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최고령 하인케스 선택한 4가지 이유

댓글()
Getty
하인케스, 분데스리가 역사상 특정 팀 최다 감독 부임(4회). 바이에른 역대 최고령 감독이자 유럽 5대 리그 최고령 감독(만 72세). 바이에른 소속으로 통산 승률 64.7%. 챔피언스 리그에 참가한 3시즌 모두 결승에 진출해 2회 우승(승률 67.6%)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은퇴한 명장 유프 하인케스를 4년 만에 데려오는 강수를 던졌다. '오파' 하인케스는 또다시 바이에른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까?


주요 뉴스  | "[영상] 은퇴 암시한 카카, 미국에서의 활약상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한 바이에른 뮌헨이 A매치 휴식기에 새 감독 선임을 단행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바이에른이 자랑하는 명장 하인케스. 하인케스는 4년 전, 은퇴를 선언하며 그라운드를 떠났으나 위기의 바이에른을 구하기 위해 단기 계약을 체결하며 다시 돌아왔다.

하인케스는 이번에 또다시 바이에른 지휘봉을 잡으면서 분데스리가 역사상 처음으로 한 팀을 4번 맡는 감독에 등극했다. 바이에른 감독으로 하인케스는 분데스리가 통산 221전 138승 53무 30패로 승률 62.4%를 기록 중에 있다. DFB 포칼과 유럽 대항전 같은 기타 대회들을 추가하면 312전 202승 61무 49패로 승률 64.7%로 소폭 상승한다. 게다가 이미 하인케스는 2008/09 시즌 당시 5경기를 남기고 바이에른 임시 감독에 부임해 4승 1무 무패 행진을 견인하며 특급 소방수 역할을 수행한 전례가 있다.

시즌 초반에 경질됐던 1991/92 시즌과 임시 감독직을 수행한 2008/09 시즌을 제외하면 하인케스는 총 6시즌 동안 바이에른 감독직을 수행하며 분데스리가 3회 우승과 2012/13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더해 총 8개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특히 2012/13 시즌엔 바이에른에 독일 구단 최초의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 삼관왕) 위업을 달성하며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 하인케스이다. 오트마르 히츠펠트와 우도 라텍, 즐라트코 차이코프스키, 펩 과르디올라와 함께 바이에른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감독으로 더 이상 이룰 게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하인케스는 기자회견에서 "바이에른에서 은퇴한 2013년 이후 여러 유럽 빅클럽들에게 감독 제의를 받았고, 방송 해설자 제의도 받았으나 모두 거절했다. 다시는 벤치에 앉을 일이 없을 줄 알았으나 바이에른은 내 축구 인생의 발판이 된 팀이기에 다시 벤치에 앉아야 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4년 만에 감독직에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 바이에른이 하인케스에게 소방수라는 중책을 맡긴 이유는 무엇일까?

Jupp Heynckes


1. 바이에른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와 유대감

전임 감독 안첼로티의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언어적인 부분(독일어에 능통하진 않았다)과 문화적인 이유가 컸다. 안첼로티는 와인을 마시면서 휴식을 즐길 줄 아는 감독이었으나 이는 독일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었다. 선수들과의 의사 소통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그러하기에 바이에른 수뇌진들은 차기 감독으로 독일어 능통자를 원했고, 기왕이면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을 데려오려고 했다. 이는 하인케스의 소방수 부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인케스는 누구보다도 바이에른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구단 수뇌진들은 물론 현 바이에른 핵심 선수들에 더해 팬들의 정서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는 하인케스다. 당장 마지막으로 감독직을 수행하던 2012/13 시즌까지도 하인케스는 울리 회네스 바이에른 회장 옆집에서 살았다.

게다가 프랑크 리베리와 아르옌 로벤은 물론 토마스 뮐러와 하비 마르티네스와 제롬 보아텡, 다비드 알라바, 하피냐, 그리고 톰 슈타르케가 하인케스 밑에서 영광의 시대를 함께 했던 선수들이다. 바이에른 주축 선수들과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는 하인케스다. 심지어 리베리 아내조차도 하인케스가 복귀하자 인스타그램에 '#JuppJuppJupp'라는 글을 게재했을 정도. 즉 선수들 가족마저도 하인케스의 복귀를 반기고 있는 셈이다. 

