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2008년 챔스 결승전, 그날의 일들"(영상) [GOAL 단독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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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대망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골닷컴 코리아'는 박지성과 직접 만나 그가 기억하는 챔피언스리그, 맨유, 퍼거슨 감독과 솔샤르 감독. 그리고 손흥민의 활약에 대한 그의 생각과 그의 근황, 앞으로의 계획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5월 초, 런던에서 만났던 박지성. 사진=장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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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런던] 이성모 기자, 장희언 기자 = 바야흐로 2018/19시즌 유럽 축구의 대부분 일정이 마무리되고, 시즌의 최고 하이라이트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모든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리버풀의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도전, EPL 팀들간의 경쟁이라는 관전 포인트 외에도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챔스 우승 도전이라는 큰 관심사로 더욱 많은 팬들을 가슴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축구계에는 손흥민 이전에 이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큰 기여를 했고 또 결승전에서 결장하면서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던 레전드가 있었다. 지금의 손흥민이 그렇듯 과거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하며 전세계에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던 박지성이 그 주인공이다.

대망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골닷컴 코리아'는 박지성과 직접 만나 그가 기억하는 챔피언스리그, 맨유, 퍼거슨 감독과 솔샤르 감독. 그리고 손흥민의 활약에 대한 그의 생각과 그의 근황, 앞으로의 계획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맨유의 솔샤르 현 감독과 퍼거슨 전 감독, 그리고 2008년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등에 대한 인터뷰의 1편이다. 

골닷컴 : 안녕하세요 박 위원님. 지난해 12월에 뵙고 반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요? 또 최근에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박지성 : 안녕하세요, 이제 클럽들 돌아다니고 있고요. 얼마 전에 아약스도 갔다 왔고요. 또 PSV도 갈 예정입니다. 클럽들 돌아다니면서 어떻게 운영을 하고 있고, 어떤 식으로 유소년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어떻게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클럽에 가서 공부하고 배우고 있는 단계이고요. 또 다른 쪽으로는 행정 쪽 일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고, 또 어떤 방향으로 갈지, 어떤 일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 고민 중에 있습니다.

골닷컴 : 최근에 반 데 사르 인스타 스토리에 두 분이 같이 찍은 사진이 올라왔었습니다. 반 데 사르는 지금 아약스 CEO를 맡고 있고, 예전에 반 데사르의 발자취를 따르고 싶다고 인터뷰를 하신 적도 있었는데요, 두 분이 만나서 어떤 대화를 하신 건지? 

박지성 : 뭐, 일단은 제가 부탁으로 아약스의 유스 시스템을 좀 보고 싶다. 어떻게 선수를 키워내는지, 어떻게 선수를 스카우트 하는지, 지금 많은 구단들이 어렸을 때부터 선수를 스카우트 하기 위해서 혈안인데 어떻게 해서 아약스라는 팀은 그 팀의 위상을 유지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배우러 갔고요. 그런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또 행정적인 일을 하는 것에 대한 현재 상황들, 그런 부분들에서 많이 듣고, 앞으로 향후 어떤 계획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눴죠.

골닷컴 : 아약스가 최근 토트넘과 4강 1차전 경기를 치뤘습니다. 아약스라는 클럽이 네덜란드 리그에서 챔스 4강 가는 것이 절대 쉬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선수들이 스타가 되면 떠나고 하는 그런 열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이라던지, 아약스가 특히 유소년이 강한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이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박지성 : 워낙 유소년 시스템에 대해서 유명한 클럽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어떤 철학을 갖고 구단이 운영하고 있느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느냐,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또 그만큼 아약스는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역사도 많이 가지고 있고, 그런 부분들이 계속해서 그 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고, 그 틀 안에서 좋은 선수가 배출될 수 있는 순환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구조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장기적으로 어떤 철학을 갖고, 어떤 시스템을 통해 선수를 배출하려고 하느냐, 가장 큰 틀 안에서 구조적으로 우리가 갖춰져 있느냐를 먼저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골닷컴 : 박 위원님은 맨유에서 7시즌 활약하셨고 맨유 앰버서더이십니다. 이제 맨유,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 관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우선 솔샤르 감독이 동료였는데 동료가 맨유의 정식 감독이 됐거든요.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어떠셨는지요? 

