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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골' 오바메양의 스피드, 첼시를 파괴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 주장이자 간판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빠른 스피드를 백분 살려 멀티골을 넣으면서 2-1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오바메양의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 덕에 아스널은 첼시를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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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이 잉글랜드 축구 성지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9/20 시즌 FA컵 결승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아스널이 자랑하는 '주포' 오바메양이 있었다.

이 경기에서 양 팀은 동일하게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먼저 아스널은 알렉산드르 라카제트가 최전방에 배치된 가운데 오바메양와 니콜라스 페페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톱을 형성했고, 그라니트 자카와 다니 세바요스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용어)로 나섰으며, 에인슬리 메이틀랜드-나일스와 엑토르 벨레린이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다비드 루이스를 중심으로 키어런 티어니와 롭 홀딩이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구축했고,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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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올리비에 지루가 최전방에 배치된 가운데 크리스티안 풀리식과와 메이슨 마운트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톱을 형성했고, 마테오 코바치치와 조르지뉴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용어)로 나섰으며, 마르코스 알론소와 리스 제임스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커트 주마를 중심으로 안토니오 뤼디거와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구축했고,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초반 공격을 주도한 건 첼시였다. 첼시가 강도 높은 압박으로 아스널의 후방 빌드업을 괴롭히면서 공격을 감행했다. 3분경 자카가 하프 라인 아래에서 키핑하는 과정에서 조르지뉴가 압박을 들어오면서 돌아서지 못하게 만들었고 마운트가 가로채기를 성공시키면서 치고 가다가 중거리 슈팅을 가져간 게 마르티네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5분경 풀리식의 스루 패스를 마운트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지루가 힐패스로 내준 걸 풀리식이 받아서 접는 동작으로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풀리식은 10분경에도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선 날카로운 슈팅을 가져갔으나 마르티네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에 아스널은 공격 방식에 변화를 가져갔다. 후방 빌드업을 자제한 채 롱패스 위주로 공격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 여기서 중요했던 건 바로 오바메양의 스피드였다. 티어니와 루이스가 스리백 포메이션의 구조적인 약점인 오른쪽 윙백 제임스의 후방과 오른쪽 센터백 아스필리쿠에타의 측면 공간으로 롱패스를 보내주면 이를 오바메양인 장기인 빠른 발로 파고 들어가 받아내는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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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스널의 공격 방향 점유율만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하단 그래프 참조). 중앙 공격 점유율은 22.4%에 불과했던 데 반해 왼쪽 측면 공격 점유율은 무려 43.6%에 달했다(오른쪽 측면 공격 점유율은 34%). 전체 경기 점유율에서 4대6으로 첼시에게 크게 밀렸으나 오바메양의 스피드를 백분 살린 위협적인 역습으로 효과적으로 공격을 전개하면서 슈팅 숫자에선 11대9로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아스널이었다.

이 과정에서 아스널의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25분경, 티어니의 롱패스를 오바메양이 빠르게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자 뒤에서 쫓아가던 아스필리쿠에타가 손으로 잡아끈 것. 이에 심판은 파울을 선언했고, 오바메양은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이에 아스필리쿠에타는 오바메양을 전담 마크맨처럼 쫓아다녔다. 하지만 아스필리쿠에타는 스피드에 강점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 보니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31분경에 오바메양을 쫓아가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으로 교체되고 말았다.

1-1로 전반전이 마무리된 가운데 첼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에이스 풀리식마저 드리블로 치고 가면서 슈팅을 가져가는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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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바메양의 발에서 추가 골도 터져나왔다. 벨레린이 기습적인 돌파로 뤼디거를 제치고 들어갔고, 커버를 들어온 크리스텐센이 태클로 저지한 게 페페 앞으로 볼이 흘러갔다. 이를 페페가 패스를 내주었고, 오바메양이 주마를 앞에 두고 슈팅을 때리는 듯한 모션을 취하고선 접는 동작으로 제치고 들어가 골키퍼 키 넘기는 센스 있는 로빙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반면 풀리식마저 부상으로 빠진 첼시는 공격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드리블로 돌파해줄 선수가 없다 보니 지루는 고립되기 쉽상이었다. 이대로 경기는 2-1, 아스널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에 힘입어 FA컵 최다 우승에 빛나는 아스널은 이번에도 우승을 추가하면서 통산 14번째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미 그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FA컵 준결승전에서도 홀로 2골을 모두 책임지면서 2-0 승리를 견인했다. 결승전에서도 2골을 모두 직접 기록하면서 아스널의 FA컵 우승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와 함께 그는 웸블리 구장에서만 2경기 연속 멀티골을 달성했다.

참고로 웸블리 구장을 홈으로 쓰는 경우(토트넘이 2017년 8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웸블리를 임시 홈구장으로 쓴 적이 있다)와 국가 대항전으로 사용한 경우를 제외하면 2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선수는 축구 역사를 통틀어서도 오바메양이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오바메양 이전엔 이언 라이트(아스널)와 브라이언 롭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언 러시(리버풀), 에릭 칸토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축구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전설들이 해당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오바메양은 킥력이 아주 좋은 선수도 아니고 드리블 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스피드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침투 타이밍은 물론 상대 빈공간을 찾아가는 움직임이 예술이다. 이 부분에 있어선 전 세계 축구 선수들 중에서도 최정상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이 그가 동료 선수들의 지원이 부족할 때조차도 꾸준하게 많은 골을 양산하고 있는 주된 이유이다.

실제 그는 이 경기 멀티골로 아스널에서 데뷔한 2018년 2월 이래로 공식 대회 70호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오바메양 데뷔 이후를 기준으로 한다면 그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프리미어 리그(EPL0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가 69골로 오바메양 다음으로 많은 골을 넣고 있다). 2018/19 시즌엔 EPL에서만 22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고, 이번 시즌 역시 EPL 22골로 레스터 시티 공격수 제이미 바디(23골)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득점력에 있어서만큼은 현 시점 EPL 최강이라고 칭할만 하다. 그가 있기에 아스널은 밀리는 경기 내용 속에서도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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