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10대 선수들인 페드리와 일라이시 모리바의 활약에 힘입어 오사수나를 2-0으로 꺾고 공식 대회 4연승을 달렸다.
바르사가 엘 사다르 원정에서 열린 오사수나와의 2020/21 시즌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 26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바르사는 최근 라리가 3연승 포함 16경기 13승 3무 무패 행진을 달리며 비록 1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보다 2경기를 더 치르긴 했으나 승점 2점 차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아틀레티코 승점 58점, 바르사 56점).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이 경기에서 바르사는 최근 재미를 보고 있는 3-1-4-2 포메이션을 또다시 가동했다. 바르사는 스리백을 바탕으로 최근 강호 세비야와의 2연전(라리가 25라운드와 코파 델 레이 준결승 2차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다만 선발 라인업엔 소폭의 변화가 있었다. 먼저 리오넬 메시의 투톱 파트너로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우스망 뎀벨레 대신 앙투안 그리즈만이 나섰고, 주중 세비야와의 코파 델 레이에서 부상을 당한 제라르 피케 대신 사무엘 움티티가 선발 출전하면서 클레망 랑글레-오스카 밍게사와 함께 스리백을 형성했다.
그 외 선발 라인업엔 변화가 없었던 바르사였다. 세르지 부스케츠를 중심으로 페드리와 프렝키 데 용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고, 조르디 알바와 세르지뇨 데스트가 좌우 측면을 담당했다. 골문은 언제나처럼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경기 내용은 이전 두 경기와 비교했을 때 저조한 편에 속했다.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선수들 중 상당수가 체력 저하 현상을 드러내다는 데에 있다. 이로 인해 전반전 내내 평소 같지 않게 볼터치와 패스에서 자주 실수를 저지르면서 위기를 자초하는 모양새였다.
이는 기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바르사는 전반전 슈팅 숫자에서 오사수나에게 5대6으로 열세를 보였다. 특히 유효 슈팅에선 1대3으로 밀리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바르사는 전반 30분경, 메시의 로빙 패스를 받은 알바의 과감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고, 테어 슈테겐 골키퍼가 13분경과 33분경에 2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선방해준 덕에 전반전을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전반전 경기 내용에 불만이 있었던 로날드 쿠먼 바르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움티티를 빼고 뎀벨레를 투입하면서 4-3-3으로 전환했다. 후반 22분경엔 그리즈만과 부스케츠를 빼고 마르틴 브레이스웨이트와 모리바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변화를 감행했다.
https://www.buildlineup.com/이는 주효했다. 뎀벨레가 들어오면서 바르사 공격이 한층 더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브레이스웨이트 역시 성실한 움직임으로 메시를 보조해주었다. 무엇보다도 모리바의 교체 투입은 주효했다. 모리바는 이제 이 경기가 라리가 3번째 출전에 불과하지만 이전 2경기에서도 메시와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바르사 팬들의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그는 이번 오사수나전에서도 82분경, 메시의 패스를 받아 접는 동작으로 수비 한 명을 따돌리고선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 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단연 이 경기의 최우수 선수는 에이스 메시였다. 그는 2도움으로 팀의 2골에 모두 관여했고, 출전 선수들 중 최다 찬스 메이킹(6회)과 최다 슈팅(5회), 최다 드리블 돌파(5회)를 성공시키며 바르사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바르사 입장에서 더 고무적인 부분은 바로 10대 선수들인 페드리와 모리바의 활약에 있다. 2002년 11월 25일생인 페드리는 오사수나전에서 86분을 소화하면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에 해당하는 정확하게 100회의 볼터치를 기록했다. 이는 축구 통계업체 'OPTA'가 해당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5/06 시즌 이래로 라리가 최연소 한 경기 100회 이상 볼터치에 해당한다. 부스케츠와 데 용이 체력 저하 문제로 고전하는 가운데 중원에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왜 본인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후계자로 불리는 지를 여실히 입증한 경기였다.
비단 볼터치만 많았던 게 아니다. 모리바의 골에 있어 기점이 된 패스를 공급한 선수도 다름 아닌 페드리였다. 페드리의 전진 패스를 메시가 내준 걸 모리바가 골로 연결한 것이었다. 패스 성공률은 89.4%로 상당히 준수한 수치였다. 이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가로채기와 3회의 태클을 성공시키면서 수비적으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모리바는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임팩트있는 움직임을 보여줬고, 만 18세 46일의 나이에 데뷔골을 넣으며 바르사 역대 최연소 라리가 득점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참고로 1위는 지금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바르사가 자랑하는 신성 안수 파티(만 16세 304일)고, 3위는 메시(만 17세 311일)이며, 4위는 바로 페드리가 이번 시즌 전반기 레알 베티스전에 기록한 것이다(만 17세 348일).
바르사는 메시와 피케, 부스케츠, 알바로 이어지는 황금의 87-89 세대가 30대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하향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그리즈만과 필리페 쿠티뉴, 뎀벨레 같은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부진에 빠지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엔 2007/08 시즌 이후 무려 12년 만에 처음으로 무관에 그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이번 시즌 역시 바르사는 수페르코파에선 결승전에서 아틀레틱 빌바오에게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고, 라리가 우승 경쟁에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밀리고 있으며,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6강 1차전 홈에서 파리 생제르맹에게 1-4 대패를 당하면서 아직 2차전이 남아있긴 하지만 탈락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파티가 등장한 데 이어 이번 시즌엔 라스 팔마스에서 영입한 페드리가 맹활약을 펼쳐주고 있고, 유스에서 승격한 모리바가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또 다른 유스 출신 멀티 수비수 밍게사(만 21세)도 최근 스리백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에 힘입어 세비야와의 코파 델 레이 준결승 1차전에서 0-2로 패했음에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0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고, 라리가에서도 16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바르사는 과거에도 유스 출신 선수들이 팀의 중심축을 이루었을 때 황금기를 이룬 바 있다. 위로는 펩 과르디올라와 알베르트 페레르, 세르히, 기예르모 아모르의 드림팀 1기가 있고, 후배로는 카를레스 푸욜, 사비 에르난데스, 이니에스타, 메시, 피케, 부스케츠, 페드로 로드리게스, 알바, 세르지 로베르토로 이어지는 드림팀 2기가 있다.
비록 데 용(만 23세)을 필두로 페드리와 데스트(만 20세)는 유스 출신은 아니지만 바르사 축구 철학에 잘 맞는 선수이다. 이에 더해 파티와 모리바, 밍게사, 로날드 아라우호, 리키 푸츠, 콘라드 데 라 푸엔테스 같은 유스 출신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성장해준다면 드림팀 3기의 출범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