박지성 : 당시에 임시 감독으로 운영이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구단으로서 가장 최선의 카드였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누가 후임이 될지 정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남은 시즌 동안 어떻게 보여주냐에 따라서 정식 감독에 대한 제의도 받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어서 결국 클럽이나 솔샤르 감독에게나 모두에게 상당히 좋은 조건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골닷컴 : (과거 블랙번 전) 솔샤르 감독의 마지막 골을 어시스트 한 것이 박 위원님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 당시 상황이 기억나시는지요? 솔샤르를 노리고 한 패스였는지요? 

박지성 : 아마 그게 블랙번 전 이었을 텐데 솔샤르를 노리고 했다기보다는 루니를 보고 했는데 루니가 그 공을 못 받으면서 뒤로 흘렀죠(웃음). 그래서 결국 솔샤르가 골을 넣었기 때문에 뭐 저에게 행운이죠.

골닷컴 : 박 위원님이 솔샤르로부터 위치 선정이나 슈팅, 이런 것에 대해서 배웠다고 들었습니다. 

박지성 : 네, 사실입니다. 솔샤르가 워낙 마무리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선수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골 결정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많이 들었고, 실제로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

골닷컴 : 그럼 동료 선수였던 솔샤르에 대해 기억나는 일화 같은 것이 있을까요? 

박지성 :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경기를 보느냐' '어떻게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 노력을 하느냐'에 대한 관점이 조금 남달랐다고 생각합니다. 

솔샤르 선수의 가장 특이한 부분이 '교체로 출전해서 많은 골을 넣었다'라는 부분인데 '그것이 어떻게 될 수 있나'라는 고민이 솔샤르 선수에게 들어서 풀렸어요. 자기는 '경기 중에 단지 앉아서 경기를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할 지를 들어가기 전까지 경기를 통해서 보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지금 상대 수비수가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내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게 더 효과적이겠다'하는 그런 '계속해서 경기를 보면서 약점을 파악하고 내가 들어갔을 때 어떻게 공략을 해야겠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벤치에 앉아 있으면서도 생각을 해서 결국에 들어갔을 때 그것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겨서 골을 많이 넣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의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상당히 쉽지 않기 때문에 저만 해도 그렇게까지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정말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골을 넣을 수밖에 없는 거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어서 어떻게 보면 벤치에 있는 선수들에게, 교체로 뛰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너무나 완벽한 그런 생각과 관점을 보여주는 자세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골닷컴 : 바로 그 부분이 솔샤르 감독이 감독으로 또 좋은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박지성 : 솔샤르 감독이 일단 선수 생활도 맨유에서 계속했고, 결국에는 맨유의 철학을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고, 또 어쨌든 프리미어리그의 감독 경험도 있었고, 또 본국에 돌아가서 거기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클럽에서 충분히 보여줬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독이 경험이 있었다는 부분도 솔샤르가 맨유라는 클럽에 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을 하죠.

골닷컴 : 동료로 뛰던 시절에 솔샤르 선수가 미래에 감독이 될 거라고 예상해보신 적이 있을까요? 

박지성 : 뭐, 대부분의 선수는 다 감독이 되기 위해서 선수 생활을 마치면서 감독이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하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생각을 했죠.

골닷컴 : 맨유 감독이 될 거라고 짐작은 했던 적이 있는지요? 

박지성 : 그 때 당시에는 퍼거슨 감독이 은퇴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기 때문에(웃음) 누가 맨유 감독이 될 거라고 예상은 하지 못했어요. ‘과연 언제까지 퍼거슨 감독이 맨유 감독을 할까’에 대한 부분이 더 커서, 또 하지만 그래도 ‘맨유를 경험했던 선수가 맨유 감독 일을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골닷컴 : 솔샤르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시작한 후에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퍼거슨 감독의 시절을 보는 것 같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었고, 분위기가 좋았어요. 그런데 정식 감독이 된 후에 갑자기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박지성 :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심리 상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는 들어요. 

시즌 막바지에 확실한 목표가 있었는데 그것은 챔피언스리그도 있었고, 또 결과적으로 '리그에서도 4위를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보면 동기 부여도 잘 됐고, 솔샤르도 거기에 대해서 잘 지도를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계속해서 이어 오다가 결과적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떨어지면서 리그에서도 한 경기에 발목이 잡히면서 시즌 결과에 대한 그런 부분에 대한 압박감? 또 '4위 안에 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압박감들이 조금 강하게 오지 않았을까' 그래서 '선수들이 조금 더 그런 압박감을 견디는데 힘들어했던 부분이 결과적으로 경기로 나타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죠.

