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ssuf PoulsenGetty Images

'무기력한 대패' 라이프치히, 베르너 득점 공백 메워야 한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RB 라이프치히가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과의 경기에서 '주포' 티모 베르너의 첼시 이적 공백을 드러내면서 무득점 대패를 당했다. 

라이프치히가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에스타디우 다 루즈에서 열린 PSG와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속에 0-3으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 라이프치히는 중앙 미드필더 마르첼 자비처와 핵심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가 그나마 선전해줬을 뿐, 전체적으로 부진에 빠지면서 졸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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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믿었던 수비 쪽에서의 실수가 뼈아팠다. 라이프치히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9골 만을 허용하면서 최소 실점 팀으로 군림했고, 이번 시즌의 경우 주장이자 핵심 수비수인 빌리 오르반과 또 다른 주전 수비수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일찌감치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37실점을 기록하면서 바이에른 뮌헨(32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라이프치히는 8강까지 진출한 팀들 중에선 8강전 기준 9실점으로 PSG(5실점)와 바이에른 뮌헨(8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공동 3위를 달리고 있었다. 특히 토너먼트에선 16강 1, 2차전에서 토트넘 핫스퍼 상대로 2경기 모두 무실점 경기를 이끌어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8강전에서도 2-1로 승리하며 토너먼트 기준 16개 팀들 중 최소 실점을 이어오고 있었다.

페터 굴라치 골키퍼와 우파메카노가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원래 측면 수비수였던 루카스 클로스터만과 마르첼 할슈텐베르크는 물론 노르디 무키엘레까지 중앙 수비와 측면 수비를 오가면서 짠물 수비에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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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PSG전은 평소와 달랐다. 라이프치히는 경기 시작하고 12분 만에 세트피스에서 PSG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퀴뇨스에게 헤딩 골을 허용했다. 이번 시즌 라이프치히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세트피스 실점을 허용한 건 지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8강전 주앙 펠릭스의 페널티 킥이 유일했다.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실점한 건 없었다. 물론 앙헬 디 마리아의 프리킥이 환상적으로 감아돌아오긴 했으나 그럼에도 정면에서 침투해 들어오는 마르퀴뇨스를 노마크로 내버려둔 건 집중력이 부족했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을 정도였다.

그나마 첫 실점은 양반이었다. 라이프치히는 본인들의 실수로 인해 추가적으로 2실점을 허용하면서 자멸하고 말았다. 전반 종료 3분을 앞두고 굴라치가 패스 실수로 PSG 미드필더 레안드로 파레데스에게 가로채기를 당했고, 이로 인해 디 마리아에게 추가 실점을 내주었다(파레데스 패스, 네이마르 패스, 디 마리아 골). 마지막으로 후반 11분경, 무키엘레가 루즈볼을 잡는 과정에서 네이마르의 압박에 밀려 넘어지는 우를 범하면서 3번째 실점까지 헌납하고 말았다(루즈볼을 잡은 디 마리아의 크로스에 이은 후안 베르낫의 헤딩 골). 믿었던 굴라치와 수비에 강점이 있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무키엘레의 실수로 2실점을 선물한 셈이 된 라이프치히다.

이 경기만 국한지어놓고 보면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놓고 보면 라이프치히 수비는 큰 고민거리는 아니다. 우파메카노는 패스 실수가 좀 있긴 했으나 수비만 놓고 보면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오르반과 코나테가 다음 시즌부터는 정상적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라이프치히의 문제는 바로 공격에 있다. 이번 시즌 라이프치히는 공격에 있어 티모 베르너 의존도가 상당히 큰 편에 속했다. 실제 그는 분데스리가 34경기에 출전해 28골 8도움을 올리면서 36개의 공격포인트(골+도움)를 적립했다. 이번 시즌 라이프치히의 팀 득점은 81골. 팀 전체 득점의 45%를 베르너가 책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챔피언스 리그와 DFB 포칼까지 포함하면 그는 34골 12도움으로 46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런 그가 분데스리가 시즌 종료와 동시에 첼시로 5,300만 유로(한화 약 748억)의 이적료와 함께 이적했다. 선수 본인부터 새로운 소속팀에 빨리 적응하고 싶다면서 챔피언스 리그 출전을 거부했다. 결국 라이프치히는 첼시와 협상조차 해보지 못한 채 그를 떠나보내야 했다. 바이아웃 이적이었기에 라이프치히 입장에선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전무했다.

