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출신 감독들이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볼프스부르크를 독일 분데스리가 1, 2위로 견인하면서 상위권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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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초반 상위권 판도가 심상치 않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바이에른 뮌헨이 3위에, RB 라이프치히가 공동 4위에, 그리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8위에 위치하고 있다. 반면 묀헨글라드바흐와 볼프스부르크가 깜짝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시즌 하위권에 있었던 프라이부르크(13위)가 시즌 초반 공동 4위에 위치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어렵게 잔류에 성공(14위)한 샬케 역시 클롭 절친으로 유명한 다비드 바그너 감독의 지도하에서 3위와 승점 동률 6위에 오르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다.
3위 바이에른부터 7위 바이엘 레버쿠젠까지 무려 5개팀이 승점 14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고, 1위부터 7위까지의 승점 차는 단 2점이 전부이다. 심지어 1위부터 8위까지의 승점 차는 4점이고 1위부터 9위까지의 승점 차는 5점 밖에 나지 않는다.
지난 7라운드에선 묀헨글라드바흐와 볼프스부르크를 제외하면 1위부터 9위까지 중 무려 7개 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와 함께 묀헨글라드바흐가 5승 1무 1패 승점 16점으로 2011/12 시즌 3라운드 이후 무려 2963일 만에 분데스리가 1위에 올라섰고, 볼프스부르크가 승점 15점으로 그 뒤를 따랐다.
묀헨글라드바흐는 4연승으로 현 시점 분데스리가 팀들 중 최다 연승을 달리고 있고, 볼프스부르크는 4승 3무 무패이다. 특히 볼프스부르크의 경우 DFB 포칼과 유로파 리그까지 공식 대회를 모두 합치면 6승 4무 무패로 유벤투스와 함께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팀들 중 무패를 달리고 있는 두 팀 중 한 팀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프리미어 리그 전승팀인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나폴리에게 패했다).
이렇듯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는 두 팀은 공통점이 있다. 지난 시즌 두 팀은 나란히 5위(묀헨글라드바흐)와 6위(볼프스부르크)를 기록하면서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획득했다. 나름 기대치 대비 준수한 성적을 올렸음에도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게다가 새로 데려온 감독은 지난 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사이 좋게 1위와 2위를 차지한 레드 불 잘츠부르크와 LAKS 린츠를 지도했던 감독들이었다.
먼저 묀헨글라드바흐 감독 마르코 로제는 잘츠부르크에서 2시즌 연속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무엇보다도 2017/18 시즌엔 잘츠부르크를 오스트리아 축구 사상 첫 유로파 리그 준결승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2018/19 시즌 유로파 리그 조별 리그에선 잘츠부르크의 형제 구단이나 마찬가지인 RB 라이프치히 상대로 2전 전승을 기록하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오스트리아 컵 우승도 당연히 잘츠부르크의 차지였다. 이와 함께 로제는 유럽의 내로라 하는 명문 구단들이 주목하던 신예 감독이었다.
글라스너는 잘츠부르크에서 코치직을 수행하다가 리트에서 1시즌 감독을 맡은 이후 2015/16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린츠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원래 린츠는 2부 리가에 있었으나 그의 지도하에서 2015/16 시즌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6/17 시즌 2부 리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승격에 성공했다. 또한 분데스리가에 올라오자마자 4위(2017/18)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승격팀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지난 시즌엔 2위를 차지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오스트리아 리그의 경우 잘츠부르크라는 절대 1강이 있기에 2위가 사실상 인간계 우승이나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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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글라스너는 2012년 1월부터 2014년 5월 31일까지 잘츠부르크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으면서 코치직을 수행했고, 로제는 2013년 여름부터 잘츠부르크 연령대별 팀(16세 이하 팀, 18세 이하 팀)을 차례대로 맡았다는 데에 있다. 이 과정에서 로제는 2016/17 시즌 잘츠부르크 유스 팀의 UEFA 유스 리그(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팀들의 유스들이 똑같이 유스 챔피언스 리그를 진행한다) 우승을 차지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2017/18 시즌 잘츠부르크 정식 감독에 부임하기에 이르렀던 것이었다. 즉 둘은 2013/14 시즌 잘츠부르크에서 함께 한 경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두 감독 모두 선수 시절 수비수 역할을 수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글라스너는 중앙 수비수, 로제는 왼쪽 측면 수비수). 이에 더해 글라스너는 74년생 만 45세이고, 로제는 76년생 만 43세로 감독으로는 젊은 축에 속한다.
