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4-0 대파했다. 여기에는 한스-디터 플릭 감독의 뛰어난 전술이 뒷받침하고 있다.
바이에른이 알리안츠 아레나 홈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1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지난 시즌 전승 우승 포함 챔피언스 리그 12연승을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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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행진도 대단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짠물 수비로 정평이 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 상대로 4-0 대승이라는 데에 있다. 이는 시메오네 감독이 아틀레티코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 타이 기록에 해당한다(2018/19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0-4 패배와 동률).
이 경기에서 바이에른은 언제나처럼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다만 르로이 사네가 부상으로, 세르지 그나브리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결장하면서 이선 공격 라인에 변화가 있었다. 킹슬리 코망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원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토마스 뮐러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이동했으며, 대신 중앙 미드필더인 코랑텡 톨리소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됐다.
Kicker바이에른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플릭 감독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플릭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아틀레티코 수비 라인은 항상 상당히 후방으로 위치해있다. 그러하기에 수비 라인 앞에 공간이 발생한다. 우리는 이 공간을 매우 잘 활용했고, 이는 효과적이었다"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플릭의 말대로 바이에른은 4-4-2 포메이션으로 나서는 아틀레티코 포백과 4명의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이를 통해 대승을 이끌어냈다. 이는 기록을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칼카나마첫째, 이 경기에서 바이에른의 전체 슈팅 숫자는 16회였고, 이 중 중거리 슈팅이 7회였다. 전체 슈팅 대비 중거리 슈팅 비율이 43.8%에 달했다. 바이에른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76회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중거리 슈팅이 16회에 그치면서 23.7%의 전체 슈팅 대비 중거리 슈팅 비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즉 아틀레티코의 수비를 공략하기 위해 평균치보다 20% 이상을 더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바이에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톨리소의 3번째 골 장면이었다. 65분경, 바이에른 수비형 미드필더 요슈아 키미히의 중거리 슈팅이 수비 벽 맞고 뒤로 흐르자 이를 잡은 톨리소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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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슈팅을 자제하면서 미끼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 이 경기에서 레반도프스키의 슈팅 숫자는 2회가 전부였다. 이 경기 이전까지 레반도프스키의 분데스리가 경기당 슈팅 숫자가 무려 6회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33.3%에 불과한 수치였다. 하지만 레반도프스키가 자주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나오면서 아틀레티코 수비 라인을 끌고 나왔고, 이 틈을 코망을 위시한 이선 공격 자원들과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까지 침투해 들어가면서 대량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두 번째 골이 이를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 상대 백패스를 가로챈 레반도프스키가 전진 패스를 찔러준 걸 코망이 받아선 상대 수비 3명을 유인하고선 반대편 측면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간 고레츠카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꽂아넣었다. 괜히 이 경기에서 바이에른 4골을 모두 이선 공격 자원들과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만들어낸 게 아니다(코망 2골 1도움, 고레츠카 1골, 톨리소 1골, 키미히 1도움, 뮐러 1도움).
마지막으로 바이에른 대승의 또 다른 원동력으로는 강한 태클과 전방 압박에도 있었다. 이에 대해 플릭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최근 주자 보여주지 못했던 피지컬적인 수비를 상당히 잘 시행해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래 바이에른은 공격 축구를 구사하다보니 기본적으로 태클 숫자가 적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바이에른은 태클을 많이 하기로 정평이 난 아틀레티코(22회)보다 더 많은 28회의 태클을 시도하면서 마찬가지로 아틀레티코보다 더 많은 11회의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수비의 팀 아틀레티코보다도 더 강한 압박과 태클을 구사하면서 상대 진영에서 지속적으로 공격을 감행한 바이에른이었다.
이 과정에서 바이에른의 천금같은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28분경, 상대 진영에서 태클로 가로채기를 성공시킨 키미히가 지체없이 환상적인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으로 연결했고, 이를 받은 코망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가볍게 골을 밀어넣었다. 바이에른의 두번째 골도 레반도프스키가 상대 진영에서 백패스를 가로채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이렇듯 바이에른은 플릭 감독의 뛰어난 상대 분석으로 아틀레티코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4-0 대승을 거두었다.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하더라도 챔피언스 리그 디펜딩 챔피언 바이에른이 아틀레티코보다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플릭은 방심하지 않고 상대팀 맞춤형으로 세밀하게 전술을 조정하면서 매경기 대승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바이에른은 아틀레티코전 4-0 대승으로 플릭 감독이 부임한 2019년 11월 이래로 무려 공식 대회 20경기에서 4골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해당 기간 기준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팀들 중 최다에 해당한다. 괜히 바이에른이 다득점 경기를 유난히 많이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플릭의 맞춤형 전술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