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상대로 분데스리가 10연승 포함 공식 대회 11연승을 기록하면서 천적임을 과시했다.
도르트문트가 보루시아 파크 원정에서 열린 묀헨글라드바흐와의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25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 4연승을 달리면서 RB 라이프치히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도르트문트는 이 경기에서 평소대로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원톱으로는 엘링 홀란드가 선발 출전했고, 그 아래에 토르강 아자르와 율리안 브란트가 포진해 공격 지원에 나섰다. 하파엘 게레이루와 아슈라프 하키미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악셀 비첼과 엠레 찬이 허리 라인을 구축했다. 마츠 훔멜스를 중심으로 단-악셀 자가두와 우카시 피슈첵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주중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 리그에 대비해 제이든 산초가 벤치에서 대기했고 주장이자 에이스 마르코 로이스가 부상으로 결장한 걸 제외하면 최정예로 묀헨글라드바흐전에 임한 도르트문트이다.
Kicker도르트문트는 이 경기를 앞둔 시점에 묀헨글라드바흐 상대로 분데스리가 9연승 포함 공식 대회 10연승을 이어오면서 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9연승을 달리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양 팀의 분데스리가 맞대결 전적은 30승 28무 29패로 도르트문트가 1승 더 많았을 뿐이었다. 즉 이전까지는 어느 한 팀이 더 강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렇듯 팽팽하던 양 팀의 역학 관계에 균열을 가져온 건 다름 아닌 로이스이다. 로이스가 2012년 여름, 묀헨글라드바흐를 떠나 도르트문트에 입단하면서 크게 도르트문트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 로이스는 친정팀 묀헨글라드바흐 상대로 12경기에 출전해 9골 6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당연히 도르트문트 역시 10승 1무 1패로 로이스 출전 경기에서 묀헨글라드바흐에게 절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다만 이번엔 도르트문트에서 로이스가 빠지는 만큼 묀헨글라드바흐 입장에서 해볼 만한 경기였다. 묀헨글라드바흐는 도르트문트전 이전까지 최근 분데스리가 9경기에서 8승 1무 무패의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4패를 모두 원정에서 당했다. 홈 성적은 9승 3무 무패 승점 30점으로 분데스리가 전체 1위지만 원정에서 5승 3무 4패로 부진했던 게 바이에른 뮌헨과 라이프치히에게 순위 경쟁에서 밀려난 주된 이유였다. 즉 묀헨글라드바흐 입장에선 이번이 도르트문트의 천적 관계를 깰 절호의 기회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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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르트문트엔 또 다른 묀헨글라드바흐 출신 선수가 있었다. 바로 토르강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묀헨글라드바흐 에이스로 활약했건 토르강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묀헨글라드바흐의 공세가 시작됐다. 실제 묀헨글라드바흐는 60분경까지 슈팅 숫자에서 9대4로 도르트문트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라미 벤세바이니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도르트문트의 측면을 공략해 나갔다.
결국 묀헨글라드바흐는 50분경, 코너킥 공격 과정에서 최전방 공격수 알라산 플레아의 슈팅을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주장 라스 슈틴들이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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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도르트문트는 66분경, 브란트를 빼고 산초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 강화에 나섰다. 이는 주효했다. 산초는 교체 출전하고 단 5분 만에 측면으로 열어주는 오픈 패스로 하키미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산초는 78분경에도 추가 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골대를 맞고 나가면서 이대로 경기는 2-1, 도르트문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도르트문트는 이번에도 승리하면서 묀헨글라드바흐 상대로 분데스리가 10연승 포함 공식 대회 11연승을 달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도르트문트가 분데스리가에서 특정팀 상대 최다 연승 신기록에 해당한다.
무엇보다도 토르강이 이번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서 묀헨글라드바흐에서 도르트문트로 이적해온 선배 로이스의 뒤를 이어 묀헨글라드바흐 킬러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그는 이미 지난 분데스리가 8라운드에서 로이스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1-0 승리에 기여한 데 이어 포칼 2라운드에서 브란트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2-1 승리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에도 그는 선제골을 넣으면서 2-1 승리를 이끌어냈다.
비단 골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슈팅 2회를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고, 키패스도 2회를 기록했으며, 드리블 돌파는 무려 4회를 성공시키는 괴력을 과시했다. 산초가 교체 출전하기 이전까지 홀로 도르트문트의 공격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 토르강이었다.
이제 도르트문트는 설령 로이스가 부상으로 빠지더라도 토르강이 있기에 묀헨글라드바흐 상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반면 묀헨글라드바흐는 또 다시 본인들이 키워낸 선수에게 부메랑을 맞으면서 4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이래저래 묀헨글라드바흐 입장에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