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Alaba Bayern Munich 2019Getty Images

바이에른이 플리크 감독과 계약 연장한 이유 5가지는?

[골닷컴, 뮌헨] 정재은 기자=

2020년 2월 25일. 바이에른 뮌헨이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첼시를 3-0으로 무찔렀다. 경기 후 칼 하인츠 루메니게 CEO가 한스-디터 플리크 감독에게 빨간 선물 상자를 건넸다. 생일 선물이었다. 상자 안에는 뭐가 들어있었을까? 루메니게 CEO는 당시 취재진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 박스 안에는 볼펜이 들어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볼펜은 주로 서명을 하는 데 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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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은 알쏭달쏭했지만, 곧 커다란 힌트가 됐다. 플리크 감독의 재계약 가능성이다. 약 1개월 반 후, 바이에른은 플리크 감독과 20203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지난해 니코 코바치 전 감독 사임 이후 수석코치였던 그는 임시 감독으로 올랐다. 원래는 딱 2주만 팀을 지휘하기로 했다. 그랬던 그가 전반기 내내 바이에른을 맡더니, 이내 정식 감독으로 타이틀이 바뀌었다. 이제는 3년 계약 연장까지. 바이에른이 이토록 플리크 감독을 마음에 들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골닷컴>이 정리했다. 

Manuel Neuer Thomas Muller Bayern Munich 2019-20Getty Images

[볼드] 1. 무실점, 다득점... 성적이 좋아졌다 [/볼드]

올 시즌 초반 바이에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적이었다. 개막전부터 꼬였다. 홈에서 열린 헤르타 베를린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우승 경쟁자 라이프치히(4R)와의 중요한 일전에서 1-1로 비겼다. 강등권 파더보른(6R)을 상대로 두 골이나 내어주며 3-2로 겨우 이겼다. 홈에서 호펜하임(7R)에 지고 프랑크푸르트(10R)에선 1-5로 대패했다. 

플리크 감독이 분위기를 바꿨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후 첫 3경기서 모두 이겼다. 총 10골을 넣고, 한 골도 내어주지 않았다. 그때부터 바이에른은 자신감이 생겼다. 플리크 체제서 치른 공식전 21경기서 18승 1무 2패가 그 결과다. 승률이 85.7%에 달한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전 전승이라는 역대급 기록도 만들어냈다. 현재 바이에른은 리그 1위이고 UCL 16강 1차전(첼시 원정)에서 3-0으로 이겨 8강행 가능성도 높인 상태다. 포칼 4강도 진출했다. 

한스-디터 플리크Goal Korea

[볼드] 2. 선수들의 신임을 얻었다 [/볼드]

바이에른 같은 콧대가 높은 팀에서 선수들의 강한 믿음을 얻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코바치 전 감독은 신임을 얻는 데 실패했다. 훈련장에서 모국어를 쓰는 모습을 선수들은 탐탁치 않아 했고, 성적도 점점 떨어지니 신뢰도 무너졌다.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선수들을 나무라는 모습도 한몫했다. 

플리크는 달랐다. 약 9년 동안 독일 국가대표팀에서 요아힘 뢰브 감독을 보좌했던 그는 콧대 높은 선수들을 다루는 방법을 알았다. 그곳에서 마누엘 노이어(33), 토마스 뮐러(30) 등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길어 그들의 성향도 잘 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2순위로 밀려났던 뮐러와 하비 마르티네스(31)를 바로 선발로 내보냈다. 경기력과 성적이 모두 좋아졌다. 베테랑들 기를 제대로 세워준 셈이다. 

선수단의 신임이 쌓였다. 노이어는 올림피아코스전 이후 취재진에게 “우리는 그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정식 감독으로 타이틀이 바뀐 후에는  “그는 바이에른이 원하는 축구를 구사할 줄 안다. 같은 축구 철학을 갖고 있다. 바이에른에 완벽하게 어울린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David Alaba Bayern Munich 2019Getty Images

[볼드] 3. 얇은 스쿼드와 줄부상 위기를 이겨냈다 [/볼드]

바이에른의 올 시즌 가장 큰 문제점은 얇은 스쿼드였다. 리그와 포칼, UCL을 모두 병행하는 그들은 더블 스쿼드도 만들기 힘들어 보였다. 심지어 전반기에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니클라스 쥘레(24)와 루카스 에르난데스(23)가 부상을 입어 이탈했다. 

