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병규 기자 = “어라, 갑자기 발등이 시원해 지더라고요”
대구FC 미드필더 류재문이 수화기 너머로 크게 웃었다. 그는 지난 25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포항 스틸러스와의 26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14분 데얀의 득점에 기여했다. 비록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전개 과정을 도왔는데 이슈가 되었던 것은 축구화가 벗겨진 상태에서 맨발로 볼을 전달했던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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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과 전화 인터뷰를 가진 류재문은 “그 사건 이후 주변에서 웃겼다고 연락이 많이 왔다. 관중석에 지인분들도 와 계셨는데 후배들이 벗겨진 축구화를 계속 하늘 위로 던졌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축구화가 벗겨지던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모든 장면이 ‘슬로우 모션’처럼 지나갔다. 류재문은 “드리블을 하다가 갑자기 발이 밟혔고 축구화가 벗겨질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발이 시원해지면서 신발이 벗겨졌고 ‘어어’ 하다가 당황하였다. 그럼에도 플레이는 해야겠다고 생각하였고 전방에 데얀이 보여서 벗겨진 상황에서도 패스했다”며 웃었다.
당황했던 찰나의 순간에도 인플레이를 하려고 했던 이유를 묻자 “데얀에게 주면 좋은 찬스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맨발이었음에도 공이 참 잘 가더라(웃음). 그런데 골까지 넣을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 자리에 선 채로 득점까지 지켜보았다”고 했다. 만일 공격이 차단되었다면 본인 앞에 포항 수비수 3~4명이 있었는데 맨발의 상태에서도 1차 방어를 하였을 것 같았는지 묻자 “분명히 했을 것이다. 대신 주심분이 플레이 정지를 해 주셨을 것 같다”고 했다.
대구FC과거 리오넬 메시도 축구화가 벗겨진 상태에서 끝까지 플레이에 집중하여 도움을 기록하였다고 하자 “너무 높은 위치의 선수라 저로서는 비슷하게 되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고 했다.
재미있었던 상황은 득점 직후, 정태욱과 정승원이 류재문의 벗겨진 축구화를 2~3차례 하늘 높이 집어 던졌다. 류재문은 평소 장난기 많던 두 선수를 언급하며 “왜 그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때 태욱이가 달려오더니 ‘형 이슈 될 것 같아’ 하면서 혼자 신나하더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3,030명의 홈 관중 앞에서 부끄러웠지 않았는지 묻자 “우선 골이 들어간 것에 기분이 좋았다. 이후 다시는 벗겨지지 않도록 경기 시작 전보다 축구화를 더 강하게 묶었다”며 웃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2015년 대구에 입단한 류재문은 현재까지 128경기 12골 7도움을 기록 중이다. 두 번의 십자인대 파열로 많이 고생하였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매번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그는 빠르고 역동성을 중시하는 팀 특성에 맞게 미드필더에서 팔방 미인의 모습을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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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24라운드 광주FC 원정에선 결승골을 기록해 팀의 아시아 무대 진출의 9부 능선을 이끌었다. 류재문은 “당시 정말 중요한 경기였고 팀 내부에서도 하나가 되어 이기자는 각오가 강했다. 그때 광주가 세징야를 밀착 마크하는 바람에 골이 터지지 않아 조급해졌다. 그런데 마침 나에게 좋은 기회가 와서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원했던 목표를 이루었기에 남은 경기에서 부담을 덜어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내년 시즌의 치열한 경쟁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항상 기회가 있던, 없건 뒤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안주할 수 없지만 좋은 기회가 온다면 언제나 팬들에게 멋진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