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탈란타 공격수 요십 일리치치가 토리노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면서 구단 역대 최다 점수 차 승리(7-0)를 선사했다.
아탈란타가 스타디오 올림피코 그란데 토리노 원정에서 열린 토리노와의 2019/20 시즌 세리에A 21라운드에서 7-0 대승을 거두었다. 이는 구단 역사상 세리에A 최다 점수 차 승리에 해당한다. 반면 토리노는 세리에A 홈경기에서 처음으로 7골 차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 경기에서 아탈란타는 평소와 같이 3-4-1-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두반 사파타와 일리치치가 투톱으로 나섰고, 그 아래에 에이스 알레한드로 '파푸' 고메스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로빈 고세스와 한스 하테보어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레모 프로일러와 마르텐 데 룬이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형성했다. 호세 루이스 팔로미노를 중심으로 베라트 짐시티와 하파엘 톨로이가 스리백을 구축했고, 골문은 피에르루이지 골리니 골키퍼가 지켰다.
아탈란타는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했다. 점유율에선 57대43으로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선 26대11로 토리노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심지어 유효 슈팅은 14대4로 압도했으며, 코너킥 역시 12대4로 정확하게 3배가 더 많았던 아탈란타였다.
https://www.buildlineup.com/이 과정에서 아탈란타는 17분경 일리치치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아탈란타의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토리노 왼쪽 윙백 디에고 락샬트가 루즈볼을 잡아선 무리하게 끌자 팔로미노가 기습적인 태클로 가로채기에 성공해 곧바로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먼포스트로 쇄도해 들어가던 일리치치가 가볍게 왼발로 골을 성공시킨 것.
기세가 오른 아탈란타는 29분경, 또 다시 코너킥 공격 장면에서 토리노 수비수 니콜라스 은쿨루가 헤딩으로 걷어낸 걸 고센스가 강력한 왼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추가 골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전반 종료 직전 일리치치가 드리블로 돌파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토리노 수비형 미드필더 사사 루키치가 뒤에서 손으로 잡아끌면서 페널티 킥이 선언됐고, 이를 사파타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아탈란타는 전반전을 3-0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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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도 아탈란타의 공세는 그칠 줄을 몰랐다. 특히 초반 일리치치가 무섭게 몰아치면서 토리노를 악몽으로 이끌어냈다. 먼저 일리치치는 후반 7분경, 하프라인 근처에서 아탈란타가 프리킥을 얻어내자 골키퍼가 앞으로 나와있는 걸 보고선 지체없이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초장거리 중거리 골을 성공시켰다. 킥의 달인으로 명성을 떨쳤던 잉글랜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측면 미드필더 데이빗 베컴이 1996/97 시즌 당시 윔블던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개막전에서 넣었던 하프라인 골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이에 고메스는 무릎을 꿇고선 일리치치의 축구화를 닦는 세레모니를 펼치며 그의 왼발에 찬사를 보냈다.
이어서 일리치치는 후반 9분경, 고메스의 스루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면서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이와 함께 그는 아탈란타에 입단한 2017/18 시즌 이래로 개인 통산 세리에A 해트트릭 4회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해당 기간으로만 따지면 세리에A 전체 선수들 중 최다에 해당한다.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로 범위를 확장하더라도 일리치치보다 해당 기간 더 많은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는 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8회)와 바르셀로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7회), 둘 밖에 없다.
아탈란타는 해트트릭 포함 페널티 킥까지 얻어내면서 4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일리치치의 활약 덕에 5-0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자 후반 12분경 데 룬 대신 마리오 파살리치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16분엔 일리치치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루슬란 말리노프스키를 투입하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에 토리노로 원정을 온 아탈란타 팬들은 해트트릭을 기록한 일리치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다.
