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뮐러 & 세르지 그나브리Getty Images

뮌헨 비상! 레반도프스키 부상 공백 어떻게 메울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A매치 기간에 폴란드 대표팀에서 인대 부상을 당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전술적인 대안이 필요한 상태다.

바이에른에 비상이 걸렸다. 대체 불가 공격수라고 할 수 있는 레반도프스키가 폴란드 대표팀 소속으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 참가했다가 안도라와의 경기에서 인대 부상을 당한 것. 바이에른 구단 측은 정밀 검사 결과 레반도프스키가 4주 결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레반도프스키가 누구인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5골 6도움을 올리며 공격포인트 41개로 팀득점(78골)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비단 공격포인트로만 그를 판단할 수 없다. 그는 최전방 원톱으로 공중볼 획득과 키핑에 더해 연계 플레이까지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바이에른 공격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괜히 그가 '완성형 9번'이라는 평가를 듣는 게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바이에른은 레반도프스키 없이 RB 라이프치히 원정(4월 3일)을 시작으로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과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과 우니온 베를린전, 다시 PSG와의 2차전 리턴 매치와 볼프스부르크전, 바이엘 레버쿠젠전, 그리고 마인츠전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진출한다면 준결승 1차전 역시 레반도프스키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바이에른 일정Whoscored

라이프치히는 최소 실점(21골)에 빛나는 막강 수비와 끈끈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팀으로 현재 바이에른과 함께 분데스리가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에 있다. 양 팀의 승점 차는 단 4점에(바이에른 61점, 라이프치히 57점). 즉 이번 맞대결에서 바이에른이 패한다면 라이프치히와의 승점 차는 단 1점으로 좁혀지게 된다.

우니온 베를린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돌풍의 팀이다.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분데스리가에 승격해 11위로 잔류에 성공한 이번 시즌 탄탄한 수비(36실점으로 최소 실점 6위)에 더해 에이스 막스 크루제의 가세로 공격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이며 7위를 달리고 있다.

볼프스부르크는 바이에른과 라이프치히에 이어 분데스리가 3위를 달리고 있다. 볼프스부르크 역시 라이프치히에 이어 최소 실점 2위(22실점)를 달릴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고 있고, 장신 공격수 보우트 벡호르스트의 강력한 한 방(17골로 분데스리가 득점 4위)이 있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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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쿠젠은 최근 2연패 포함 5경기 1승 4패의 부진에 빠지며 피터 보슈 감독을 경질하고 하네스 볼프를 임시 감독으로 임명했다. 최근 부진이 심각하긴 하지만 여전히 6위에 위치하고 있고,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꾸준히 분데스리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팀인 만큼 절대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마인츠는 현재 잔류 마지노선인 15위에 위치한 팀으로 액면가만 놓고 보면 가장 상대하기 쉽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인츠조차도 보 스벤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12경기 5승 3무 4패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로 호성적을 올리고 있다. 라이프치히와 우니온 베를린,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프라이부르크 같은 팀들이 스벤손 감독이 이끄는 마인츠에게 패하면서 체면을 구긴 바 있다. 얕잡아 봤다간 큰 코 다치기 쉽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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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고민은 바로 챔피언스 리그에 있다. PSG는 이미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상대해본 팀이다. 당시 바이에른은 레반도프스키와 지금은 리버풀로 떠나고 없는 티아고 알칸타라 같은 최정예 선수들을 가동하고도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레반도프스키 없이 PSG를 상대한다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바이에른이 레반도프스키의 대안으로 내세울 수 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가장 쉬운 선택지는 바로 레반도프스키 백업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다. 실제 이번 시즌 바이에른은 레반도프스키가 선발 출전하지 않은 공식 대회 6경기 중 4경기에 추포-모팅을 선발로 내세웠다(1경기는 파르마로 임대를 떠난 조슈아 지르크제가, 남은 1경기는 세르지 그나브리가 선발로 나왔다).

