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폰 있으매 카디프의 밤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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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ung jae
유벤투스가 복수할 기회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골닷컴] 윤진만 기자= 시상식 진행자가 물었다. 직접 넣은 챔피언스리그 득점 중 최고는 무엇이냐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손가락으로 옆자리에 앉은 선수를 가리키며 답했다. “가장 최근에 넣은 골이요. 이 나이 든 양반(Old man)을 상대로 넣은 골.” 

그 골은 UEFA 시상식이 있기 2개월여 전인 2017년 6월 4일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기록했고, 예상했겠지만 ‘나이 든 양반’은 유벤투스의 백전노장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다. 그날 호날두가 이끄는 레알은 4-1 쾌승하며 통산 12번째 트로피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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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폰은 무기력하게 무릎 꿇은 2017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커리어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꼽는다. 그런 부폰의 아픈 가슴을 호날두가 후벼 팠다. 겉으론 웃었지만, 속은 복수심으로 활활 타오르지 않았을까. 가뜩이나 단 한 번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주인공이 돼본 적이 없는데.

복수의 기회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2017-18 챔피언스리그 8강 상대가 공교롭게도 레알로 정해졌다. 4일 홈구장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8강 1차전을 치르고, 12일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준결승 운명을 가른다. 레알을 꺾고 준결승 티켓을 따낸다면, 더할 나위 없다. 우승후보 레알을 지우면 22년 만의 유럽 제패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올라가게 된다.

부폰은 지난달 이탈리아 대표팀 은퇴를 철회했지만, 올시즌을 마치고 골키퍼 장갑을 벗을 수도 있다. 이번이 레알에 복수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뜻. “나는 마흔 살이 됐지만 많은 게 변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카디프에서의 결과와는 느낌이 다르길 바란다”는 말에서 강한 의지가 읽힌다.

“축구에 절대 강자는 없다. 승부는 50대 50이다.”

인터뷰에서 매년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는 상대팀 공격수 호날두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나타냈지만, 이 말이 카디프에서처럼 2골을 내줄 수 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닐 테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린 호날두의 슈팅을 모조리 막으면 팀이 승리할 확률이 그만큼 올라간다는 걸 이 베테랑 골키퍼가 모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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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벤투스의 바람, 부폰의 의지와는 별개로 현지에선 레알의 근소한 우세를 점친다.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차지하며 토너먼트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고, 호날두가 후반기에 들어 귀신같이 살아났다. 호날두를 뒷받침할 이스코, 마르코 아센시오, 루카스 바스케스, 가레스 베일 등의 컨디션도 좋은 편이라 아무리 홈경기라도 부담을 가질 밖에 없다.

더구나 유벤투스는 핵심 중앙 미드필더인 미랄렘 퍄니치와 사미 케디라가 각각 카드 징계와 부상으로 결장한다. 중원 싸움에서 밀리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수비진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부폰이 스스로 노병이 죽지 않았단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이다.

17-18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유벤투스 v 레알마드리드
4월 4일 새벽 3시45분, 알리안츠 스타디움(토리노)

그래픽=박성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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