아탈란타는 경기 종료 8분을 남기고 고센스를 빼고 공격수 루이스 무리엘을 교체 출전시켰다. 무리엘은 후반 41분경 톨로이가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킨 데 이어 후반 43분경 하테보어의 빠른 스로인에 이은 고메스의 전진 패스를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추가하면서 7-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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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의 영웅은 단연 일리치치치였다. 왼발의 달인답게 그는 왼발로만 4회의 슈팅 중 3회의 유효 슈팅을 가져가면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정교한 킥력을 자랑했다. 드리블 돌파는 3회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였고,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 4회로 고메스(5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파울 역시 최다인 3회를 얻어내면서 아탈란타의 공격을 최전방에서부터 이끈 일리치치였다.
일리치치는 이번 시즌 8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1골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최근 10경기에 출전해 무려 12골을 몰아넣는 괴력을 과시하면서 이번 시즌 팀 내 득점 1위(2위는 무리엘로 12골)이자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골(2015/16 시즌 당시 피오렌티나 소속으로 13골) 타이 기록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어느덧 만 31세로 베테랑에 접어드는 시점에 한 단계 더 발전하면서 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일리치치이다.
일리치치는 최근의 맹활약 덕에 2018/19 시즌을 기점으로 25골 10도움에 더해 슈팅 163회, 파울 획득 횟수 121회, 드리블 돌파 116회, 그리고 키패스 102회를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참고로 세리에A에서 2018/19 시즌부터 현재까지 두 자리 수 골과 도움은 물론 100회 이상의 슈팅과 100회 이상의 키패스, 100회 이상의 드리블 돌파, 100회 이상의 파울을 얻어낸 선수는 일리치치와 그의 동료 고메스, 둘이 전부이다.
일리치치의 기량이 날이 갈수록 무르익어가면서 아탈란타의 공격도 한층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아탈란타가 구단 역사상 세리에A에서 5골 차 이상 대승을 거둔 경기가 총 13경기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7경기를 잔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이 부임한 2016/17 시즌 이후 기록한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7경기 중 4경기가 바로 이번 시즌에 몰아서 올린 것이라는 데에 있다(2016/17시즌, 2017/18 시즌, 2018/19 시즌은 매 시즌 한 경기씩 5골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었다).
당연히 원정에서의 득점도 비약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아탈란타가 세리에A 원정에서 5골 이상을 득점한 건 구단 역사상 8회인데, 이 중 6회가 가스페리니 감독 체제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엔 일리치치와 고메스가 있다. 이 둘이 이끄는 공격은 세리에A 최강이다.
# 2019/20 세리에A 득점 TOP 5
1위 치로 임모빌레(라치오): 23골
2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16골
3위 로멜루 루카쿠(인테르): 14골
4위 요십 일리치치(아탈란타): 13골
4위 주앙 페드루(칼리아리): 13골
# 2019/20 세리에A 팀득점 TOP 3
1위 아탈란타: 57득점
2위 라치오: 46득점
3위 인테르: 41득점
# 2019/20 유럽 5대 리그 팀득점 TOP 3
1위 맨시티: 65득점(24경기)
2위 아탈란타: 57득점(21경기)
3위 바이에른: 55득점(19경기)
# 2019/20 유럽 5대 리그 경기당 팀득점 TOP 3
1위 바이에른: 경기당 2.895골
2위 아탈란타: 경기당 2.714골
3위 맨시티: 경기당 2.708골
# 아탈란타, 구단 역사상 5골 이상 승리 경기들
2020년 01월 25일 vs 토리노: 7-0
2019년 10월 27일 vs 우디네세: 7-1
1952년 06월 08일 vs 트리에스티나: 7-1
1954년 04월 18일 vs 우디네세: 6-0
2020년 01월 06일 vs 파르마: 5-0
2019년 12월 22일 vs AC 밀란: 5-0
2019년 01월 20일 vs 프로시노네: 5-0
2018년 03월 18일 vs 헬라스 베로나: 5-0
2017년 04월 02일 vs 제노아: 5-0
1953년 01월 11일 vs 우디네세: 5-0
1952년 06월 15일 vs 토리노: 5-0
1948년 05월 09일 vs 라치오: 5-0
1947년 12월 14일 vs 루체세: 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