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i Hoeness, Bayern MunichGetty

바이에른, 새 시대 맞이하나? 빌트지, 회네스 회장 은퇴 보도

아직 공식 발표는 아니다. 회네스는 독일 스포츠 전문지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8월 29일에 내 결정을 보드진에 전할 것이다. 이전까지는 그 어떤 공식적인 해명도 하지 않겠다"라고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

하지만 독일 최다 부수 판매를 자랑하는 타블로이드 '빌트'지에서 회네스가 오는 11월, 바이에른 회장 선거에 불출마하면서 자연스럽게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보도하자 현지 언론들은 특집 기사들을 올리면서 사실상 회네스의 은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회네스의 은퇴는 단순한 회장 한 명의 은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독일 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아웃풋은 '황제(카이저: 독일어로 Kaiser)' 프란츠 베켄바워이지만 바이에른만 국한지어놓고 보면 회네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회네스는 울름 태생으로 1970년부터 1978년까지 바이에른을 대표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그가 있는 동안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 3연패(1971/72, 1972/73, 1973/74)와 유러피언 컵(챔피언스 리그 전신) 3연패(1973/74, 1974/75, 1975/76)를 차지하면서 황금기를 구가했다. 독일 대표팀에서도 1972년 유럽 선수권(EURO)과 1974년 서독 올림픽 우승에 기여한 회네스였다.

하지만 그는 1974/75 시즌,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유러피언 컵 결승전에서 만 24세의 젊은 나이에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결국 그는 이 부상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한 채 1979년, 만 27세의 젊은 나이로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하자마자 곧바로 구단 역사상 최연소로 바이에른 이사직에 부임한 그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선 선진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고 돌아왔다. 당시 바이에른은 베켄바워와 게르트 뮐러, 제프 마이어와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은퇴를 한 데다가 재정난까지 겪으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해낸 인물이 바로 회네스였다. 미국식 구단 운영을 벤치마킹한 그는 주변 기업들과 스폰서십을 체결해 나갔고, 축구판에선 최초로 구단 전용 팬 스토어를 오픈해 단순 유니폼만이 아닌 스카프와 모자, 가방 같은 다양한 물품들을 팔기 시작했다. TV 중계권 확보에도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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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분데스리가가 '50+1 정책(특정 기업이나 특정인이 구단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할 수 없게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정책)'으로 인해 외부 자본 유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에도 바이에른이 독보적으로 많은 수익을 벌여들이면서 분데스리가 1강의 위치를 공고히 다지고 있는 원동력이다. 마케팅에 대한 출발점부터가 타 구단들과를 궤를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바이에른은 회네스가 실질적인 구단 운영권을 잡은 이래로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단장을 거쳐 회장직에 부임하면서 승승장구한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바로 2013년, 세금 탈세 혐의가 포착된 것. 결국 그는 2014년 3월, 뮌헨 지방법원으로부터 3년 6개월의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회네스는 항소하지 않고 뮌헨 회장 자리를 자진사임하기에 이르렀다.

수감 생활을 보내고 2016년 2월, 석방된 그는 2016년 11월 바이에른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97%의 득표율을 자랑하면서 회장식에 재선임됐다. 탈세라는 치명적인 범죄 행위가 있음에도 이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바이에른에서 그의 공로가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바이에른은 곧 회네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회네스 없이는 현재의 바이에른도 없었다. 이것이 그가 '바이에른의 건축자(der Baumeister des FC Bayern)'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당연히 회네스가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바이에른 구단 관계자들은 물론 선수들까지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일단 바이에른 CEO이자 회네스의 동반자인 칼-하인츠 루메니게 CEO는 물론 니코 코바치 감독 역시 회네스 은퇴와 관련한 질문에 답을 피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바이에른 유스 출신인 다비드 알라바는 "먼저 충격을 받았다. 난 회네스의 은퇴와 관련한 그 어떤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다. 그 없는 바이에른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그가 계속 이 일을 하건 그만두건 그는 언제나 바이에른에 있어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바이에른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 역시 "슬픈 일이다. 회네스는 멋진 사람이다. 그는 평생을 거쳐 바이에른이라는 구단을 만들어왔다. 그 없이는 바이에른이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 동안 구단을 위해 헌신해온 만큼 이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자격이 충분히 있다. 은퇴하더라도 그는 항상 구단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가 오지 않는 알리안츠 아레나(바이에른 홈구장)를 상상할 수 없다. 그가 그리울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요슈아 킴미히는 "이런 충격적인 소식은 처음 듣는 일이다. 대체 그가 언제 은퇴하냐?"라고 되물었고, 토마스 뮐러는 "아직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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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8월 29일, 회네스가 공식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는 그의 은퇴가 확실하게 정해졌다고는 볼 수 없다. 어디까지나 지금은 '빌트'지의 보도가 전부이다. 그럼에도 독일 현지에선 회네스의 은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안 그래도 이번 바이에른의 미국 투어에 이례적으로 불참했기에 더더욱 그의 은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빌트지는 회네스가 자신의 후임으로 前 아디다스 사장 허버트 하이너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안 그래도 하이너는 일주일 전, 독일 축구협회장 제의를 정중하게 거절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또한 바이에른의 전설적인 골키퍼이자 오스트리아에서 경제학을 수학한 올리버 칸이 2021년 12월 31일에 임기가 끝나는 루메니게의 뒤를 이어 바이에른 CEO에 부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분명한 건 회네스가 은퇴한다면 바이에른은 어떤 의미로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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