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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에 베트남의 밤은 끝날 줄 몰랐다 [영상]

PM 3:33 GMT+9 18. 12. 16.
박항서 베트남 Park Hang-seo Vietnam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은 베트남 전역에 축제의 밤을 몰고 왔다. 박항서 감독 취임 후 이어진 유례 없는 성공에 대한민국도 함께 박수를 보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A대표팀은 15일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AFF(동남아축구연맹) 챔피언십 ‘스즈키컵’ 2018의 챔피언이 됐다. 원정으로 치른 결승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유리한 상황을 만든 베트남은 홈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합게 1승 1무로 말레이시아를 꺾은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스즈키컵을 안았다. 통산 두번째 우승이다. 

전반 6분 만에 골이 나오며 미딘 국립경기장은 뜨거워졌다. 응우옌 꽝하이의 크로스를 응우옌 아인득이 멋진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열정의 지도자인 박항서 감독은 환호하며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관중석에 앉은 국가 권력 서열 2위의 웅우옌 수언 푹 총리 역시 비슷한 포즈로 주변의 국가 수반들과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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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내 침착한 운영을 한 베트남은 상대에게 많은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추가시간 4분까지 리드를 유지한 베트남은 10년 간 기다린 숙원을 홈에서 푸는 영광을 맛봤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들에 밀려 동남아 축구에서 늘 2-3인자였던 베트남은 2018년을 기점으로 왕좌에 올랐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박항서 감독의 취임과 동시에 벌어졌다. 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총괄하는 사령탑에 오른 박항서 감독은 지난 1월 AFC(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AFC 주관 대회 최초로 결승까지 이끌며 전설의 첫 장을 썼다.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베트남은 이전 최고 성적은 16강을 훌쩍 넘어 4강까지 올랐다. 

‘박항서 매직’의 최대 관문은 스즈키컵이었다. 이전 국가대표팀 감독들이 스즈키컵 부진이나 라이벌인 태국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줄줄이 경질됐던 것을 생각하면 박항서 감독에겐 생과 사가 걸린 도전이었다. 취임 당시에도 박항서 감독에게 부여된 최대 미션이었다. 

그 도전을 훌륭히 달성했다. 조별리그 1위로 준결승에 오른 박항서 감독은 필리핀을 상대로 1, 2차전에서 모두 2-1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예상과 달리 태국이 아닌 말레이시아와 결승에서 맞붙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경계심을 풀지 않고 전략적으로 결승을 치렀고 대회 무패(6승 2무)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15일 밤의 열기는 지난 1월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능가했다. FIFA나 AFC 주관 대회는 아니지만 현재 동남아의 정치적, 경제적 지형에서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밀린 베트남이 축구로 정상에 선 것은 국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베트남 정부와 언론도 “애국심이 부족하다던 젊은이들이 국기를 흔들며 국가를 부르는 것은 매우 획기적인 일이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을 보는 것과 같은 국가 정서의 통합이 이뤄졌다. 

하노이, 호치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는 베트남 국기의 금성홍기를 든 시민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에 쏟아졌다.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 단체 응원전도 열기가 꺼지지 않았다. 그 와중에는 태극기를 들고 한국을 함께 하는 이들도 보였다. 박항서 감독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며 양국 우호 증진의 다리가 되는 외교관 역할까지 수행했다. 국내에서도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이 지상파에서 생중계되며 20%가 넘는 시청률 대박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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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 당시 스승인 거스 히딩크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박항서 감독도 한 국가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이제 그의 다음 도전은 내년 1월 UAE에서 열린 아시안컵 본선이다. 베트남이 2018년 이어진 꿈 같은 성공을 아시아 전역이 참가하는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도 이어갈 지가 화제다. 

내년 3월에는 한국을 찾아 벤투호와 A매치를 치른다. 최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은 AFF와 협약을 맺고 동아시안컵 챔피언과 스즈키컵 챔피언이 단판 승부를 펼치는 대회 개설에 합의했다. 2017년 동아시안컵 우승팀인 한국의 홈에서 첫 대회가 열리는데, 베트남이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하며 박항서 감독은 금의환향을 알리는 승부를 치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