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 Gnabry Germany 2019-20Getty Images

'물오른' 그나브리, 독일 역대 최단 경기 A매치 10골 돌파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전차군단'의 새로운 에이스 세르게 그나브리가  독일 대표팀 역대 최단 경기 10골 고지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독일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홈구장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전반전 2-0으로 앞서고도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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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독일은 또 다시 2실점을 허용하면서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만 놓고 보더라도 A매치 13경기에서 17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독일이다. 게다가 또 다시 먼저 2골을 넣고도 후반에 2실점을 허용하면서 무승부에 그쳤다. 월드컵 이후 독일이 기록한 17실점 중 무려 14실점이 후반에 내준 것이다. 무엇보다도 최근 8실점이 모두 후반에 허용한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독일은 리드를 잡고도 다잡은 승리를 놓치는 일이 반복됐다. 실제 월드컵 이후 독일의 성적은 6승 4무 3패인데 이 중 2무 2패가 먼저 리드를 잡고도 당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현재 독일에선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베테랑 수비수 마츠 훔멜스를 다시 대표팀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물론 독일은 일찌감치 르로이 사네와 율리안 드락슬러, 레온 고레츠카, 틸로케러, 안토니오 뤼디거, 니코 슐츠 같은 선수들이 부상으로서 이탈한 가운데 이번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토니 크로스와 마티아스 긴터, 요나스 헥토어, 요나단 타 같은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 누수가 발생한 상태였다. 심지어 마르코 로이스마저도 경미한 부상으로 아르헨티나전에 결장하기로 결정이 났다. 이로 인해 나디엠 아미리와 수아트 세르다르, 그리고 로빈 코흐가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했고, 루카 발드슈미트 역시 아르헨티나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정상적인 전력은 아니었다는 소리다. 그럼에도 2골 차의 리드를 그것도 홈경기임에도 지키지 못했다는 건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독일에게 위안거리가 없었던 건 아니다. 바로 그나브리가 물오른 득점력을 자랑하면서 독일 대표팀 공격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경기에서 그나브리는 발드슈미트, 율리안 브란트와 함께 스리톱을 형성했다. 이 중에서 그나브리가 맡은 건 바로 최전방 중앙에 위치한 '가짜 9번(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포지션의 선수가 최전방에 서는 걸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그 동안 줄곧 측면 공격수로 뛰었던 그나브리에게 있어선 생소한 역할이었다.

Germany Starting vs ArgentinaKicker

하지만 그나브리는 전반에만 1골 1도움을 올리면서 독일의 2골을 모두 책임졌다. 먼저 그나브리는 15분경 독일 오른쪽 측면 윙백 루카스 클로스터만의 컷백을 센스 있는 터치로 가져가면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들어가 각도를 좁히고 나오는 골키퍼보다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그는 역습 과정에서 클로스터만의 전진 패스를 정교한 땅볼 크로스로 연결해 독일이 자랑하는 '신성' 하버츠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는 하버츠의 A매치 데뷔골이기도 했다.

그나브리는 전반 종료 직전에도 킴미히의 정교한 간접 프리킥을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빗나가면서 아쉽게 추가골을 넣는 데엔 실패했다. 그래도 전반전은 그나브리가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나브리는 아스널 시절만 하더라도 쟁쟁한 선배들에게 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로 인해 2015/16 시즌, 출전 경험을 쌓으려고 웨스트 브롬으로 임대를 떠났으나 1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더 큰 나락으로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그는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다행히 그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6골을 넣으며 대표팀 동료 닐스 페터센과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오르면서 독일의 은메달 획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분데스리가 구단 베르더 브레멘으로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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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에서 그는 2016/17 시즌 11골 2도움을 올리면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당연히 바이에른은 그를 영입해 챔피언스 리그 진출팀인 호펜하임으로 임대를 보냈다. 이어진 2017/18 시즌에도 그는 부상으로 22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10골 5도움을 올리면서 한 단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에 바이에른은 호펜하임에서 그나브리 추가 임대를 요청했음에도 복귀를 결정했다.

지난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그는 바이에른에서 백업 자원으로 분류됐으나 다른 기존 바이에른 측면 공격수들의 부진을 틈타 8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서기 시작했고, 10골 5도움을 올리며 분데스리가 역사상 각기 다른 3개 구단(베르더 브레멘, 호펜하임, 바이에른)에서 3시즌 연속 두 자리 수 골을 넣은 3번째 선수로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그는 독일 스포츠 전문지 '키커'에서 선정한 2018/19 시즌 분데스리가 측면 공격수들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Kicker Rangliste Wide Forward 2018/19 Ruckrunde

참고로 그나브리 이전엔 각기 다른 3개 구단에서 3시즌 연속 두 자리 수 골을 넣은 선수로는 에르빈 코스테데(1974/75 키커스 오펜바흐, 1975/76 헤르타 베를린, 1976/77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위르겐 베그만(1985/86 도르트문트, 1986/87 샬케, 1987/88 바이에른)이 있다. 다만 코스테데와 베그만은 모두 최전방 공격수였다. 즉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선수로는 최초로 각기 다른 3개 구단에서 두 자리 수 골을 기록한 그나브리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분데스리가 득점왕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특급 도우미 측면 수비수 요슈아 킴미히(13도움으로 측면 수비수들 중 유럽 5대 리그 최다 도움)를 제치고 2018/19 시즌 바이에른 구단 선정 올해의 선수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Serge Gnabry

이번 시즌 역시 그는 바이에른 주전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면서 공식 대회 9경기에서 5골 3도움을 올리고 있다. 특히 토트넘과의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차전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한 그나브리이다.

그나브리의 활약은 독일 대표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016년 11월 11일, 산 마리노와의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해트트릭을 장식하면서 A매치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한 그는 2016년 11월 15일 이탈리아와의 평가전 교체 출전을 마지막으로 부상 등이 겹치면서 2년 가까이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다.

2018년 10월 16일, 프랑스와의 UEFA 네이션스 리그를 통해 다시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이어진 러시아와의 평가전(2018년 11월 15일)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데 이어 네덜란드와의 네이션스 리그(2018년 11월 19일)에서도 도움을 추가하면서 사네와 함께 독일의 공격을 책임졌다.

2019년 들어 그나브리의 활약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2019년에 출전한 A매치 6경기에서 6골 1도움을 올리면서 경기당 1골을 넣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A매치 11경기에서 10골을 넣으면서 미로슬라브 클로제(13경기 10골)를 넘어 독일 대표팀 역대 최단 경기 10골이라는 금자탑을 수립했다.

여전히 독일은 이래저래 고민거리들이 있다. 수비는 매번 불안정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클로제와 마리오 고메스 이후 확실하게 믿고 쓸만한 정통파 공격수도 전무하다. 하지만 그나브리가 꾸준하게 공격 포인트를 올리면서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의 고민을 일정 부분 덜어내주고 있다. 사네까지 없는 현 시점, 독일의 공격 에이스는 단연코 그나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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