골닷컴 : 다음 시즌도 맨유의 솔샤르 감독으로 시작을 할 건데 맨유가 빨리 정상궤도에 올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박지성 : 뭐, 정상궤도에 빨리 올라가고 싶겠지만 결국 이번 시즌에 보여줬던 그런 모습들이 과연 한순간에 바뀌기를 기대하는 팀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요. 얼마나 이번 시즌부터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그것을 목표로 해야 할 거라고 생각을 하죠. 결과적으로 솔샤르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느냐. 또 그 선수를 가지고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게 해 주느냐. 당연히 영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죠. 프리 시즌을 같이 보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얼마나 지원해 줄 수 있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날 거라고 생각을 하죠

골닷컴 : 워낙 맨유가 힘든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까 퍼거슨 감독을 지금도 그리워하는 팬들도 많습니다. 이제 퍼거슨 감독에 관해서 여쭤보면, 퍼거슨 감독 제일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나시는지요? 제일 처음에 연락을 어떻게 하시게 됐나요? 

박지성 : 제일 처음 연락은 아마 네덜란드에서 FA컵 결승이 끝나고 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퍼거슨 감독이 연락을 기다리고 계신다'는 연락을 받아서 그 때 당시에 전화해서 직접 통화를 한 것이 그때가 처음이죠.

골닷컴 : 그 때 퍼거슨 감독과 처음 대화를 하셨을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지성 : 뭐, 처음 대화했을 때는 '맨유에 오기를 바란다'고 본인이 직접적으로 말씀을 하셨고, 또 이제 제가 그때 당시에 PSV에 있었으니까 반니스텔루이 선수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셨죠. '반니스텔루이도 와서 맨유에서 잘 했다. 그렇기 때문에 너도 잘 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죠.

골닷컴 : 퍼거슨 감독이 지금도 축구 역사상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이라고 항상 손 꼽히는 감독인데 퍼거슨 감독이 본인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을 하시는지요?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배우신 부분이 있다면. 

박지성 :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최정상의 레벨에서 싸울 수 있고, 그들과 대등하게 상대할 수 있게끔 저를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히딩크 감독님이 저를 유럽으로 인도해서 그런 좋은 선수와 경쟁을 할 수 있는 많은 바탕을 마련해 주셨다면 선수가 지속적으로 계속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게 퍼거슨 감독님이라고 생각을 하죠.

골닷컴 : 같은 팀에서 7년, 7시즌 있었던 선수로서 왜 퍼거슨 감독이 축구 역사상 최고의 명장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하시는지요? 

박지성 : 단지 지금 순간에 만족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 계속해서 팀을 지속적으로 좋은 팀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지'를 항상 고민하고, 또 거기에 맞게 항상 선수를 영입하고, 또 선수 개개인에 대해서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야 할 것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감독이기 때문에 팀이 11명의 베스트 멤버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1군 스쿼드, 25명, 30명 되는 모든 선수를 이끌어 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고, 그 선수가 그 믿음에 대한 보답을 경기장에서 100% 할 수 있게끔 끌어내는 능력이 너무나 뛰어났던 부분이 퍼거슨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골닷컴 : 퍼거슨 감독님이 현역 시절에 박 위원님에 대해 '빅게임 플레이어'라는, 현지에서도 그런 표현을 많이 썼습니다. 중요한 경기에 많이 투입했었고, 본인도 중요한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요. 그런데, 200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챔스 결승에서 거기서 명단에 이름이 빠진 것에 대해 팬들이 큰 충격을 받았었잖아요. 선수 본인이 가장 충격을 받았을 것 같지만 그 때 당시에 심정은 어떠셨나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솔직하게 말해본다면. 

박지성 : 뭐, 처참했죠. 일단 벤치에도 앉지 못할거라는 예상은 저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골닷컴 : 사전에 전혀 언급이 없었나요? 

박지성 : 경기 당일 날 알았죠. 당일 날 오전에 이제 감독님께서 저를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때 당시에는 너무 충격이어서 '오늘 경기를 못 뛴다'는 이야기인지 이제 '벤치에 앉는다'는 이야기인지 '안 앉는다'는 이야기인지 전혀 감이 없어 가지고, 이제 경기장 가서는 알았죠. '벤치에도 앉을 수 없다'는 사실을 경기장 가서 확실히 알았기 때문에 그때 기분은 정말 멍했던 것 같아요. 정말 아무 생각이 안나고 '이게 지금 현실인가?'에 대한 것이 가장 컸었죠. 퍼거슨 감독은 지금도 만나면 '미안하다'고 그때 이야기를 하시는데 뭐, 과거는 과거니까. 되돌릴 수 없는 일이죠?