다만 둘에게도 차이점은 존재한다. 로제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오랜 기간 마인츠에서 위르겐 클롭(현 리버풀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선수로 활약했다가 은퇴 후 곧바로 토마스 투헬(현 파리 생제르맹 감독) 밑에서 코치로 수학했다.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두 명감독으로부터 지도자 수업을 받으면서 전술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로제는 기본적인 포메이션으로 투헬이 마인츠 시절 즐겨 사용했었던 다이아몬드 4-4-2를 구사하지만 클롭의 영향으로 인해 강도 높은 압박 축구와 빠른 속공을 추구한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중원이 상대의 중앙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면서 투톱이 좌우로 벌려 상대 측면 공격을 일차적으로 저지하는 것. 공격 시에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공격수인 브릴 엠볼로를 배치해 정통파 공격수 3명이 동시에 공격을 감행하고 다이아 4-4-2 전술 특성상 좌우 측면 수비수들도 윙처럼 전진채 순간적으로 파이브톱을 형성한다. 상당히 공격적인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연히 묀헨글라드바흐는 공격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묀헨글라드바흐 주포 알라산 플레아는 분데스리가 7경기에서 4골 4도움을 올리며 공격 포인트 8개와 함께 해당 부분 유럽 5대 리그 프랑스 선수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수비수 릴리앙 튀랑의 아들로 유명한 마르쿠스 튀랑은 플레아의 투톱 파트너로 뛰면서 3골 2도움과 함께 성공적인 분데스리가 출발을 알리고 있다. 엠볼로 역시 3골로 그 뒤를 받치고 있다. 플레아와 튀랑, 그리고 엠볼로 모두 아프리카계에 프랑스어를 쓰기에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하기에 셋은 절친마냥 붙어다니고 있다.
다만 묀헨글라드바흐는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만큼 수비 면에선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바로 또 다른 오스트리아 리그 팀 볼프스부르거와의 유로파 리그 조별 리그 1차전이었다. 당시 묀헨글라드바흐는 홈에서 0-4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로제와 반대로 글라스너는 3-4-2-1 포메이션을 구사하고 있다. 글라스너가 스리백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후방 빌드업에 있다. 후방에 선수 숫자를 많이 포진시키면서 빌드업 채널을 다변화해 차근차근 경기를 조립해 나간다. 자연스럽게 수비 시나 후방 빌드업 시 2명의 측면 윙백들이 내려오면서 사실상 파이브백을 형성한다. 공격 시에 파이브톱을 형성하는 묀헨글라드바흐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겠다.
스리백 특성상 수비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볼프스부르크는 분데스리가 7경기에서 단 4실점으로 최소 실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것이 볼프스부르크가 분데스리가 팀들 중 유일하게 무패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이다.

다만 공격 쪽은 예상보다 잘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주포 보우트 벡호르스트가 4골 2도움으로 볼프스부르크 공격을 책임지고 있고, 그 뒤를 요십 브레칼로가 2골 3도움으로 받치고 있으나 그 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볼프스부르크의 팀 득점은 10골로 분데스리가 팀 득점 11위에 그치고 있다. 승격팀이자 최하위 파더보른과 15위 팀 포르투나 뒤셀도르프, 12위팀 호펜하임에게 발목을 잡힌 것도 득점력 부족 문제 때문이었다.
특히 글라스너의 린츠 시절 애제자 주앙 빅토르가 공격 포인트를 단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고민거리다. 빅토르는 지난 2시즌 동안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47경기에 출전해 20골 9도움을 올렸던 선수다. 그가 살아날 필요가 있다.
이렇듯 묀헨글라드바흐와 볼프스부르크는 지난 시즌까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1, 2위 감독이었던 로제와 글라스너의 지도하에서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면서 독일 분데스리가 상위권 판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 둘의 가세가 독일 분데스리가 상위권 경쟁은 물론 전술적으로도 한층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기회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