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샬케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임대 영입한 미하엘 그레고리치의 1골 1도움에 힘입어 2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를 2-0으로 승리했다.
한 달 간의 휴식기를 끝내고 재개된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18라운드에서 샬케가 펠틴스 아레나를 가득 메운 홈팬들 앞에서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를 2-0으로 꺾고 기분 좋은 후반기 출발을 알렸다.
후반기 개막전에 샬케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바로 최전방 투톱에 있었다. 바로 172cm 단신의 발빠른 공격수 베니토 라만의 투톱 파트너로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 영입한 그레고리치가 선발 출전한 것.
전반기 내내 샬케의 최대 고민은 바로 최전방 공격수에 있었다. 샬케 주전 공격수 구이도 부르그슈탈러가 이번 시즌 들어 극도의 득점 가뭄에 시달리면서 전반기 내내 단 1골도 넣지 못한 것. 2017년 1월, 뉘른베르크를 떠나 샬케로 이적해온 그는 후반기만 뛰고 18경기에서 9골을 넣으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고, 2017/18 시즌에도 11골을 넣으면서 샬케 핵심 공격 자원으로 자리잡았으나 지난 시즌 단 4골에 그친 데 이어 이번 시즌은 전반기 내내 무득점에 그치면서 급격히 하향세를 타고 있었다.
물론 부르그슈탈러는 '게겐프레싱(독일어로 Gegenpressing. 직역하면 역압박이라는 의미로 상대팀에게 소유권을 내주었을 시 곧바로 압박을 감행하는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지칭)' 신봉자인 다비드 바그너 샬케 신임 감독 체제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높이 싸움을 통해 궂은 일을 해주면서 전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으나 그럼에도 최전방 공격수가 골이 없다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이에 바그너 감독은 부르그슈탈러를 살리기 위해 4-2-3-1 포메이션에서 다이아몬드 4-4-2로 전환하면서 변화를 모색했으나 여전히 그의 득점은 터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무려 1115분 무득점의 슬럼프에 빠진 부르그슈탈러이다. 이에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나 오랜 기간 골을 넣지 못한 건 내 선수 경력을 통틀어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 이로 인해 내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느라 잠 못드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건 팀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난 최소 6골에서 7골은 넣었어야 했다"라고 자책했다.
이것이 바로 샬케가 그레고리치를 임대로 영입한 이유였다. 그레고리치는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으로 정통파 공격수는 아니지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장기 부상으로 결장할 때면 자주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특히 2017/18 시즌엔 무려 13골을 넣으면서 절정에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했다.
이에 더해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답게 주변 동료들에게 패스를 제공하는 연계플레이에 능한 데다가 활동량도 많고, 심지어 개인 통산 경기당 공중볼 획득 횟수가 3.4회에 달할 정도로 준수한 수준(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개인 통산 경기당 공중볼 획득 횟수는 2.2회이다)이다. 즉 부르그슈탈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면서 골도 일정 부분 보장해주는 데다가 연계에선 한 수 위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그레고리치는 시작부터 활발한 움직임으로 라만과 함께 찰떡 호흡을 자랑하면서 샬케 공격을 주도했다. 먼저 6분경 라만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그레고리치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이는 얀 좀머 묀헨글라드바흐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에 그레고리치는 루즈볼을 바로 잡아서 뒤로 내주었고, 샬케 중앙 미드필더 수아트 세르다르가 강력한 슈팅을 연결했으나 좀머 골키퍼가 빠른 이차 동작으로 손끝으로 쳐내면서 아쉽게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이어서 27분경, 라만이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살려 그레고리치의 전진 패스를 받아 패스 방향을 그대로 살린 슈팅을 가져갔으나 이 역시 각도를 좁히고 나온 좀머 골키퍼가 발을 쭉 뻗으면서 저지해냈다.
이렇듯 그레고리치는 전반에만 4회의 슈팅을 홀로 시도하면서 적극적으로 골사냥에 나섰으나 좀머 골키퍼의 선방쇼에 막혔고, 이대로 전반전은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하지만 그레고리치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강점인 이타적인 패스 플레이로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역습 과정에서 샬케 왼쪽 측면 수비수 바스티안 옥치프카의 롱패스를 받은 그는 측면으로 빠져나가다가 중앙으로 횡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받은 세르다르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후반 13분경, 역습 과정에서 세르다르의 스루 패스를 받은 라만이 수비수를 유인하고선 패스를 연결했고, 그는 이를 차분하게 논스톱 슈팅으로 꽂아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레고리치의 골과 함께 승기를 잡자 샬케는 대놓고 수비적으로 전환했고(실제 샬케는 60분경까지 슈팅 숫자에서 묀헨글라드바흐에 15대8로 2배 가까이 많았으나, 이후 30분 동안 단 하나의 슈팅도 시도하지 않았다), 이대로 양 팀의 경기는 2-0 샬케의 승리로 끝났다.
이 경기에서 그레고리치는 1골 1도움으로 팀의 2골을 모두 책임지면서 샬케의 기대치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었다. 게다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공중볼 획득 7회와 슈팅 5회, 그리고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4회를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에 더해 드리블 돌파도 2회를 성공시키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37분경엔 묀헨글라드바흐 공격수 마르쿠스 튀랑의 골키퍼 키 넘기는 골과 다름 없는 헤딩 슈팅을 골 라인 바로 앞에서 헤딩으로 차단했고, 76분경에도 결정적인 걷어내기를 하나 기록하면서 수비 면에서도 높은 공헌도를 보였다. 당연히 그는 이 경기 최우수 선수에 당당히 뽑혔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데뷔전이었다.
이렇듯 샬케는 신입생 그레고리치의 맹활약 덕에 분데스리가 2위팀 묀헨글라드바흐를 꺾고 4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제 시즌이 절반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지난 시즌 전체와 동일한 승점 33점을 올리고 있는 샬케이다. 이는 최근 6년 사이 18라운드 기준 구단 최고 성적에 해당한다.
그레고리치가 지금같은 활약상을 이어간다면 샬케는 한층 더 짜임새 있는 전력을 바탕으로 후반기에도 호성적을 올리면서 유럽 대항전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샬케 성적의 키는 그레고리치가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