라이프치히 공격의 알파와 오메가인 그가 빠지자 당연히 공격력은 떨어졌다. 장신 공격수 유수프 포울센이 원톱 공격수로 아틀레티코전과 PSG전에 연달아 선발 출전했으나 그는 득점과는 거리가 먼 공격수이다. 

실제 그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5골 6도움을 기록했다. 비단 이번 시즌 만이 아닌 분데스리가에서 4시즌을 보내는 동안 지난 시즌 15골 제외하면 단 한 시즌도 5골을 넘게 골을 넣은 적이 없다. 심지어 2부 리가에서 뛰었던 2015/16 시즌조차도 7골이 전부였다. 분데스리가 개인 통산 성적은 112경기 29골이 전부였고, 심지어 챔피언스 리그에선 12경기에 출전해 아직까지도 데뷔골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포울센이다. 그런 그가 베르너의 득점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Yussuf PoulsenKicker
사진 캡처: Kicker

비단 득점만이 아닌 그는 슈팅조차 잘 시도하지 않는 선수이다. 전형적으로 최전방에서 수비수와 몸싸움을 하면서 궂은일을 해주는 블루워커형 공격수이다. 그가 보디가드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기에 베르너가 라이프치히에서 다소 편하게 득점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전과 PSG전에서 그의 역할은 원톱 공격수였다. 그럼에도 그는 2경기 연속으로 단 1회의 슈팅 밖에 시도하지 않았다. 당연히 그에게 골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나마 라이프치히는 지난 아틀레티코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다니 올모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교체 출전한 타일러 아담스의 골 덕에 2-1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의 득점 없이 꾸준하게 골을 기록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괜히 공격수가 몸값이 가장 비싸게 책정되는 게 아닌 것이다.

이번 PSG전에서 라이프치히는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으나 그럼에도 단순히 슈팅 숫자만 놓고 보면 14대14로 동률을 이루었다. 물론 PSG가 더 위협적인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냈으나 라이프치히 역시 최소 1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이는 기대 득점(xG: Expected Goals의 약자로 슈팅 지점과 상황을 통해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라이프치히의 xG는 1.1골로 최소 1골 정도는 기록할 수 있었음에도 무기력하게 무득점에 그친 것이다. 특히 25분경 미드필더 콘라드 라이머의 개인 돌파에 이은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포울센이 골문 앞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동점골에 실패했다. 만약 여기서 골이 들어갔다면 라이프치히도 어느 정도 기세를 탈 수 있었을 것이다.

RB Leipzig vs PSG xGCaley Graphics

단순 득점력만이 아니다. 베르너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드는 데에 강점이 있다. 그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대팀은 수비 라인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PSG는 수비 라인을 높게 가져가면서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팀인 만큼 베르너가 있었다면 무작정 공격을 감행하기는 다소 부담스러웠을 것이 분명하다.

라이프치히는 베르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레드 불 잘츠부르크 공격수 황희찬을 영입했다. 황희찬은 중앙과 측면을 아우르고 빠른 스피드와 활동량으로 상대 배후를 파고 든다는 점에서 베르너와 스타일적인 유사점이 있다. 이것이 라이프치히가 황희찬을 영입한 이유이다. 

다만 황희찬은 베르너와 비교했을 때 득점력은 떨어지는 편에 속한다. 베르너는 라이프치히에서 20골 이상을 보장해주는 공격수였던 데 반해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이번 시즌 11골을 기록했고, 단일 시즌 가장 많은 골을 넣었던 2016/17 시즌에도 12골이 전부였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라이프치히가 이번 시즌의 성과를 2020/21 시즌에도 이어나가려면 베르너가 있었을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득점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빌트'지 기자 크리스티안 키나스트 역시 칼럼을 통해 "라이프치히가 베르너를 대체할 수 있다면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단골 손님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결국 축구는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는 스포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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