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베르더 브레멘의 살아있는 전설 클라우디오 피사로가 아틀라스 델멘호르스트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으면서 DFB 포칼(독일 FA컵)의 역사를 새로 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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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이 독일 5부 리그 팀 델멘호르스트 포칼 1라운드에서 6-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브레멘은 비교적 수월하게 포칼 2라운드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브레멘은 오사코 유야를 중심으로 밀로스 라시차와 조슈아 사젠트가 공격 스리톱을 형성했고, 누리 사힌을 중심으로 다비 클라센과 막시밀리안 에게슈타인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마르코 프리들과 테오도르 게브레 셀라시에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니클라스 모이산더와 크리스티안 그로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이리 파블렌카 골키퍼가 지켰다.
수비진에 줄부상이 발생(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 루도빅 아우구스틴손을 비롯해 두 명의 중앙 수비수 밀로스 벨리코비치와 제바스티안 랑캄프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하면서 2군팀 수비수인 그로스가 선발 출전한 걸 제외하면 1주일 뒤에 있을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 대비해 최정예로 나선 브레멘이었다.

상대가 5부 리그 소속인 만큼 브레멘은 일찌감치 리드를 잡아나갔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모이산더의 로빙 패스를 셀라시에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한 걸 오사코가 골문 앞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20분경 사힌의 코너킥을 오사코가 헤딩으로 떨구어준 걸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모이산더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브레멘은 이른 시간에 2-0으로 앞서나가자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30분경 델멘호르스트의 추격골이 터져나왔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올리버 라우흐의 땅볼 크로스가 브레멘 수비수 그로스 다리 맞고 살짝 방향이 바뀌었고, 이를 쇄도해 들어오던 톰 슈미트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델멘호르스트의 골은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셈이 되고 말았다. 브레멘은 37분경 그로스의 센스 있는 로빙 패스를 라시차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다시 2골 차로 점수를 벌려나갔다. 이어서 40분경 프리들의 패스를 클라센이 받아선 화려한 발재간으로 델멘호르스트 수비진을 헤집고 들어가서 골을 추가하면서 전반전을 4-1로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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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브레멘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프리들을 빼고 케빈 뫼발트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61분경엔 사젠트 대신 니클라스 퓔크루크를, 65분경엔 오사코 대신 피사로를 차례대로 투입하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번 시즌은 피사로의 마지막 시즌이다. 그는 지난 7월, 2019/20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교체 출전하자마자 브레멘의 상징인 다이아몬드 표식을 손으로 만들어냈다. 이에 베저슈타디온을 찾은 브레멘 홈팬들은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는 교체 출전한 지 3분 만에 퓔크루크의 측면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슬라이딩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골을 추가했다. 다시 6분 뒤에 그는 드리블로 치고 가다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면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6-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아직 녹슬지 않은 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피사로이다. 당연히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 역시 그의 차지였다.
피사로는 만 40세 10개월 7일의 나이에 멀티골을 넣으면서 84년 포칼 역사상 최고령 멀티골 기록자로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단순 골로만 따지더라도 그는 1980년 SpVgg 프레헨 공격수 카를 람베르틴(만 44세)에 이어 포칼 대회 역대 최고령 2위에 해당한다. 더 놀라운 점은 당시 람베르틴의 소속팀 프레헨은 3부 리그로 당시엔 아마추어 리그였다는 데에 있다(포칼은 FA컵 특성상 아마추어 리그도 참가할 수 있다). 즉 프로 리그 소속으로는 포칼 최고령 골을 넣은 셈이다.
게다가 피사로는 이번 경기 멀티골로 개인 통산 포칼 34골을 기록하면서 지난 시즌 역전을 허용했었던 바이에른 뮌헨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3골)를 제치고 현역 선수들 중 포칼 최다 골 기록자로 등극했다. 포칼 역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쾰른 전설 하네스 뢰어와 함께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이제 1골만 더 추가하면 디터 뮐러와 함께 포칼 역대 최다골 공동 2위로 올라서고, 2골을 추가하면 게르트 뮐러에 이어 단독으로 역대 2위에 등극하게 된다(물론 피사로의 기록은 그의 후배 레반도프스키에 의해 깨질 것이 유력하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만큼 그의 경기 하나하나는 선수 본인은 물론 브레멘 팬들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마치 은퇴 투어를 떠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델멘호르스트 선수들 역시 경기가 끝나자 그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면서 포옹을 나누었다. 오랜 기간 동안 활약하면서 브레멘 구단 역대 최다 골을 비롯해 각종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는 그가 마지막 시즌 역시 화려하게 장식하길 기대해 본다.
# DFB 포칼 역대 최다 골 TOP 5
1위 게르트 뮐러: 75골
2위 디터 뮐러: 35골
3위 클라우디오 피사로: 34골
3위 하네스 뢰어: 34골
5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33골
5위 만프레드 부르그스뮐러: 33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