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 인테르, 바르사squawka

무리뉴 2년차 그리고 인테르의 세리에A 첫 트레블 [탑골축구#9]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은 물론 모든 대륙의 리그가 휴식기에 들어섰다. 축구 팬들 역시 밤잠을 설치게 했던 축구 경기들의 중단으로 조금은 무료한 한 주를 보내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축구 팬들을 즐겁게 할 리그가 재개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기간은 미정이다. 짧을수록 좋다. 한 번은 유럽 클럽대항전을 중심으로, 그리고 나머지 한 번은 국가 대항전 경기를 중심으로 과거 축구 팬들을 즐겁게 했던 명경기들을 리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골닷컴] 박문수 기자 = 이탈리아 세리에A 최초의 트레블. 커리어 정점 찍은 주제 무리뉴.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에 대한 여러 수식어 중 하나다. 그리고 그 정점을 찍은 시기가 바로 2009/2010시즌이다.

지금이야 유벤투스 대세론이 지배적이지만, 10년 전만 해도 세리에A 최강은 인터 밀란이었다. 무언가 아쉬웠다. 당대 최고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보유하고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과가 없었다. 그 결과 인테르의 선택은 무리뉴였다. 인테르는 2008년 여름 첼시를 떠난 무리뉴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첫 시즌은 물음표였지만, 두 번째 시즌 인테르의 트레블을 이끌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정점의 순간 인테르와 작별했고, 무리뉴 2년 차는 과학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냈다.

#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
2010년 5월 22일 열렸다. 장소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이다. 결과는 밀리토의 멀티골에 힘입은 인테르의 2-0 승리였다. 바이에른전 승리로 해당 시즌 인테르는 세리에A 클럽 중 유일무이한 트레블을 달성했다. 결승전 바이에른 또한 트레블 도전에 나섰지만, 이 경기 패배로 무산됐다. 참고로 바이에른은 하인케스 체제인 2012/2013시즌 트레블 달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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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 이유
무리뉴 감독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21세기를 대표하는 사령탑 중 한 명이다. 첼시 시절부터 워낙 유명했지만, 무리뉴 지도력이 정점을 찍은 건 2009/2010시즌 인터 밀란에서였다. 에이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바르셀로나 이적 등, 쉽지 않은 시즌이 예상됐지만, 인테르는 이 모든 악재를 이겨내며 유럽 챔피언 등극에 성공했다.

0910 인테르
# 2009/2010시즌 인터 밀란 상황 및 결승전 라인업
도장 깨기. 당시 인테르는 4대 리그 우승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했다. 순탄한 건 아니었다. 조별 예선 당시 인테르는 첫 3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디나모 키예프 원정에서 승리했지만 바르셀로나에 0-2로 덜미를 잡혔다. 마지막 라운드 당시 인테르와 루빈 카잔은 승점 6점으로 동률이었다. 득실차도 동률이었다. 다득점에서는 인테르가 앞서고 있었다. 그리고 치른 루빈 카잔과의 홈 경기에서 인테르는 2-0으로 승리했다.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지만, 토너먼트 첫 상대가 하필 첼시였다. 당시 첼시는 2009/2010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었다. 무리뉴와 첼시의 만남 또한 스토리텔링 중 하나였다. 

첼시와의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인테르의 8강 상대는 CSKA 모스크바였다. 인테르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쉽진 않았다. 두 번 모두 1-0으로 승리했다. 

0910 인테르, 바르사
정점을 찍은 경기는 바르셀로나였다. 전 시즌 바르셀로나는 6관왕을 차지한 당대 유럽 최고 팀이었다. 스타일도 달랐다. 인테르는 실리 축구를 바르셀로나는 화려함을 자랑했다. 