여기서 플리크 감독의 역량이 돋보였다. ‘멀티맨’ 뱅자맹 파바르(24)를 센터백에 세울거라는 예상을 깨고 그는 다비드 알라바(27)를 중앙에 보냈다. 파바르는 우측 풀백에, 요슈아 킴미히(25)는 미드필더에 세웠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알라바는 수비진 리더로 수비진을 잘 이끌었다. 무실점 결과가 쏟아져나왔다. 

마르티네스가 그의 짝이 됐다가 곧 제롬 보아텡(31)까지 다시 무대 위에 섰다. 코바치 체제서 불만이 잔뜩 쌓이고, 팀을 떠나려고 했던 보아텡은 플리크 체제서 다시 살아났다. 특유의 롱패스 실력도 뽐내며 도움을 기록했다. 

주 득점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1) 부상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플리크 감독은 유망주 요수아 지어크제(18)를 최전방에 세웠고, 레반도프스키 없이 치른 첫 경기 호펜하임전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알폰소 데이비스

[볼드] 4. 유망주 키우는 방법을 안다 [/볼드] 

알폰소 데이비스(19)를 빼놓을 수 없다. 플리크 감독은 자신이 수석 코치로 있을 때부터 그를 왼쪽 풀백 자원으로 눈여겨봤다. 그는 알라바를 센터백으로 보내며 윙어 출신 알폰소를 과감하게 좌측 풀백으로 세웠다. 거기서 알폰소가 제대로 날개를 달았다. 스피드가 장점인 그는 바이에른 공격력에 힘을 실었고, 일대일 싸움에도 과감하게 덤비며 상대 공격을 차단한다. 

지어크제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12월 바이에른을 깜짝 놀라게 한 장본인이다. 열여덟 살 공격수인 그는 데뷔전에서 골을 넣었다. 교체로 들어가 첫 터치를 골로 연결했다. 두 번째 경기서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총 경기 출전 시간은 8분이었다. 

그의 발굴은 바이에른을 특히 기쁘게 했다. 루메니게 CEO가 바이에른 캠퍼스에 있는 유소년 선수들은 2년 이내에 1군 무대에서 볼 수 있도록 공언했기 때문이다. 플리크 감독은 그때부터 1군 훈련에 7, 8명가량의 유소년 선수를 합류시켜 함께 운동하는 중이다. 지어크제도 그중 한 명이었고, 그의 득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맛봤다. 하산 살리하미지치 단장은 “정말 훌륭한 선수다! 우리 아카데미 최고의 재능 중 한 명이다”라며 기뻐했다. 

플리크 감독의 계약 기간이 2023년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더 많은 유망주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만날 수 있을 거다. 

Jupp HeynckesGetty

[볼드] 5. 유프 하인케스가 추천했다 [/볼드]

유프 하인케스 바이에른 전 감독은 구단에서 절대적 위치에 있는 존재다. 그는 2012-13시즌 바이에른에서 트레블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함께 했다. 여전히 루메니게 CEO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그런 그가 루메니게 CEO에게 플리크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라고 추천했다. 루메니게는 독일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유프가 그(플리크 감독)를 좋게 여겼다. 우리는 몇 차례 통화했는데 그때마다 유프가 플리크를 계속 추천했다. 유프 입장에서 플리크는 바이에른에 완벽하게 어울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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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플리크 감독은 과거 하인케스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수비진까지 전방 압박에 힘을 싣는 모습, 과감한 공격 루트 등에서 둘은 많이 닮았다. 루메니게 CEO는 “그는 하인케스를 떠올리게 한다. 둘 다 팀과 융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사진=Getty Images,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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