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don Sancho Dortmund 2020-21Getty Images

'물오른' 산초, 샬케전 대승 견인... 최근 12경기 7골 6도움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독일 최대 더비로 불리는 샬케와의 레비어 더비에서 제이든 산초의 활약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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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가 펠틴스 아레나 원정에서 열린 2020/21 시즌 분데스리가 22라운드에서 더비 라이벌 샬케를 4-0으로 대파했다.

이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엘링 홀란드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주장 율리안 브란트를 중심으로 산초와 주장 마르코 로이스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마흐무드 다후드와 토마스 델라이니가 허리 라인을 구축했고, 하파엘 게레이루와 마테우 모레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마츠 훔멜스의 중앙 수비수 파트너로 엠레 찬이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마빈 히츠 골키퍼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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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 선발 라인업 vs 샬케Kicker

다만 도르트문트는 산초와 브란트, 로이스로 이루어진 이선 공격 라인이 잦은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를 흔들어놓았다. 특히 산초 위주의 왼쪽 측면 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도르트문트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브란트는 물론 로이스까지 자주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기록을 통해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이 경기 도르트문트의 공격 비율은 왼쪽 측면이 무려 45.7%에 달했다. 반면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은 30.2%에 불과했다(중앙 공격 비율은 24.1%). 이 과정에서 7분경, 홀란드의 전진 패스를 받은 산초가 접는 동작으로 샬케 수비수(말릭 티아우)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가져간 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도르트문트 공격 방향 비율 vs 샬케OPTA

결국 도르트문트의 선제골도 산초의 발에서 나왔다. 42분경,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일제히 샬케 수비형 미드필더 벤자맹 스탐불리 압박에 나선 것. 스탐불리는 일차적으로 산초의 압박을 벗겨내긴 했으나 볼터치가 길어지면서 모레이에게 가로채기를 당했고, 이를 산초가 지체없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35골이라는 신기록까지 수립하며 한층 기쁨을 더한 산초였다.

이어서 전반 종료 직전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간 브란트가 백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산초가 크로스로 올린 걸 홀란드가 환상적인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도르트문트가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했다. 전반전에만 1골 1도움으로 중요했던 첫 2골을 모두 만들어낸 산초였다.

승기를 잡은 도르트문트는 후반 들어 수비에 집중하면서 간헐적인 역습을 감행할 뿐이었다. 실제 도르트문트의 후반전 슈팅 숫자는 단 2회가 전부였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2번의 공격 찬스를 골로 연결하는 순도 높은 공격을 자랑했다.

먼저 후반 14분경, 게레이루가 왼쪽 측면으로 빠진 로이스에게 전진 패스를 찔러주고선 지체없이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가선 리턴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골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후반 38분경, 오른쪽 측면으로 빠진 산초가 수비 두 명을 유인하고선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교체 출전한 신예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이 땅볼 크로스로 연결한 걸 먼포스트로 쇄도해 들어오던 홀란드가 빈 골대에 논스톱 슈팅으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키며 4-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렇듯 산초는 이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첫 2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했을 뿐 아니라 마지막 골에서도 기점이 되는 패스를 공급하면서 3골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슈팅 2회를 모두 유효 슈팅으로 가져가는 정확도를 자랑했고, 찬스메이킹도 2회로 로이스와 함께 팀내 공동 1위였다.

산초는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지면서 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었다. 실제 그는 2020년 12월 19일 우니온 베를린과의 경기까지만 하더라도 공식 대회 17경기에서 3골 5도움에 그치고 있었다. 특히 분데스리가에선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있었던 산초였다. 이에 영국 언론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여름에 산초 영입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수뇌부들은 산초의 이번 시즌 부진을 보면서 잘못된 지출을 피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산초 영입 실패를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월 22일,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와의 DFB 포칼 경기를 시작으로 산초의 공격포인트가 매경기 쏟아져나오고 있다. 산초는 최근 공식 대회 12경기에서 7골 6도움을 올리고 있다. 경기당 1골이 넘는 공격포인트(골+도움)를 자랑하고 있는 산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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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상대가 쉬었던 것도 아니다. 산초는 현 분데스리가 3위 팀인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2위 RB 라이프치히전에서도 1골 1도움으로 3-1 승리를 견인했다. 비록 패하긴 했으나 챔피언스 리그 진출팀인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도 2도움을 올리며 팀의 2골을 모두 책임졌다(2-4 패). 주중엔 세비야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감각적인 원터치 로빙 패스로 홀란드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하며 3-2 승리에 기여했다.

전반기(13라운드 기준)만 하더라도 산초의 분데스리가 기록은 11경기 3도움으로 초라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분데스리가 9경기에서 5골 5도움을 추가하면서 어느덧 시즌 5골 8도움으로 준수한 득점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분데스리가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과 도움 동시 달성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이미 샬케전 골로 공식 대회에선 10골 13도움을 올리면서 두 자릿수 골과 도움을 동시에 달성한 산초이다.

무엇보다도 홀란드와의 호흡이 찰떡이다. 산초는 분데스리가 8도움 중 6도움을 홀란드에게 제공해 주었다. 이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전체 선수들을 통틀어 선수 한 명이 특정 선수에게 기록한 최다 도움에 해당한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3도움 중 2도움을 홀란드에게 제공한 것이다. 둘의 호흡이 날이 갈수록 무르익고 있는 도르트문트이다. 현재 분데스리가 6위에 그치고 있는 도르트문트가 시즌 후반부에 반등한다면 그 중심엔 홀란드와 산초 공격 듀오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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