특히 뮐러는 하인케스 감독 체제에서 공식 대회 100경기에 출전하며 중용받았다. 뮐러는 안첼로티 체제에서 전술적으로 맞지 않는 문제를 노출하며 선수 경력을 통틀어 부진에 빠졌다. 하인케스는 누구보다도 뮐러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지도 하에서 뮐러가 다시 예전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면 이는 바이에른의 성적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Jupp Heynckes

게다가 하인케스는 과거 아틀레틱 빌바오와 테네리페,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수행한 바 있다. 스페인어에 능통할 뿐 아니라 스페인 및 남미 문화권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아르투로 비달은 하인케스가 바이엘 레버쿠젠 감독 직을 수행하던 당시(2009/10, 2010/11) 그의 밑에서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하비 마르티네스 역시 2012년 여름, 바이에른에 입단하자마자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트레블의 주역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 스페인-남미 선수들의 독일 무대 적응을 도울 수 있는 적임자인 것이다.

이에 하인케스는 기자회견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독일어롤 하지 못한다. 게다가 독일 축구는 남미와는 사뭇 다르다. 어린 하메스에게는 매우 힘든 상황이다. 난 그를 적극 도울 것이다. 난 재능있는 선수를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하인케스의 복귀를 가장 반기는 이들은 다름 아닌 바이에른 팬들이다. 하인케스의 첫 팀 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1000명이 넘는 바이에른 팬들이 제배너 슈트라세(바이에른 훈련장이 위치한 거리)를 찾았다. 


주요 뉴스  | "[영상] 나도 간다 러시아, 콜롬비아를 월드컵으로 이끈 하메스"


2. 선수단 기강 확립

안첼로티의 또다른 문제는 바로 훈련 및 선수단 기강 확립 부재에 있었다. 안첼로티는 훈련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했다. 이에 바이에른 선수들이 불안감을 느껴 추가 훈련을 단행하자 이조차도 안첼로티가 금했다고 독일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피지컬 트레이너인 지오반니 마우리 역시 워밍업 프로그램을 5분으로 제한한 채 라커룸에서 담배만 피는 장면들을 연출했다(이에 바이에른은 내부적으로 담배 금지령을 내리자 전자담배를 가지고 왔다).

하인케스가 부임하자 바이에른의 훈련 과정은 바뀌었다. 워밍업 프로그램은 5분에서 20분으로 팀 훈련 역시 60분에서 90분으로 늘어났다. 하인케스는 첫 팀 훈련에서 하체 훈련만 40분 넘게 감행하며 선수단 전체의 체력 강화에 주력했다.

게다가 안첼로티는 덕장으로 유명하지만 대신 선수들 기강 확립에는 다소 느슨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인케스는 'Don Jupp(대부 유프)'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선수단 기강을 잡는 데 있어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하인케스의 훈련 과정을 지켜본 하산 살리하미치치 바이에른 단장 역시 "하인케스 하에서 선수들이 한계까지 집중해서 훈련하는 걸 볼 수 있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Jupp Heynckes


3. 후임 감독 선택지의 폭을 넓히다

원래 바이에른은 토마스 투헬을 후임 감독으로 임명하려고 했다. 실제 지난 9월 30일, 투헬의 모습이 뮌헨 공항에서 포착된 바 있다. 현 시점에서 바이에른이 데려올 수 있는 독일어에 능통한 재능 있는 젊은 감독은 투헬 밖에 선택지가 남아있지 않았다. 특히 칼-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사장이 투헬에 적극 지지표를 보냈다.

