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핵심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결장한 레알 마드리드가 라파엘 바란의 결정적인 2차례 실수로 인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게 1-2로 패하면서 2시즌 연속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레알이 이티하드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원정에서 1-2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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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레알은 평소 즐겨 사용하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카림 벤제마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가운데 에당 아자르와 호드리구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삼각 편대를 형성했다. 카세미루를 중심으로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페를랑 망디와 다니 카르바할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징계로 결장한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 대신 에데르 밀리탕이 라파엘 바란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라모스는 1-2로 패했던 지난 16강 1차전 당시 경기 종료 4분을 남긴 시점에서 카세미루의 백패스 실수로 실점 위기에 직면하자 파울을 범해 퇴장을 당했다. 이로 인해 추가 실점을 면할 수는 있었으나 2차전 결장이 불가피했다.
https://www.buildlineup.com/레알 수비의 핵인 라모스가 결장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바란의 역할이 중요했다. 하지만 정작 레알은 믿었던 바란이 연달아 실수를 범하면서 자멸하고 말았다.
바란은 경기 시작하고 단 8분 만에 위험 지역에서 볼을 끌다가 맨시티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는 우를 범했다. 결국 레알은 제수스의 패스를 받은 라힘 스털링에게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행히 레알은 27분경 호드리구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벤제마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 1차전에서 1-2로 패한 만큼 1골만 더 넣으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던 레알이었다. 이에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은 후반 16분경, 호드리구를 빼고 마르코 아센시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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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 다시 바란이 실수로 실점을 허용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23분경 바란이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에게 헤딩 백패스를 한다는 게 짧게 연결되면서 뒤에서 쇄도해 들어오던 제수스에게 가로채기를 당한 것. 이를 제수스가 차분하게 골을 넣었고, 이대로 양 팀의 경기는 맨시티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바란은 이 경기에서 본인의 실수로 2실점을 모두 헌납했다. 챔피언스 리그 1경기에서 2번의 실수로 2실점을 허용한 건 레알 선수로는 2007/08 시즌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바란은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5차전에서도 실수로 실점을 허용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그는 이번 시즌 3실점에 직접적으로 실수를 범하면서 최근 4시즌 사이에 챔피언스 리그에서 단일 시즌 최다 실수에 의한 실점 기록자라는 불명예를 얻어야 했다.
분명 바란은 아직 만 27세로 중앙 수비수라는 포지션 대비 젊은 나이임에도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우승 3회와 챔피언스 리그 우승 4회에 더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커리어로는 역대급의 행보를 걷고 있다. 문제는 그의 영광 중 상당 부분이 라모스에게 기댄 부분이 크다는 데에 있다.
실제 레알은 이번 맨시티전에서도 패하면서 최근 라모스가 결장한 챔피언스 리그 7경기에서 1승 6패라는 극도로 저조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이번 시즌 조별 리그 클럽 브뤼헤와의 조별 리그 최종전이 유일하게 1승(3-1 승)을 올린 경기였다. 더 큰 문제는 7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허용했고, 총 실점 숫자가 무려 17골로 경기당 2.43실점에 달한다는 데에 있다. 최근 수비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레알이라고는 믿기기 힘든 수치이다.
먼저 레알은 2017/18 시즌 유벤투스와의 8강 2차전에서 라모스의 공백으로 마리오 만주키치의 공중볼에 속절없이 당하면서 1-3으로 패했다. 다행히 1차전 3-0 대승 덕에 준결승에 진출해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으나 자칫 기적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었던 레알이었다.
2018/19 시즌은 라모스의 공백이 가장 처절할 정도로 느껴졌던 시즌이었다. 당시 레알은 라모스가 출전한 챔피언스 리그 5경기에선 모두 승리했으나 결장한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조별 리그에선 CSKA 모스크바에게 2경기 모두 패했고(0-1 패, 0-3 패), 16강 1차전 아약스 원정에서 2-1로 승리하고도 2차전 홈에서 1-4 대역전패를 당하면서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 역시 레알은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라모스의 공백을 드러내면서 파리 생제르맹에게 0-3 대패를 당했다. 이어서 이번 맨시티전에서도 바란의 실수로 패하면서 2시즌 연속 16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어느덧 라모스의 나이도 30대 중반(만 34세)에 접어들었다. 이제 라모스가 없는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원래라면 바란이 라모스를 대신해 레알 수비진의 중심을 잡으면서 다른 신예 수비수가 등장해야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바란에게 수비의 미래를 맡기기도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고, 바란의 평가 역시도 그 동안의 화려했던 우승 커리어와 별개로 하락하게 되기 마련이다. 라모스 없이도 홀로설 수 있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 바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