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박항서 감독은 7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재계약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베트남축구협회는 기본 2년에 옵션 1년을 포함한 ‘2+1’ 계약을 제안했고, 박항서 감독도 이를 받아들여 재계약이 성사됐다. 박항서 감독은 그 기간 동안 A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과 스즈키컵 2연패, 그리고 23세 이하 대표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 등을 이끈다.
2017년 10월 베트남에서 도전을 시작한 박항서 감독은 놀라운 성과를 쌓았다. 베트남 축구는 스즈키컵 우승에 성공하며 동아시아 최강자에 올랐다. 라이벌 태국을 상대로는 박항서 감독 부임 후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있다. U-23 챔피언십(준우승), 아시안게임(4강), 아시안컵(8강)에서도 역대 최고 성적을 쓰며 베트남 축구의 위상을 몇 단계 올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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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도 박항서 감독은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했을 당시가 떠오른다. 2년이 지난 현재 말했던 목표들 중 달성한 것도 있고, 아직 현재진행형인 것들도 있다”라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달려온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아직 부족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부분들이 기쁘기도 하다”라는 소회를 말했다.
지난 2년의 성과에 대한 높은 평가로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박항서 감독은 그것을 책임감의 다른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년간 해왔듯이 최대한 많은 국내 경기를 참관하고 선수를 발굴하여 대표팀 시스템이 더 견고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성인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각 대표팀이 유연하고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년 전 처음 왔을 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하루 하루 한 걸음씩 최선을 다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기대치는 높아질 것이다. 저는 지난 2년보다 더 노력할 것이다”라는 게 박항서 감독의 각오였다.
재계약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는 것도 고백했다. “성과를 거뒀을 때 영광스럽게 그만두는 게 낫지 않냐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많았다. 나도 베트남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굉장히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고민이 적지 않았다고 인정한 박항서 감독이었다.
그는 “축구 지도자로서 이번 계약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사랑을 받았는데 어떻게 처신해야 될지 생각했다. 2년간 저와 함께 고생한 코치들, 선수들에 대해서도 고민한 끝에 도전을 함께하기로 했다”라며 재계약을 선택한 배경에는 베트남에 대한 깊은 애정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이룬 성과에 대한 자긍심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년간 여러 대회에서 거둔 성과들을 계기로 우리 선수들은 발전했고, 베트남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선수들이 애국심을 갖고 베트남 정신과 국가대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 점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계에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 있는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최근 베트남 내에서는 축구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저는 특히 유소년 육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환영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를 유소년 육성 부분에 집중해주시길 부탁한다.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적인 논의와 장기적인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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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국민적인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개선도 이끌었다.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훌륭히 수행한 박 감독은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2년간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서로를 응원하는 형제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양국 우호증진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저의 본업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양국 간의 가교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이야기했다.
재계약과 함께 반가운 소식도 날아왔다. 아세안축구연맹(AFF)이 선정한 올해의 감독상에 박항서 감독의 선정되며 동남아시아 최고의 축구 지도자로 인정 받았다. 동남아시아 축구 이벤트인 AFF 어워즈는 12개 동남아 회원국이 모여 만든 시상식으로 올해는 오는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올해의 선수상 역시 박항서 감독의 애제자인 응우옌 꽝 하이가 탈 것이 유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