어져 있다)
비어가르텐에서 1.5M 거리 두기가 과연 잘 지켜질까? 웨이터가 직접 맥주와 음식을 전달하며 그는 많은 사람과 접촉한다. 또한, 손님들 역시 화장실을 오가거나 맥주잔을 반납하러 가며 얼마든지 서로 접촉할 수 있다. 축구가 있는 날은 더 걱정이다. 갈 곳이 없는 축구 팬들은 주로 비어가르텐에서 맥주를 마시며 분데스리가를 즐길 게 뻔하다. 비어가르텐에서 아무리 거리를 잘 지켜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이미 축구를 보는 내내 1L 맥주를 여러잔 비웠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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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바이에른주가 비어가르텐을 오픈하면, 향후 다른 주에서도 문을 열 가능성이 높다. 독일 곳곳의 축구 팬들이 아무런 사건, 사고 없이 조용히 맥주만 마시고 집에 갈지 의문이다. 경찰들은 경기 당일 장외 응원뿐만 아니라 비어가르텐으로 향하는 축구 팬들도 주시해야 할거다.
사진=Getty Images, 정재은, DFL, muenchen.de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