골닷컴 : 지금도 그런 이야기를 하시나요? 만나면? 

박지성 : 그쵸. 가끔 챔피언스리그 이야기가 나오면 그 이야기를 하세요.

골닷컴 : 그 경기가 끝난 직후에 퍼거슨 감독이 그것에 대해서 따로 말씀하신 부분이 있었는지요. 

박지성 : 뭐, 일단 팀은 우승을 했으니까 다 기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다 기뻐하는 상황에서 파티를 하죠. 보통 결승전 다음에 지던 안 지던 어쨌든 가족들도 다 오고 이러기 때문에 파티를 준비해 놓고 있었는데 그 파티장에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저에게도 물론 말씀 하셨지만 저희 부모님에게도 '정말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셨죠.

골닷컴 : 그 때 그 충격이 얼마나 갔는지 궁금합니다. 

박지성 : 얼마나 갔는지 기억이 안 나요. 그냥 계속해서 있는 것 같아요. 그 때 그 기분이 뭐라고 할까 그 분함? 이 있는 것 같아요. 퍼거슨 감독님을 '미워한다'는 뜻이 아니라 '아, 내가 부족했다'라는 것에 대한 분함이 계속해서 가슴에 남아있는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남아있죠.

골닷컴 : 그 후에 유럽에서 팬들이 기억하는 가장 유명한 일화 중 하나가 피를로를 밀착 마크했던 일인데요. 그것은 미리 오랫동안 준비를 한 것이었나요? 아니면 퍼거슨 감독이 당일 날 갑자기 주신 결정이었나요? 

박지성 : 그건 경기 당일 날 미팅 시간에 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전술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퍼거슨 감독님이) 그때 저에게 말씀하셨죠. 경기 당일 날. 퍼거슨 감독이 '언제 그것을 하나의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그날 결정을 내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는 그날, 당일 날 그 이야기를 듣고 준비를 했죠.

골닷컴 : 피를로 선수 본인이 자기 자서전에서 그 일에 대해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 그 표현이 나쁜 의도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GUARD DOG(경비견)'이라는 표현을 해서 일부 팬들 사이에 약간 비하한 것이 아니냐 그런 논란이 있기도 했는데요. 어쨌든 피를로 선수가 본인의 자서전에서 박 위원님에 대해 직접 언급한 이야기를 들으시고 어떠셨는지요? 

박지성 : 글쎄요. 그랬던 선수가 커리어 상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는데 모르겠어요. 얼마나 많은 선수가 피를로 선수를 전담 마크 했는지는 모르기 때문에요. 하지만 그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것은 제가 그 역할을 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해서 저에게는 기분 좋죠. 일단, 어떤식으로든 상대에게 기억을 남겼으니까요.

골닷컴 : 그 일화에 대한 농담도 많이 있었습니다. 퍼디난드도 그런 농담을 하는 것 같은데 아마 "피를로가 아침에 일어나면 박지성이 바로 옆에 있었을 것"이라고, 그렇게 따라다녔다고 농담을 하곤 합니다. 

박지성 : 뭐, 선수들은 그런 것을 좋아하니까 많이 그랬을 거에요. 많이 그랬던 것 같아요.

골닷컴 :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떠세요? 지금도 그런 농담이 나오잖아요. 

박지성 : 뭐, 그냥 재미있죠. '얼마나 내가 따라다녔길래 그런 소리를 하나'라는 생각을 하는데 근데 그렇게 많이 따라다니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보통의 전담 마크를 할 때 두 가지가 방법이 있을 텐데 정말 아예 게임이랑 관여 없이 한 선수를 쫓아다니는 경우도 있고, 저 같은 경우는 수비할 때만 쫓아다녔고, 공격할 때는 공격을 나름대로 자유롭게 했기 때문에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기는 한데요. 뭐, 어쨌든 그만큼 잘 따라다녔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골닷컴 : "그렇게 전담 마크를 한 것도 아니다"라니… 진짜로 하셨으면 얼마나 더 악착같이 하셨으려고... (웃음) 

박지성 : 뭐, 집까지 따라갔겠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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