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세리에A 득점 1위 아탈란타가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발렌시아를 4-1로 대파했다.
아탈란타가 쥐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발렌시아와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8강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한 아탈란타이다.
이 경기에서 아탈란타는 정통파 공격수 두반 사파타와 루이스 무리엘 없이 나섰다. 대신 주장 알레한드로 '파푸' 고메스와 요십 일리치치가 투톱으로 나섰고, 마리오 파살리치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담당했다. 레모 프로일러와 마르텐 데 룬이 허리 라인을 구축했고, 로빈 고젠스와 한스 하테보어가 좌우 측면을 맡았다. 마티아 칼다라를 중심으로 호세 루이스 팔로미노와 하파엘 톨로이가 스리백을 형성했다.

정통파 공격수 없이도 아탈란타는 유기적인 공격으로 발렌시아를 사방에서 두들기기 시작했다. 먼저 아탈란타는 15분경 에이스 고메스가 측면을 치고 가다 크로스를 올린 걸 공격에 가세한 하테보어가 슬라이딩 슈팅으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41분경 고젠스의 오버래핑에 이은 전진 패스를 파살리치가 중앙으로 길게 넘겨준 걸 일리치치가 받아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도 아탈란타의 공격은 그칠 줄을 몰랐다. 후반 12분경 고메스가 상대 진영에서 가로챈 걸 프로일러가 잡아선 중앙으로 접고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후반 17분경 파살리치의 스루 패스가 발렌시아 왼쪽 측면 수비수 호세 가야 발을 스치고선 뒤로 흐른 걸 하테보어가 잡아선 그대로 돌파를 감행하다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비록 아탈란타는 후반 21분경, 교체 출전한 발렌시아 측면 미드필더 데니스 체리셰프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이후 상대의 공세를 저지하면서 4-1 대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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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세리에A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을 자랑하는 팀다웠다. 아탈란타는 세리에A 24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63득점을 올리면서 팀득점 1위를 독주하고 있다. 팀득점 2위 라치오와는 8골 차를 보이고 있다. 세리에A 팀 순위 1위 유벤투스의 팀 득점이 아탈란타보다 17골이나 적은 46득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공격력이 얼마나 뛰어난 지를 확인할 수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아탈란타의 팀 득점이 특정 선수 개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라치오는 간판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가 무려 26골을 넣으면서 팀득점의 47%를 책임지고 있다. 유벤투스 역시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골로 팀득점의 43%를 담당하고 있다. 반면 아탈란타 팀내 세리에A 최다 득점자는 일리치치로 14골과 함께 팀득점의 22% 밖에 책임지지 않고 있다. 그 뒤를 무리엘(12골)과 사파타(8골)가 잇고 있다.
대신 아탈란타는 무려 14명의 선수들이 세리에A에서 득점을 올리고 있다. 측면 윙백 고젠스가 무려 7골을 넣고 있고, 중앙 수비수 팔로미노와 톨로이, 베라트 짐시티 같은 선수들도 골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3경기 교체로 나와 24분 출전이 전부인 만 17세 어린 공격수 아마드 디알로 트라오레도 세리에A에서 골을 신고한 아탈란타이다. 말 그대로 아탈란타는 포지션 막론하고 선수 전원이 골을 넣을 줄 안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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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탈란타의 전술이 윙백들은 사실상 측면 공격수처럼 전진하고, 중앙 수비수들 역시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하기에 파생되는 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최전방부터 수비하고 최후방부터 공격한다. 잔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 하에서 현대적인 형태의 토탈풋볼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러한 기조는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조별 리그에서 이미 7명의 선수들이 골을 넣었던 아탈란타는 이번 발렌시아전에서 하테보어 멀티골에 더해 일리치치와 프로일러까지 득점자에 이름을 올리면서 총 10명의 선수들이 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참가팀들 중 최다 득점자에 해당한다. 팀득점은 11골이지만 다양한 선수들이 골을 넣기에 이들을 막기는 상당히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아탈란타는 지난 시즌 세리에A 3위를 차지하면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영예를 얻었다. 지난 시즌 역시 아탈란타가 3위를 기록하는 데에 있어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세리에A 팀득점 1위(77골)에 빛나는 막강 공격력에 있었다.
하지만 아탈란타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대회 초반부에 유럽 대항전 경험 부족을 드러내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차전 C조 최하위 디나모 자그레브 원정에서 0-4 대패를 당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알린 아탈란타는 샤흐타르와의 2차전 홈경기에서 사파타의 선제골에도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어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원정에서 루슬란 말리노프스키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또다시 1-5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탈락 위기에 직면한 아탈란타였다.
다행히 아탈란타는 뒤늦게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맨시티와의 4차전 홈경기에서 파살리치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패배 위기에서 벗어난 아탈란타는 이어진 디나모 자그레브와의 5차전에서 무리엘과 파푸 고메스의 골로 2-0 승리를 거두었다. 마지막 샤흐타르와의 원정 경기에서 티모시 카스타뉴와 파살리치, 그리고 고젠스의 골에 힘입어 3-0 대승을 거두면서 2승 1무 3패 승점 7점으로 C조 2위를 차지하면서 16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아탈란타는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최초로 조별 리그 첫 3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16강 진출은 물론 역대 최소 승점 16강 진출이라는 두 가지 신기록을 동시에 수립했다. 참고로 H조의 아약스는 조별 리그에서 승점 10점을 올리고도 발렌시아(승점 11점)와 첼시(승점 11점)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E조의 레드 불 잘츠부르크와 F조의 인테르, 그리고 G조의 벤피카와 제니트 역시 아탈란타와 똑같이 승점 7점을 올렸으나 탈락했다. 기적과도 같은 16강 진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분명한 건 아탈란타가 대회가 진행될수록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데에 있다. 대회 초반엔 긴장한 탓인지 공격은 공격대로 풀리지 않고 수비는 수비대로 무너지면서 자멸하는 모습이었으나 대회가 진행될수록 득점 숫자가 올라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공격력이 터지기 시작한 아탈란타는 그 어떤 팀을 상대로도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 첫 참가팀이라고 해서 이들을 얕잡아봤다간 큰코 다치기 쉽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