1차전 승리팀은 인테르였다. 페드로에게 선제 실점했지만, 스네이더르와 마이콩 그리고 밀리토가 연속 골을 가동하며 3-1로 승리했다. 2차전 원정은 달랐다. 티아구 모타의 퇴장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이 때부터 무리뉴는 철저히 수비적인 축구로 바르셀로나를 상대했다. 후반 막판 피케의 골이 터졌지만 경기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인테르는 꿈에 그리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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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바이에른
# 2009/2010시즌 바이에른 뮌헨 상황 및 결승전 라인업
바이에른도 쉽진 않았다. A조에 속했던 바이에른은 보르도가 예상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조 2위 자격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당시 조 3위를 기록한 팀은 유벤투스였다. 16강과 8강 모두 바이에른은 원정 다득점 덕분에 상위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었다. 16강 피오렌티나전에서 바이에른은 1차전에서는 2-1로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는 2-3으로 패했다. 운도 좋았다. 1차전 종료 직전 터진 클로제의 골은 오프사이드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피오렌티나와의 2차전에서는 후반 막판 로번의 극적인 골로 기사회생했다.

그 다음은 맨유전이었다. 1차전에서는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는 2-3으로 패했다. 그 중 백미는 8강 2차전이다. 3골을 먼저 내줬던 바이에른은 전반 막판 올리치의 만회 득점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후반 로번이 다시 한 번 득점포를 가동하며 2-3까지 따라 붙었다. 덕분에 원정 다득점으로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9년 만에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바이에른이었다. 4강은 조금 싱거웠다. 올랭피크 리옹과의 2연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인테르 vs 바이에른
# 2009/20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인터 밀란 2-0 바이에른 뮌헨 리뷰
승자는 인테르다. 공격 주도권을 잡은 팀은 바이에른이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바이에른이 더 좋았다. 그러나 인테르는 효율적이었다. 지키는 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바이에른은 그렇지 못했다. 

양 팀 모두 팀의 주축 선수가 징계로 결장했다. 인테르의 경우 모타가 바르셀로나전 퇴장으로 결승에 나서지 못했다. 마이콩 때문에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던 주장 사네티가 미드필더진으로 이동했고, 그 자리를 키부가 메웠다. 바이에른은 로베리 라인을 가동할 수 없었다. 리베리를 대신해 알틴톱이 선발로 나섰다. 

인테르는 잠갔다. 바이에른은 두드렸다. 무리뉴 감독은 바르셀로나전과 마찬가지로 바이에른전에서도 무리한 공격보다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통해 바이에른을 공략했다. 리베리가 빠졌음에도 바이에른은 지속해서 인테르 수비진을 공략했다.

차이가 있었다. 당시 인테르 우승 비결 중 하나는 탄탄한 포백이다. 마이콩과 루시우 그리고 사무엘과 키부로 구성된 결승전 포백은 지금 봐도 역대급 수비진으로 봐도 무방하다. 키부 대신 사네티가 들어간 베스트 포백은 남미 올스타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바이에른은 조금 불안했다. 공격력은 좋았어도 판 바이턴과 데미첼리스로 이루어진 센터백 라인은 제공권을 제외하면 큰 장점이 없었다. 인테르전 실점 상황 모두 수비진 실수가 문제였다.

결과로 이어졌다. 결승전 당시 두드린 팀은 바이에른이었지만, 인테르는 잘 막아냈다. 반면 바이에른은 몇 안 되는 상대 공격에 무너지며 흔들렸다. 

선제 득점 주인공 그리고 추가 득점 주인공 모두 인테르의 디에고 밀리토였다. 전반 35분 인테르는 밀리토가 선제 득점을 가동하며 포문을 열었다. 세자르가 멀리 쩔러준 패스를 밀리토가 데미첼리스와의 경합에서 승리하며 옆에 있던 스네이더르에게 공을 넘겼다. 수비수 판 바이턴이 후방에서 대기 중이었지만, 스네이더르에게 신경을 쓴 탓에 밀리토의 침투를 막지 못했다. 바트슈투버와 데미첼리스가 밀리토를 밀착 마크했지만 막지를 못했다. 

후반 25분에도 밀리토가 추가 득점을 가동했다. 왼쪽에서부터 밀리토가 공을 잡고 쇄도했다. 판 바이턴이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 밀리토의 드리블에 이은 개인기에 판 바이턴이 중심을 잃은 순간 밀리토는 차분한 오른발 슈팅으로 바이에른 골망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그렇게 90분의 시간이 모두 흐르고, 인테르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자축했다. 반면 바이에른은 잘 싸우고도 상대의 단단한 방패를 뚫지 못했다. 리베리의 결장이 여러모로 아쉬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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