바이에른 공격 플랜1https://www.buildlineup.com/

추포-모팅은 191cm의 장신을 바탕으로 제공권 싸움이 되고, 키핑과 연계플레이도 나쁘지 않게 해줄 수 있으며, 폭넓은 움직임을 자랑하는 선수이다. 9번 공격수라는 역할 자체만 놓고 보면 레반도프스키의 역할을 가장 잘 대체할 수 있다.

문제는 득점력에 있다. 슈팅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기에 득점 기복이 매우 심한 편에 속한다. 그는 과거 마인츠 시절 2011/12 시즌(10골)과 2013/14 시즌(10골)을 빼면 단 한 번도 리그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한 적이 없을 정도다. 심지어 전 소속팀이었던 PSG에선 백업 공격수였다고는 하지만 두 시즌 연속 리그 3골에 그쳤다. 이번 시즌 역시 분데스리가에선 16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치고 있다.

또 다른 대안은 바로 그나브리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포지션의 선수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이다. 그나브리는 이미 독일 대표팀에서 가짜 9번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 그는 A매치 19경기 중 13경기에 가짜 9번으로 출전해 9골 4도움을 올리고 있다.

바이에른 공격 플랜2https://www.buildlineup.com/

그나브리는 강력한 킥을 바탕으로 준수한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비록 키는 176cm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하기엔 단신에 해당하지만 버티는 힘이 좋고, 미드필더 답게 패스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즉 제공권 약점만 제외하면 추포-모팅보다 레반도프스키의 역할을 대체하기엔 더 적합한 선수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설령 그나브리가 최전방 공격수로 전진 배치되더라도 바이에른 이선 공격 라인엔 르로이 사네와 토마스 뮐러, 킹슬리 코망이 버티고 있기에 누수는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바이에른의 경우 레반도프스키가 부상 없이 대부분의 경기에 나왔고, 약팀과의 경기에서 레반도프스키가 휴식 차원으로 빠질 땐 추포-모팅이나 지르크제 같은 정통파 공격수들이 선발로 나섰기에 그나브리가 가짜 9번 역할을 담당할 일 자체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나브리가 바이에른에서 3시즌을 뛰면서 가짜 9번 역할을 수행한 건 DFB 포칼 2경기가 전부이다.

뮐러 가짜 9번도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다. 실제 클럽 경력만 놓고 본다면 현재 바이에른 선수들 중 레반도프스키 다음으로 가장 많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담당한 선수는 바로 뮐러이다. 물론 워낙 오랜 기간 바이에른 소속으로 있었다는 점(2008년에 데뷔해 무려 13년 동안 뛰고 있다)을 고려해야 하지만 공식 대회 46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20골 14도움을 올린 바 있다.

바이에른 공격 플랜3https://www.buildlineup.com/

문제는 뮐러의 경우 몸싸움에 약점이 있기에 원톱에게 있어 필수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키핑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는 데에 있다. 독일 대표팀 역시 전설적인 공격수 미로슬라브 클로제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끝나고 은퇴하자 뮐러를 가짜 9번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실패로 돌아간 전례가 있다. 뮐러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서 골을 넣은 상당수 경기는 레반도프스키와의 투톱에서였다.

아예 추포-모팅과 뮐러 투톱이나 그나브리와 뮐러 투톱을 가동하면서 4-4-2로 전술을 변화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한스-디터 플릭 바이에른 감독이 4-2-3-1 포메이션을 고수하는 감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희박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이번 시즌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에서 23경기에 4-2-3-1을, 3경기에 4-1-4-1을 가동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바이에른은 강팀과의 경기에선 그나브리 가짜 9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추포-모팅은 사실 바이에른에서 선발로 나서기엔 중량감이 떨어지는 선수이다. 그러하기에 약팀과의 대결에선 추포-모팅을 선발 출전시키면서 레반도프스키의 빈 자리를 메우고, 강팀과의 경기에선 그나브리 가짜 9번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모로 바이에른 성패의 키는 그나브리가 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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