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말총머리, 판타지스타 그리고 에너비트까지, 1990년대 이탈리아 최고 스타 플레이어인 로베르토 바조는 1993 발롱도르 수상은 물론 피오렌티나와 유벤투스 등 세리에A에서도 굵직한 활약을 펼친 당대 슈퍼스타였다.
그러나 바조에게도 한 가지 오점이 있었으니, 바로 1994 미국 월드컵 당시 승부차기 실축이다. 어느덧 25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지만, 바조는 당시 상황에 대해 여전히 악몽과 같은 일이라며 회상하고 있다.
6일(한국 시각) '풋볼 이탈리아'에 따르면 바조는 당시 미국 월드컵 승부차기 실축에 대해 "브라질을 상대로 했던 그곳에서의 실수로 여전히 잠을 잘 자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미 유명한 일화지만, 바조에게 브라질전 승부차기 실축은 씻을 수 없는 상처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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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바조는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때로는 교훈이 될 수도 있다. (나는) 늘 1970년 결승전 패배(브라질 4-1 이탈리아 승)를 만회하는 것을 꿈꾸곤 했다. 그러나 꿈과 현실은 별개의 것이다. (나는) 늘 다른 결말을 꿈꿨다"라고 전했다.
브라질과 이탈리아는 남미와 유럽을 대표하는 명가다. 특히 두 나라 모두 월드컵에서 각각 5번과 4번을 우승하며 우승 기록 1위와 공동 2위를 기록하며 세계 축구사를 장식한 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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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서만 두 차례 결승전에서 만난 브라질과 이탈리아, 1978년 대회를 제외하면, 두 팀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반드시 우승하는 징크스도 있었다. 1938년 대회에서는 이탈리아가 그리고 1970년 대회에서는 브라질이, 1982년 대회에서는 다시 한 번 이탈리아가 승리하며 월드컵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그리고 대망의 19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전, 당시 브라질과 이탈리아 모두 세 번의 월드컵 타이틀을 거머쥔 상태였다. 자연스레 두 팀 중 승리한 팀은 월드컵 최다 우승팀으로 등극할 기회를 잡았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바레시와 말디니로 대표되는 이탈리아의 방패가 호마리우 베베투가 이끄는 브라질의 창을 상대로 90분까지는 무실점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연장 들어서도 두 팀의 접전이 계속됐지만, 기다렸던 득점포가 나오지 않았다.
운명의 승부차기, 브라질과 이탈리아 모두 첫 번째 키커인 마르시우 산투스와 프랑코 바레시가 실축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내 이탈리아는 알베르티니와 에바니의 골로 그리고 브라질은 호마리우와 브랑쿠가 승부차기에 성공하며 2-2 균형의 추를 맞췄다. 대망의 네 번째 키커, 이탈리아는 마싸로가 기회를 놓쳤다. 반면 브라질은 둥가가 성공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선수는 다름 아닌 바조였다. 일단 바조가 넣고, 브라질이 실패한다면 한 번 더 승부차기에 나설 기회가 있었지만, 바조의 슈팅은 그만 허공으로 날아갔다. 미국 월드컵에서 벼랑 끝에 놓였던 이탈리아를 사실상 홀로 결승까지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바조였지만, 승부차기 실축으로 그는 졸지에 영웅에서 역적이 됐다. 다만 브라질이 마지막 키커가 골을 넣었다면 바조가 승부차기에 성공했어도 우승컵은 브라질의 몫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