하지만 회네스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회네스는 투헬의 성격적인 부분을 우려했다. 투헬은 지난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 직을 수행하며 스벤 미슬린타트 수석 스카우트를 필두로 구단 수뇌진들은 물론 선수들과도 마찰을 빚었다. 이에 독일 현지 언론들은 사방이 적이었다고 표현했다. 과거 마인츠 시절에도 수뇌진 및 선수들과의 관계가 그리 원만하진 못했다. 심지어 도르트문트가 투헬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하려고 하자 마인츠 구단주가 직접 경고했을 정도.

결국 바이에른은 하인케스를 데려오면서 후임 감독 선임에 대한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선택지도 투헬 하나에서 회네스가 후임 감독으로 가장 원하고 있는 율리안 나겔스만(호펜하임)을 필두로 요아힘 뢰브(독일 대표팀)와 위르겐 클롭(리버풀)에 이르기까지 늘어난다는 메리트가 있다. 어차피 신임 감독을 데려와도 이미 시즌이 시작된 상태이기에 리빌딩이 쉽지 않다. 차라리 다음 시즌에 새 감독을 선임하면서 리빌딩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다. 

Tuchel Nagelsmann Klopp GFX


4. 챔피언스 리그 강자

하인케스의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강점 중 하나는 바로 챔피언스 리그에 강하다는 데에 있다. 하인케스는 챔피언스 리그에 총 3시즌 참가했는데 모두 결승까지 팀을 끌고 올라갔다. 1997/98 시즌엔 레알 마드리드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2012/13 시즌엔 바이에른에서 트레블을 달성했다. 하인케스의 챔피언스 리그 통산 성적은 37전 25승 6무 6패로 67.6%의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바이에른 전임 단장이자 현재는 '유로스포르트'에서 패널로 활동 중에 있는 마티아스 잠머는 하인케스 부임에 대해 "절대적으로 100% 옳은 결정이었다. 유프는 챔피언스 리그를 2회 우승했고, 바이에른에서 트레블을 달성하며 영광의 시대를 이끌었다. 이는 바이에른과 유프 모두에게 매우 귀중한 자산이다"라며 환영의 인사를 보냈다.

물론 이는 하인케스 후임이었던 과르디올라와 안첼로티에게도 해당하는 사안이긴 하다. 과르디올라와 안첼로티 모두 챔피언스 리그에서 어찌 보면 하인케스보다도 더 큰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다. 이것이 바로 바이에른이 하인케스 후임으로 거액의 연봉을 투자해 과르디올라와 안첼로티를 데려온 이유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과르디올라와 안첼로티는 하인케스의 유지(챔피언스 리그 우승)를 잇는 데엔 실패했다. 어차피 바이에른에겐 분데스리가 우승 여부는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다. 즉 다시 하인케스를 데려온 건 아직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라도 표명한 셈이다.

Jupp Heynckes


# 결론

물론 우려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하인케스는 바이에른 구단 역대 최고령 감독이자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에 해당하는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감독 중 최고령에 해당한다. 심지어 분데스리가 역대로 따지더라도 최고령 3위에 해당한다. 이에 독일 현지 언론들은 하이켄스에게 '오파(Opa: 독일어로 할아버지를 지칭함)'라는 새 애칭을 붙였다.

게다가 하인케스는 4년 넘게 그라운드를 떠나있었다. 최근 축구 전술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에 트랜드에 뒤처지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하인케스는 바이에른 감독 부임 첫 해엔 단 한 번도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2년 차에 들어서야 비로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하인케스다.

이렇듯 위험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바이에른은 하인케스를 통해 수습책에 나섰다. 비록 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리지 못하더라도 하인케스 체제에서 현재의 위기만 잘 넘길 수 있다면 이는 실패한 선택이라고 볼 수 없다. 어차피 바이에른은 로벤과 리베리, 비달 같은 주축 선수들의 연령을 고려하면 다음 시즌부터 리빌딩이 불가피하다. 즉 장기적인 플랜은 이번 시즌이 끝나고 고민할 일이다.

이제 하인케스는 14일 밤 10시 30분(한국 시간), 프라이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8라운드 홈경기를 통해 감독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하인케스 복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다면 바이에른은 침체된 팀 분위기를 일거에 뒤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upp Heynckes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